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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공원

 

천안은 영남과 호남이 만나는 길목입니다. 영남대로 호남대로가 만나는 곳이 천안삼거리입니다.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가기 위해, 한양에서 지방으로 내려가기 위해 천안삼거리를 거쳐야만 했습니다. 천안을 가보지 않으셨다 하더라도 천안삼거리는 낯설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버스 타고 전철 타고 떠난 천안 나들이의 마지막은 천안삼거리공원입니다. 천안시에서 운영하는 향토박물관인 천안박물관을 관람하였습니다. 박물관을 나와 육교를 건너면 천안삼거리공원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자주 이용하시는 분이라면 천안삼거리휴게소가 익숙하실 것입니다. 공원 근처에 휴게소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천안삼거리공원은 옛날 그 삼거리가 아닙니다. 천안이 도시가 확장하면서, 길을 넓히게 됩니다. '천안삼거리'였던 지점에는 초등학교가 들어섰습니다. 천안삼거리 역할을 하던 삼거리는 사거리가 되었고요. 옛 천안삼거리 부근에 이렇게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무작정 공원을 갔는데 어딜 봐도 삼거리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천안삼거리공원이라면 잘 보이는 곳에 천안삼거리에 대한 과거와 현재를 설명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가 못 봤을 수도 있었겠지만.

 

 

 

 

 

자고로 삼거리는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천안삼거리에는 애틋한 사랑의 전실이 전해집니다. 전라도 선비 박현수와 경상도에서 올라온 능소라는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경상도 함양에 사는 유봉서는 전쟁에 차출되었습니다. 딸 능소를 데리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중이었습니다. 천안삼거리에 왔는데, 더는 능소를 데리고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능소를 주막에 맡기게 됩니다. 유봉서가 사용하던 지팡이를 땅에 꽂습니다. 지팡이가 버드나무가 될 때 살아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천안삼거리 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전라도 사는 박현수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고 있습니다. 천안삼거리 주막에서 쉬고 있는데, 능소를 봅니다. 둘의 러브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박현수는 과거에 급제했고, 박현수와 능소는 결혼을 합니다. 아버지도 무사히 돌아왔고요.

 

이때 흥이 난 능소가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 이라며 기뻐했답니다. 천안삼거리는 삼거리이면서 노래 제목이 됩니다. 노래에 흥이 들어가서 천안삼거리 민요는 흥타령으로 불립니다.

 

 

 


 

 

 

 

천안삼거리공원에는 천안흥타령관이 있습니다. 천안흥타령관은 천안삼거리의 역사성, 전통술, 흥타령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입니다. 별도의 관람료는 없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동절기는 5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1층은 기획전시실입니다. 전시가 수시로 바뀝니다. 기획전시실을 보고 2층으로 올라오면 2전시실 전통주관이 있습니다. 흥타령과 전통주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술에 관심이 많아서 재밌게 둘러보았습니다. 술 담그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전통주의 발전과 쇠퇴 등에 관해서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전통주에 관해 설명한 것을 옮겨보면, 우리 땅에서 나는 곡물을 주재료로 하고, 물 이외의 인공적인 첨가물 없이, 누룩을 발효제로 익힌 술을 전통주라고 합니다.

 

 

 

 

 

3전시실은 명주관입니다. 전국의 전통적으로 이름난 술을 볼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 어떤 술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한 병 들고 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천안에서 나오는 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마시지는 못하고 향으로만.

 

 

 

 

 

4관은 흥타령문화실입니다. 천안에서는 매년 9월이면 흥타령춤축제를 합니다. 2019년은 16번째 축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2019년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입니다. 천안삼거리공원과 천안 시내에서 축제가 열립니다. 세계 각국의 춤꾼이 모여 흥겹게 춤을 추는 즐거운 축제입니다. 우리나라 민속무용가 故 한성준 선생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뼈 삼천 마디를 제대로 움직여야 비로소 진정한 춤이 된다."

 

 

 

 

 

흥타령관을 보고 공원으로 나왔습니다. 영남루라는 누각이 있습니다. 영남루라고 하면 경상남도 밀양에 있는 것을 생각합니다. 천안삼거리공원에 있는 영남루는 천안 화촉관의 문으로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화촉관은 왕이 온양온천에 내려올 때 임시거처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일제강점기에는 헌병대 사무실, 해방 후에는 학교 관사 등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헐려서 볼 수 없습니다.

 

 

 

 

 

 

영남루 뒤로는 삼기제라는 연못이 있습니다. 

 

 

 

 

 

 

하숙생 노래비. 하숙생 노래 작사가 김석야 선생이 천안 입장 출신입니다.

 

 

 

옛날 서울, 호남, 영남의 갈림길인 천안삼거리입니다. 지금 그 삼거리는 다른 길로 대체되었지만 그 역사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공원이 넓습니다. 여유롭게 산책하면 좋겠습니다. 박현수와 능소의 사랑 이야기처럼 인연이 맺어질 수도 있고요. 최근 천안시에서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 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몇 년 후에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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