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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쑥꿀레, 코롬방제과

 

나주, 목포 여행기입니다. 목포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산인 유달산 등산을 했습니다. 유달산은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닙니다. 왕복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에 추울 때 올라간 것이 문제였습니다. 아무튼 무사히 하산하였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목포는 맛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이번에는 간단하게 먹기로 합니다. 쑥꿀레와 빵입니다.

 

 

유달산 노적봉에서 올라갔다 내려왔습니다. 목포역으로 갑니다. 노적봉에서 목포역까지는 걸어서 10여 분이면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입니다. 목포역 앞은 목포의 구도심입니다.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지 거리에 사람이 없습니다. 거리에 조명이 예쁩니다.

 

 

 

 

 

쑥꿀레라는 분식집을 갑니다. 무슨 목포까지 와서 분식집을 가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목포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가 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 식당 내부가 어두워 보여서 영업 안 하는 줄 알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불이 켜져 있습니다. 쑥꿀레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당으로 들어왔습니다. 유달산 등산에서 힘들었는지, 몸이 추워서 얼었는지 쑥꿀레에서 찍은 사진이 죄다 흔들렸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저녁 시간이지만 식당 안은 비교적 조용합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메뉴를 보면 다른 지역의 여느 분식집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른쪽 위에 간식류에 '쑥꿀레'라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 너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냐? 저는 뭔지 알고 갔다지만 이방인에게는 낯선 음식입니다. 쑥꿀레 하나, 단팥죽 하나 이렇게 주문합니다.

 

 

 

 

 

물병에 담긴 물을 주시네요. 셀프가 아닙니다. 생수가 아니고 보리차입니다. 정성에 감사.

 

 

 

 

 

이것이 바로 쑥꿀레입니다. 동글동글한 것은 찹쌀가루에 쑥을 버무려 짖은 경단입니다. 한 마디로 쑥떡. 쑥떡 아래에 조청이 있습니다. 조청은 묽습니다. 쑥떡은 10개 정도 됩니다. 떡을 조청에 살살 굴린 다음 숟가락으로 폭 떠서 먹으면 됩니다. 그렇게 많이 달지 않습니다. 쑥의 향과 적당한 달달함이 좋습니다.

 

지금 쑥꿀레 사장님의 친정어머니께서 개발하신 것이랍니다. 6.25 전쟁 이후 목포여고 앞에서 봄 쑥을 뜯어다 만든 것이라는군요. 여고에서는 쑥꿀레 10 접시는 먹어야 학교 졸업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답니다. 식당 이름도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는데, 쑥꿀레가 워낙 유명하니 식당 이름을 쑥꿀레로 바꾼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단팥죽. 사실 제가 그냥 팥죽은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짓날 어머니가 절에 갔다 오시면서 갖고 오시는 팥죽 몇 숟가락 먹는 정도입니다. 목포에서 쑥꿀레와 단팥죽은 잘 어울릴 듯했습니다. 달달함으로 계속 가겠다는 것이지요. 달달한 사랑을 못하니 달달하게라도. 

 

단팥죽이니까 달긴 한데, 생각보다 많이 달지는 않았습니다.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음미하면 마지막에 단맛이 팍 올라온다고나 할까요? 견과류와 떡하고 먹으면 적당히 달달하게 잘 먹을 수 있습니다. 쑥꿀레, 단팥죽은 메뉴판에도 나왔지만 진짜 간식거리였습니다. 양도 적습니다. 작심하면 한 번에 호로록 넣을 수도 있겠습니다. 뭔가 더 먹어야겠습니다. 그렇다고 낙지, 민어, 갈치 등을 먹기에는 시간도 없고 혼자 먹기에 부담스럽습니다. 빵을 먹기로 합니다.

 

 

 

 

 

 

 

대전에 성심당, 군산에 이성당이라면 목포하면 코롬방제과입니다. 지금은 목포를 넘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빵집입니다. 1949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70년 동안 이어온 빵맛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코롬방'이라는 이름은 비둘기를 뜻하는 프랑스어 ‘콜롱브(Colombe)’에서 따온 것이라 합니다. 

 

 

 

 

 

저녁때라서 그런지 매대가 빈 곳이 많았습니다. 매장 분위기는 우리네 옛날 그 빵집 분위기입니다. 손님이 꾸준하게 들어옵니다. 매장 안쪽으로는 빵 만드는 곳이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빵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커피도 판매합니다. 저는 여름에 와서 팥빙수 먹었었습니다. 옛날 스타일 그대로 얼음 알갱이 있는 빙수맛이 기억에 남습니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정기휴무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겨울에만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빵이니까 선도 문제가 있기에, 날이 더우면 택배가 안 되는 것입니다.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크림치즈바게트, 새우바게트는 별도로 나오는 시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빵 나오는 시간은 그때그때 조금씩 다릅니다.

 

 

 

 

 

크림치즈바게트, 새우바게트는 저번에 먹어봤습니다. 이번에는 간단하게 카스텔라, 단팥빵 3개 정도만 사들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크림치즈바게트가 갑자기 확 먹고 싶더군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크림치즈바게트를 다시 사서 나왔습니다. 크림치즈바게트, 새우바게트는 카운터에서 판매합니다. 크리치즈바게트 5,000원, 새우바게트 4,500원

 

크림치즈바게트는 보시는 것처럼 바게트 안에 크림치즈를 넣은 것입니다. 제가 촌놈이라 치즈 이런 것을 즐겨 먹지 않아서 지난번에는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입맛에 딱 맞습니다. 목포역에서 기차 기다리면서 하나를 다 먹습니다. 새우바게트는 새우를 갈아서 머스터드와 함께한 것입니다.

 

 

 

 

 

 

목포역에 어둠이 깔립니다. 낮에 내린 눈은 다 녹았습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목포에서 출발합니다.

 

 

 

 

나주, 목포 여행의 마무리는 쑥꿀레와 코롬방제과입니다. 한 끼 식사라기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먹거리입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그런 맛이라지만 목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런 작지만 정감 있는 먹거리를 맛보면 목포여행이 더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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