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체계산 출렁다리
다리. 떨어져 있는 두 지역을 연결해 주는 길.
다리는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출렁다리는 흔들거리고 때로는 바닥이 뚫려 있습니다. 전국에 출렁다리가 많습니다. 전라북도 순창군 적성면에 있는 채계산 출렁다리를 건너고 왔습니다. 얼마나 아찔한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친구와 함께 순창읍내에서 점심 잘 먹고 채계산 출렁다리로 향합니다. 출렁다리라고 해서 강천산을 떠올렸습니다. 강천산은 순창의 대표적인 명소입니다. 강천산에 있는 다리는 구름다리이고 이곳은 채계산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가는 길 출렁다리 아래를 지나갑니다. 꽤 높습니다. 저길 건넌다고? 겉으로는 별거 아닌 것처럼 말했지만 속으로는 긴장되더군요. 나 떨고 있니?
친구는 이전에 한 번 와봤습니다. 주차장을 잘 찾아갑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주변으로 주차장이 몇 군데 있습니다. 1주차장이 출렁다리 입구와 가깝습니다. 등산안내도를 보면 정상인 송대봉까지 다녀오고 하면 최장 4시간 30분까지 걸립니다. 우리는 가볍게 출렁다리만 건너고 주차장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주차비, 입장료 없습니다.
월하미인(月下美人). 풀어보면 비녀를 꽂은 여인이 누워 달을 보며 창을 읊는 모습이라 해서 채계산(釵笄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채와계가 모두 비녀를 뜻합니다. 안내문에는 채계산 부근에서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르는 소리꾼이 많이 나왔다고 쓰여 있습니다. 책여산(冊如山), 화산(華山) 등으로도 불립니다.
주차장에서 출렁다리까지 295m만 올라가면 됩니다. 이때는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아서 출렁다리만 건넜습니다. 다음에 또 간다면 어드벤처전망대까지 가보고 싶습니다. 포스팅하면서 전망대 사진을 보니 조망이 아주 좋더라구요.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면 됩니다. 계단에는 건강과 관련된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한 계단 오르면 4초 건강 수명 연장. 출렁다리까지 538계단이라는데 계산해 보니 36분 수명 연장했습니다. 일주일에 술 2잔 마시면 수명이 3~6일 줄어든다는 연구도 있더군요. 36분 연장하고 6일 날아갔습니다. 😅
계단 오르면서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길이가 270m. 채계산 출렁다리가 2020년 3월에 개장했습니다. 개장할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였습니다. 2024년 4월 진천군 초평저수지 309m짜리 출렁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체계산 출렁다리는 두 번째로 긴 출렁다리가 되었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10분 정도 올라오니 출렁다리 입구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설명을 보니 최대풍속 60m/s 바람에 안전성 확보했고 성인 1,300명이 한 번에 올라가도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안전 수칙은 다 아는 내용인데 그중에서 소지품(스마트폰, 쓰레기) 추락 및 투척 금지에 눈길이 갑니다. 휴대전화는 잘 쥐고 가야겠더군요.
채계산 출렁다리 운영시간. 오전 9시부터 시작이고 하절기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5시까지입니다. 운영종료 10분 전에 입장 마감.
문이 열려있고 다리로 들어갑니다.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유리상자가 원곡이지만 파리의 연인 드라마에서 박신양 배우가 불렀던 버전이 먼저 떠오릅니다. 파리의 연인 드라마 방송이 2004년. 20년 전 드라마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나이만 먹는 것인가요?
출렁다리 진입.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넓은 들녘이 펼쳐집니다. 등산 안내도에 보았던 적성들녘인가 봅니다. 들녘 가운데로 섬진강(적성강)이 유유히 흐릅니다. 뒤로는 산세가 손에 손을 잡고 이어집니다. 아주 평화롭고 풍요로운 풍경이 감동입니다.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이 있습니다.
안전모에 형광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행자는 아닌 것 같고요. 가까이 가보니 안전 점검 중입니다. 거울을 들고 아랫부분도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안내도 보니 매일 점검한다고 합니다.
추락 주의. 다리를 흔들거나 장난치지 마세요.
봉우리 정상에 전망대가 보입니다. 저기가 어드벤처 전망대인가 봅니다. 이렇게 보니 꽤 높고 머네요.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산은 보라고 있는 것이지 꼭 올라야 맛은 아니라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는 굵은 와이어가 튼튼하게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주차장 자동차가 미니어처처럼 작아 보입니다. 높게 올라오긴 했습니다. 안내도에 휴대전화 추락 주의라는 말도 확실히 상기합니다. 사진 찍는다고 휴대전화 들었다 정신줄 놓으면 바로 추락입니다. 돈 날아갑니다.
채계산 출렁다리 바닥이 뚫려 있습니다. 철망 아래로 다리 아래가 보입니다. 좋게 말하면 하늘을 걷는 기분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살 떨리는 것이고요. 아찔한 맛이 좀 더 강합니다. 바닥 뚫린 것이 무서버서 못 오는 분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출렁다리라는 말처럼 출렁거리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물론 길이가 좀 길고 그러니 다소 흔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합니다. 이날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서 그런지 흔들거리고 출렁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진 않았습니다. 주변 풍경 바라보면서 걸으니 출렁임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바닥도 뚫리고 높은 곳에 왔으니 다리에 힘이 팍 들어가서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5분 정도 걸으면 다리 통과입니다.
채계산 출렁다리에서 지켜야 할 사랑. 쓰레기 되가져가기, 취식 금지, 흡 연금지, 야영 금지, 뛰거나 장난치지 않기. 안내문 마지막 문장에 눈길이 갑니다. "내 Healing을 위해 다른 사람을 Killing 하지 말아요"
출렁다리 건너 채계산 정상인 송대봉까지 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등산이 목적이 아니니 주차장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그때 정자가 보입니다. 출렁다리에서 2~3분 올라가니 정자가 눈앞에 보입니다.
정자가 조금 더 높으니 적성들녘이 더 넓게 보입니다. 수확이 끝난 들녘에서 늦가을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푸릇푸릇한 봄, 여름날에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성들녘의 푸르른 풍경도 만나고 싶습니다.
채계산을 책여산(冊如山)이라고도 부릅니다. 책여산은 책을 쌓아놓은 듯한 모습이라는 뜻입니다. 정자에서 내려오다 보니 바위의 모습이 책을 쌓아 놓은 모습입니다. 채계산에 대해서 검색해 보면 책여산으로 적어 놓은 글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선비문화가 있으니 책과 관련지어 이름 짓지 싶습니다.
정자에서 내려와 출렁다리를 다시 봅니다. 길긴 기네요. 이런 다리는 어떻게 만드는지 신기합니다. 궁금한 것은 찾아보는 ISFP 호기심 많은 예술가인 저. EBS에서 만든 출렁다리 설치 영상이 있네요. 채계산 출렁다리 설치는 아닙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더 보기를 보시면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하산.
주차장으로 가는 길 구절초꽃이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11월 초순이어서 단풍이 들진 않았습니다. 11월 하순으로 가는 지금 가을 단풍이 들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순창군에서 뽑은 순창 10경 중에 채계산 출렁다리가 2경이라고 하니 순창에서도 꽤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 보시고 출렁다리 건너실 수 있으실까요? 저도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무섭지 않은 척하면서 잘 건넜습니다. 여러분도 쉽게 건너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출렁다리 내려와서 적성면내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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