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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맛식당 올갱이국

 

충청북도 괴산으로 떠난 가을 나들이길입니다. 은행나무 단풍으로 유명한 문광저수지가 첫 번째 목적지입니다. 예쁜 은행나무를 보고 밥 먹으러 괴산읍으로 향합니다. 저수지에서 괴산읍까지 자동차로 10여분 걸렸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메뉴는 뭐냐? 올갱이국입니다.

 

괴산으로 떠나기 전. 괴산에서 뭘 먹어야 할지 좀 찾아봤습니다. 올갱이국에 눈길이 갑니다. 올갱이는 물 맑은 곳에만 산다지요. 그만큼 괴산의 자연이 깨끗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괴산에 올갱이국 파는 식당이 많은데 그중에 '맛식당'을 찾았습니다. 간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맛식당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나온 곳입니다. 제가 식객 전집을 갖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식당이 대로변에 있습니다. 식당 앞에 주차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식당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괴산보건소에 주차하려 했습니다. 무슨 공사를 하고 있어서 주차가 어렵더군요. 보건소 옆 공간에 주차했습니다. 식당까지 오면서 보니 '동부4 공영주차장'이 있습니다. 무료입니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조금 걸어가는 게 나을 듯합니다. 주차장 주소는 '괴산읍 동부리 183-4'

 

 

 

 

왼쪽 벽면의 시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식당을 찾은 것은 오전 10시가 안 된 시간입니다.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하기 전입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6시 30분 오픈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여행 동선상 이때 먹는 게 낫겠다 싶어 찾았습니다. 아점으로 든든하게 먹어서 그런지 저녁까지 배고픈 줄 모르고 돌아다녔습니다. 남자 사장님께서 장사 준비로 바쁘셨습니다.

 

 

 

맛식당은 식객 22편 올갱이국 편에 나옵니다. 주인공 성찬과 진수가 괴산을 찾아가서 올갱이를 잡습니다. 맛식당에 가서 8년 묵은 된장을 얻어다 올갱이국을 끓인다는 내용입니다. 지금도 8년 묵은 된장으로 국을 끓이고 있으신지는 모르겠으나 된장을 직접 담그고, 좋은 된장으로 국을 끓이시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맛식당의 메뉴는 간단합니다. 올갱이국 보통, 올갱이국 특, 올갱이 무침 등 딱 3가지입니다. 올갱이국 특은 양이 좀 더 많은 것입니다. 올갱이 무침에 소주 한잔 곁들이면 좋겠지만, 이 집은 술은 판매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운전해야 해서 술 못 먹는데 아싸리 잘 되었습니다. 맛식당은 2대째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맛식당을 검색하니 1대 할머니께서 40여 년 전에 식당을 오픈하셨답니다. 지금은 유록수 할머니의 시동생 부부가 운영 중이랍니다.

 

 

 

공중전화. 실제로 전화가 되지는 않는답니다. 외로운 동전 2개뿐.

 

 

 

벽면에 낙서판

 

 

 

테이블 위에는 컵, 고춧가루, 소금, 수저통이 있습니다.

 

 

 

올갱이국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식당 구경하면서 있는 사이, 쟁반에 반찬과 올갱이국이 담겨 나왔습니다. 올갱이국에서 올라오는 구수한 향기가 구미를 당깁니다. 집에서 먹는 스타일의 5가지 반찬도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숟가락으로 국을 휘휘 저은 다음 올갱이를 건져보았습니다. 초록빛의 올갱이는 밀가루 옷을 입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올갱이만 넣고 끓였는데 이렇게 밀가루를 입히는 것은 괴산 지방의 특색인가 봅니다. 같은 충청북도인 영동에서 먹을 때는 올갱이만 있었거든요.

 

올갱이국이 제 입맛 적중입니다. 맛있습니다. 된장국인데도 맑은 느낌입니다. 두세 숟가락 먹다가 '특'을 시켰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줄어드는 국이 아쉽습니다. 올갱이의 표준어는 다슬기입니다.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답니다. 경남은 민물고동, 경북은 고디, 전라도는 대사리, 강원도는 골팽이, 충청도는 올갱이, 올뱅이, 도슬비 등으로 불립니다. 괴산 둔율마을에서는 여름에 올갱이축제가 열립니다.

 

 

 

반찬은 6가지가 나왔습니다. 특별히 멋을 내었다기보다는 집에서 먹는 평범한 스타일입니다. 반찬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른쪽 위 접시에는 고추가 있습니다. 사장님이 올갱이국에 고추 넣어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시네요. 저는 구수한 국물맛이 좋아서 그냥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에 조금 넣어 먹어봅니다. 맛이 달라지긴 합니다.

 

 

 

저 반찬 중에 하이라이트는 깻잎입니다. 3년 묵힌 거라고도 하시던데요. 오랫동안 묵은 느낌이 납니다. 올갱이국 없이 이 깻잎만 갖고도 밥 한 공기는 그냥 먹겠더군요. 공기밥 하나 더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괴산에서는 고기 대신 보양식으로 올갱이국을 먹었다고도 하던데, 영양보충 잘해서 그런지 이날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다녔습니다. 보약이 따로 있나요? 이런 게 보약이지

 

 

 

밥 먹고 바로 운전하면 위에 부담이 될 듯하여 산막이시장을 구경하기로 합니다. 맛식당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만 가면 시장이 나옵니다. 가는 길에 어느 술집 이름이 재밌어서 사진 찍어봤습니다. 요술나라. 이민 가고 싶은 나라입니다. 요술나라 앞에 고추다방이라는 다방 이름도 재밌습니다. 괴산이 고추가 유명합니다.

 

 

 

산막이시장은 1970년부터 영업하였습니다. 괴산시장으로 불렸습니다. 2013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산막이시장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3, 8, 13, 18, 23, 28일에는 정기 오일장이 열립니다. 농산물이 많이 거래되는 시장입니다. 고추, 옥수수 등이 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시장이 조용했습니다. 오일장 열리는 날도 아니었고요. 살며시 돌아보고 왔습니다.

 

 

 

괴산 올갱이국거리라고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긴 한데, 올갱이국 파는 식당이 몇 집만 보였습니다. 맛식당 사장님이 친절하게 대해주신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올갱이를 잡고 그걸 삶고 알맹이를 빼내는 일 그리고 국의 맛을 내기 위해 된장을 만드는 일 모두 쉽지 않습니다. 많은 품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덕분에 여행자는 맛있게 먹고, 좋은 추억을 안고 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이제 저는 괴산 여행의 히트작 산막이옛길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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