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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고할망네

 

여행에서는 낯선 만남이 이어집니다. 낯선 자연, 공간, 사람까지. 예상치 못한 만남은 새로운 여행을 만들어줍니다. 제주도 남서쪽에 단산이라는 오름이 있습니다. 단산에 올랐다가 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엄 선생님과 함께 점심 먹으러 안덕면 사계리로 향합니다.

 

 

엄 선생님은 공직에서 은퇴하시고, 제주도 두달살이하러 내려오셨습니다. 버스 타고 제주도 여행 중이셨습니다. 저와 단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렌터카로 송악산을 가려했고, 엄 선생님이 동행해도 되겠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어려울 것 없다며 함께 송악산을 돌았습니다.

 

점심 먹을 시간입니다. 엄 선생님이 일전에 맛있게 드셨다는 생선조림집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고할망네입니다. 사계항 앞에 있는 자그마한 식당입니다. 식당 앞에 '조림이 맛있는 집'이라 쓰여 있는 것이 맛에 대한 기대를 높여줍니다.

 

 

 

 

 

식당은 자그마합니다. 테이블도 몇 개 없습니다. 식당 사장님과 엄 선생님은 서로 안면이 있어서 그러신 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식당 사장님이 원래 친절하신 듯합니다. 관광지 식당의 손님맞이가 아니고 동네 식당에 단골손님에게 이야기 나누듯 대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식당 창밖으로 사계항이 보입니다.

 

 

 

 

 

작은 소품들이 정겹습니다.

 

 

 

 

 

바닷가 항구 앞에 있는 식당이기에 해산물이 많습니다. 반면 안주류는 포장마차에서 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 동네 사람들, 어부 아저씨가 저녁에 소주 한잔 걸치는 그런 느낌입니다. 생선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지 않습니다. 식당 사장님 말씀으로는 그날그날 들어오는 '자연산' 생선을 이용하여 요리하신다고 합니다. 어떤 생선으로 요리를 하는지는 그때그때 다르답니다. 

 

 

 

 

 

먼저 기본 반찬이 나옵니다. 소박함이 느껴집니다. 동네 밥집 분위기입니다. 미역무침과 고추 장아찌가 입맛에 맞아서 열심히 먹었습니다.

 

 

 

 

 

오늘의 생선은 우럭이었습니다. 우럭은 회, 구이, 조림 등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생선입니다. 두 명이 먹을 것이기에 中짜입니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우럭조림이 먹음직스럽습니다. 그런데 뭔가 색다른 것이 있습니다. 고사리입니다. 생선조림에 고사리 들어간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제주도 고사리 맛있는 것은 다 아실 것입니다. 고사리와 우럭의 콜라보가 궁금해집니다.

 

 

 

 

 

밥이 좀 진 것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이날만 그런 것이겠지요.

 

 

 

 

 

앞접시에 우럭살을 큼지막하게 옮겨놓습니다. 생선이 싱싱해서 그런지 조림이 맛있습니다. 우럭살의 탱탱한 식감도 좋고, 맵기나 간도 적절했습니다. 여기에 소주 한잔 걸치면 딱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고사리를 듬뿍 덜어보았습니다. 고사리의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뭔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조화로움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주도 성읍 쪽에서 삼겹살과 고사리를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고사리는 나물로만 먹는 줄 알았던 육지 사람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생선 양념과 기름을 머금은 고사리 덕분에 생선조림이 한층 더 맛나게 다가옵니다.

 

 

 

 

 

밥 잘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며 사계항을 바라봅니다. 차로 함께해 주는 것이 고맙다면서 엄 선생님이 밥값을 계산하셨네요. 제가 내려했는데 진짜로요. 사계는 제주도 남서쪽 산방산, 용머리해안 쪽입니다. 사계항은 자그마한 어항입니다. 낚시하는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항구입니다. 사계해안도로도 예쁘고 사계해수욕장 옆으로 사람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식당 옆으로 제주도 남서쪽의 랜드마크 산방산이 보입니다. 산방산도 오름입니다. 보통의 오름과 달리 분화구가 없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갈 수 없습니다. 산방산 뒤쪽으로 정상 탐방로가 있긴 한데 안전상의 이유로 출입통제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산방굴사까지만 갈 수 있습니다.

 

 

 

 

 

제주도 사계리에 있는 고할망네라는 식당에서 우럭조림을 먹었습니다. 거창하게 먹은 식사는 아니지만 정답게 이야기 나누면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밥 잘 먹었으니 또 움직여야지요. 다음 코스는 군산과 안덕계곡입니다. 군산은 전라북도 군산이 아니고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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