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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당항 벌써소문난집 새조개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합니다. 계절마다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있습니다. 여행 좋아하고, 먹는거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다양한 먹거리는 행복입니다. 그렇다면 추운 겨울날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새조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달큰한 새조개 맛보러 기차 타고 충청남도 홍성으로 향합니다. 홍성의 서쪽 끝 남당항이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새조개를 아십니까? 제 주변 사람으로만 국한되긴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더군요. 석화, 바지락처럼 대중적인 조개도 아니고, 먹는 장소, 시기도 한정적이기에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조개류에 비해서 가격도 그렇게 착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맛을 보면 계속 생각나는 마력이 있는 조개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조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친구는 새조개를 알고 있었습니다. 새조개를 먹고 싶은데, 먹을 방법이 없다 합니다. 그렇다면 제가 나서야지 않겠습니까? 함께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남당항으로 향합니다. 

남당항에는 새조개 판매하는 식당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벌써소문난집 미선이네'로 향합니다. 시내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보입니다. 예전에 회사 동료들하고 이 집 왔었습니다. 그때 만족스러웠기에 다시 찾았습니다. 

 


식당 들어가기 전 수족관에는 새조개가 가득합니다. 어설픈 도시 사람 둘이서 신기해하니, 사장님으로 보이는 어르신? 어머니? 아무튼 사장님께서 가까이 다가가서 보라고 하십니다. 니가 그렇게 귀한 녀석이더냐? 반갑게 맞이해봅니다. 

새조개는 양식이 안 됩답니다. 양식기술을 연구 중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연구 중. 고로 자연산만 있습니다. 자연산은 변수가 많습니다. 가격이 일정하지 않고, 때로는 폭등하기도 합니다. 




식당 안으로 무사히 들어왔습니다. 집에서 나와 식당에 앉기까지 4시간 걸렸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도 참 대단합니다. 조개 하나 먹겠다고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다니. 하지만 절대 후회는 없습니다. 그만큼 즐거운 여행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의자에 앉고 나면 기본 반찬이 나옵니다. 식당 사장님에게는 죄송하지만, 기본 반찬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아래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다른 먹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메뉴판을 스캔합니다. 여느 바닷가 횟집에서 볼 수 있는 메뉴들이 많습니다. 원산지 표시가 꼼꼼하게 되어 있는 것이 믿음이 갑니다. 오른쪽 중간에 새조개 샤부샤부에는 가격이 없습니다. 이게 그 무섭다는 시가인가 봅니다. 

새조개 가격은 1kg에 75,000원이었습니다. 1kg 면 어른 2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이 가격은 남당항 새조개 축제 기간 동안 남당항 내 모든 식당이 동일합니다. 작년에 비하면 가격이 많이 내렸습니다. 작년에는 1kg에 100,000만 원이 넘어갔습니다. 금값입니다. 새조개가 귀족 조개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새조개만 먹을 수도 있고, 세트로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세트로 먹으면 주꾸미, 석화찜, 새우튀김, 해물모듬, 사리 등이 합쳐져서 나옵니다. 무엇보다 봄날의 반가운 손님 주꾸미와 함께하는 콜라보를 느껴보고자 하신다면 세트도 좋으실 것입니다. 전에 왔을 때는 세트를 먹었는데, 이번에는 새조개에만 집중하기로 합니다. 

 



새조개를 구워서도 먹는다지만, 그래도 가장 맛있게 먹는 것은 샤부샤부입니다. 살짝 데쳐 먹는 것입니다. 조개를 데쳐 먹는다 하니 괜찮겠냐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더군요. 새조개는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샤부샤부를 위한 육수가 나옵니다. 육수 바닥에는 바지락이 깔려 있고, 그 위로 시금치, 버섯, 배춧잎 등이 담겨 있습니다. 육수 자체는 간이 거의 되어있지 않습니다. 간이 진하면 새조개 맛을 느끼는데 방해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새조개입니다. 새조개 1kg를 주문하면 이렇게 속살만 나옵니다. 1kg는 조개껍데기까지 무게입니다. 속살만 나오면 당연히 무게가 줄어듭니다. 대략 500~600g 정도 된다는군요. 새조개가 담긴 접시 주변에 있는 초록초록한 것은 냉이입니다. 새조개와 함께 샤부샤부로 먹으면 봄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새조개와 함께 기본 밑반찬이 나옵니다. 피조개, 가리비, 해삼, 멍게, 석화 등이 있습니다. 세트를 시킨 것이 아니고 새조개만 주문했는데 기본으로 나왔습니다. 나중에 석화찜도 나왔습니다. 사실 주당들은 요것만 갖고도 소주 한 병 이상은 기본으로 드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메인을 시작하지 않았기에 조금씩 맛을 보았습니다. 

 



요렇게 한 상 세팅이 되었습니다. 세팅이 끝나면 이제 뭐 한다? 먹어야지요.

 



따뜻한 육수에 목욕재계하고 나온 새조개입니다. 조갯살 모양이 새의 부리와 비슷하다 해서 새조개라고 불립니다. 새조개는 겨울에 살이 오른답니다. 12월부터 잡기 시작하고요. 1월부터 3월까지는 산란을 앞둔 시기여서 살이 오르고 맛도 좋을 때입니다. 그래서 이맘때 남당항에서는 새조개축제가 열립니다. 4월 이후에는 맛이 덜하답니다. 




새조개를 하나 집어 듭니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어봅니다. 거꾸로 십, 구, 팔, 칠, 육 카운트다운을 하셔도 되고요. 그러고 나서 한 점 딱 먹으면 됩니다. 샤부샤부라고 해서 한꺼번에 다 넣으면 안됩니다.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천천히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점 한 점 먹으면 새조개 특유의 달큼함이 느껴집니다. 비리거나 느끼한 맛은 1도 없습니다. 냉이나 다른 채소와 함께하셔도 특별한 새조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새조개를 비롯한 여러 해산물과 적절한 알코올을 섭취했습니다. 마무리로 탄수화물이 들어가 줘야 식사를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밥도 있겠지만, 이런 샤부샤부 육수에는 면이 들어야 합니다. 라면과 칼국수 중 선택하라 하시네요. 저는 칼국수로 합니다. 새조개가 들락날락하면서 육수 맛은 진해졌고, 거기에 담긴 칼국수 면은 당연히 좋습니다. 




새조개 포장, 택배도 가능하다는군요.

 



나가면서 바라본 식단 모습.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되니 손님이 꽤 많아졌습니다. 

 


다음지도에 벌써소문난집으로 검색하니 소문난수산으로 나옵니다. 미선이네라고도 불립니다. 이 집 사장님 따님 이름이 미선이라는군요. 올해 생각지도 못하게 귀한 새조개를 맛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겨울 바다의 꽉 찬 기운을 담고 있는 새조개 드시러 홍성 남당항으로 떠나 보심은 어떠실까요? 남당항 구경하고, 광천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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