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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앞뱅디식당

 

나홀로 제주여행입니다. 하루종일 제주도 동쪽 이곳저곳을 싸돌아다녔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입니다. 제주도에서 뭘 먹을까? 고민은 끝도 없습니다. 저는 가능하면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계절에 맞는 음식을 찾아서 먹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저의 레이다에 걸린것이 멜국입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앞뱅디식당을 찾습니다.

 

 

육지사람에게 앞뱅디라는 식당이름부터 호기심을 끕니다. '뱅디'는 제주어로 마당, 넓고 평평한 땅 이라는 뜻입니다. 앞뱅디는 집 앞마당, 마을앞에 넓고 평평한 땅 이런 뜻이 됩니다.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식당은 아니고요. 제주도 동네사람들이 오가며 술한잔 밥한끼하는 식당입니다. 식당 앞에 주차장이 있어서 좋네요.

 

영업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일요일은 오후 2시까지만 영업.

둘째, 넷째 일요일은 쉬는날.

 

 

 

 

 

아직 본격적인 저녁 시간 전이어서 그런지 식당에 손님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제주도 아저씨들 몇 팀이 술 한 잔 걸치시고 있습니다. 아저씨들의 시끌벅적함이 은근 정겹습니다. 식당 곳곳에는 여러 방송에 나온것을 인증하는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습니다. 식당 안에 축구 선수들 싸인이 많습니다. 구자철 선수 유니폼이 보입니다.

 

 

 

 

 

기성용, 이청용 선수 싸인도 보이고.

 

 

 

 

 

 

 

그렇게 자리에 앉고 주문을 하려합니다. 멜국 하나요라고. 그런데 멜국과 각재긱국은 2개이상 주문가능하다는 글이 보입니다. 뭐야? 소심한 저는 주인 아저씨에게 살며시 물어봅니다. 1인분 안돼요? 아저씨는 인심쓰듯이 1인분 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국 나오는데 왜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한지는 미스테리입니다.

 

메뉴 위에 앞뱅디, 멜, 각재기 뜻이 나와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멜국이 나왔습니다. 뚝배기에 맑게 끓여져 나왔습니다. 배춧잎이 가득덮여 있습니다. 비주얼은 각재기국과 비슷합니다. 각재기는 전갱이입니다. 어르신들은 '아지'라는 일본말을 쓰기도 합니다. 제주도의 생선국은 배추를 잘 씁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게 싱싱함이 느껴집니다.

 

 

 

 

 

멜은 멸치입니다. 메뉴판에는 멜을 '제주도에서 나는 큰 생멸치'라고 설명하고 있고요. 제주도에서 돼지고기 먹을 때 멜젓 찍어먹습니다. 멜이 맛있을 때가 봄입니다. 제주도뿐만 아니라 멸치가 봄에 맛있습니다. 기장, 남해 등 우리나라 주요 멸치 산지에서는 봄에 멸치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싱싱하고 맛있는 멸치, 거기에 달큼한 봄배추가 어우러지면 꿀맛이지요.

 

멸치를 넣은 국이 비리지 않을까?라는 선입견 갖기 쉬운데요. 비린맛은 전혀 없습니다. 맑고 개운했습니다. 멸치는 그대로 먹으니 고소하고요. 가시는 꼭꼭 씹어먹으면 사라집니다. 멸치뼈가 얼마나 쎄다고. 설마 멸치 뼈 발라먹진 않으시겠죠? 

 

 

 

 

 

밑반찬 ..

 

 

 

 

 

멜국이 나오고 잠시 후 배추와 쌈장이 나옵니다. 쌈장이 요게 물건이네요. 육지 쌈밥집 쌈장하고 비슷하면서 새로운 뭔가가 있습니다. 배추와 쌈장이 나왔다는 것은 쌈싸먹으라는 뜻. 뭘 싸먹나? 멜입니다.

 

 

 

 

 

배추입에 밥 올리고 쌈장 올리고 멜 올리고 쌈싸서 우걱우걱. 이거 맛나네요. 배추, 쌈장, 멜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멜이 억새지 않습니다. 연해요. 쌈싸먹으니 구수하고 맛있었습니다. 잘먹었어요.

 

 

 

 

 

주방쪽 풍경. 앉아있는 아저씨가 사장님이신듯. 돔베고기도 잘 하는가 봅니다. 돔베고기 예약전화가 몇 통 오더군요. 돔베고기는 고기를 삶아야해서 시간이 필요합니다. 30분 전에 전화하라네요. 멜튀김, 멜조림도 맛있겠는데 다음에는 누구 하나 데리고 가서 저녁에 멜튀김에 막걸리 한 잔 해야겠습니다.

 

 

 

 

 

 

제주국제공항하고 가깝습니다.

 

제주도 내에서 각재기국 하는 식당은 여러군데 봤는데, 멜국 하는 곳은 많이 못봤습니다. 멸치라는 생선이 크기는 작아도 영양소는 듬뿍이지요. 멸치가 작아도 값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비싸요. 싱싱한 멸치와 배추로 맛을 낸 제주도의 멜국. 비리지 않고 담백한 것이 맛있었습니다.

 

밥먹는데 비행기 연착 된다는 문자 날아오고. 연락해주려면 일찍 주던가. 아무튼 갑자기 생긴 시간 바로 공항가면 섭섭하지요. 이호테우해변에 가서 커피 한 잔 해줍니다. 이것도 괜찮네요. (덕분에 집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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