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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괴산 당일치기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설악산에 단풍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제 주위는 그렇게 가을 느낌이 안납니다. 나무는 아직 초록입니다. 실내에 주로 머물러서, 가을이 왔어도 잘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고요. 그러면 가을 마중을 떠나보아야지요. 충청북도 괴산으로 가을 마중 다녀왔습니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부터 시원한 폭포까지. 괴산에서의 하루를 정리해봅니다.

많고 많은 곳 중에 괴산을 간 이유는 무엇이냐? 바로 은행나무 때문입니다. 괴산 문광저수지 주변으로 은행나무가 멋있다는 방송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10월 말이면, 은행나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축제도 하고요(2019년은 10월 19~20일). 그래서 괴산으로의 가을 나들이 첫 번째 목적지는 문광저수지입니다. 보시다시피 은행나무가 노란 옷을 곱게 입고 있습니다. 10월 24일 모습.  

 

 

문광저수지 은행나무는 옆에서 봐야 더 멋있습니다. 길을 따라 이어진 은행나무 단풍이 예쁩니다. 문광저수지 은행나무는 1979년 마을 주민이 300그루의 은행나무를 기증했답니다. 그것을 마을 입구에 심고 가꾸어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은행나무 단풍은 거의 절정에 다다랐습니다. 노랑노랑 사이에 초록 잎이 좀 남아 있습니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샛노란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수지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은행나무 구경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수지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저수지 물빛과 은행나무의 노란빛이 어울리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가을이 만들어낸 데칼코마니가 인상적입니다.

 

 

밥 먹으려고 저수지에서 괴산읍으로 향합니다. 괴산에서 특별한 음식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찾은 것이 올갱이국입니다. 냇가에서 사는 작은 조개 올갱이로 끓여 낸 올갱이국. 구수한 맛이 별미이지요. 괴산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맛식당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도 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여기 기대한 만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밑반찬도 맛이 좋았습니다. 저 깻잎 어쩔겨?





 

 

괴산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를 꼽으라면 '산막이옛길'일 것입니다. 괴산군 칠성면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이어지는 10리(약 4㎞)의 산책로입니다. 산막이는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여 있다는 뜻입니다. 산막이마을 사람들이 오가는 옛길입니다. 입장료가 없습니다. 주차비만 있습니다.

 

 

산막이옛길은 호수를 따라 걷습니다. 이 호수는 괴산호라고 불립니다. 1957년 완공된 괴산댐으로 인하여 만들어진 호수입니다. 물길을 따라 산길을 걷는 기분이 좋습니다. 길은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됩니다. 그렇게 등산 수준은 아닙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 없이 1시간 정도 걸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이 오셨더군요. 인기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목적지인 산막이마을까지 간 다음에 돌아올 때는 유람선을 이용했습니다. 걸어서 돌아올 수 있는데, 배를 타고 물 위로 오는 것이 재밌겠다는 생각에 배에 올랐습니다. 유람선은 5천 원입니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산막이옛길 주변 산세의 풍경이 새롭습니다. 아직 단풍이 막 들지는 않았습니다.

 

 

산막이옛길에서 나와 각연사로 향합니다. 사실 각연사는 계획에 없었습니다. 산막이옛길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습니다. 시간 여유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볼까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여기는 진짜 차 없으면 못 가겠더군요. 산속으로 깊이 들어옵니다. 천년고찰이라고 하는데, 고찰 느낌은 잘 나지 않습니다. 깊은 산사에서 익어가는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 때 창건했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중수하였습니다. 각연사에는 귀한 문화재가 많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석조비로자나불좌상'입니다. 보물 제433호입니다. 9세기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보시다시피 돌로 만든 불상입니다. 불상의 재료가 돌이어서 그런지, 다른 절에 있는 불상과는 스타일이 좀 달라 보입니다.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수옥폭포입니다. 폭포 입구를 못 찾아 살짝 고생했습니다. 가을이라 물이 흐르지 않을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완전 기우였습니다. 생각보다 폭포 물줄기가 힘차게 내려옵니다. 가을 단풍 사이로 시원스러운 물줄기가 보기 좋습니다. 폭포 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드라마 다모, 여인천하 등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수옥폭포에서 나와 차를 타고 위로 올라가 봅니다. 조령산이 보입니다. 조령산 높은 곳으로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습니다. 수옥폭포에서 위로 올라가면 조령산자연휴양림이 나옵니다 조령 제3관문으로 이어집니다. 조령 제3관문을 넘어가면 경상북도 문경입니다. 익히 아시는 문경새재로 연결됩니다.

 

 

여행 마무리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이 있어 잠시 멈추었습니다. 수옥폭포에서 차로 5분 정도만 가면 볼 수 있습니다. 길옆에 바로 있어서 찾기 쉽습니다. 보물 제97호입니다. 큰 암석을 우묵하게 파고 두 불상을 나란히 배치한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다 합니다. 이 불상도 놓치면 안되는 괴산의 보물이었습니다.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 괴산 맛식당 올갱이국 - 산막이옛길 - 각연사 - 수옥폭포 -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에 이르기까지 괴산으로 떠난 당일치기 가을여행이었습니다. 지도를 보면 괴산은 우리나라 중심부에 있습니다. 그래서 거리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고요. 전체적으로 가을색이 진하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좋은날 즐겁게 가을 나들이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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