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전통주를 만나다. 서울 강남 전통주 갤러리

전통주 갤러리

 

술 좋아하십니까? 저는 술 좋아합니다. 술 자체가 훌륭한 음식이 되기도 하고, 다른 음식을 맛있게 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왕 마시는 거 좋은술을 마시고 싶습니다. 그러다가 전통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전통주 갤러리를 방문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일찍 끝나는 날입니다. 집에 일찍 들어가면 뭔가 아쉽습니다. 평소 가고 싶었던 전통주 갤러리를 가보기로 합니다. 전통주 갤러리는 서울 강남 한국전통식품문화관 1층에 있습니다. 전통주 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함께 운영합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중간쯤에 있습니다. 지도검색이나 내비게이션으로 보면 '전통주 갤러리 강남점'이라고 나옵니다. 처음에는 인사동에 있었고, 몇 년 전에 강남으로 옮겼습니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습니다.

 

 

 

 

 

전통주 갤러리에 들어가면 테이블 위에 5병의 술이 있습니다. 지금 시음 가능한 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통주 갤러리에서는 무료 시음이 가능합니다. 시음할 수 있는 술은 보름 간격으로 바뀝니다. 저는 11월 후반부에 간 것이고, 위 사진 속의 술을 시음했습니다. 

 

시음하려면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합니다. 예약이라고 해서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공짜입니다. 인원수 조절하려고 예약을 받는 듯합니다. 네이버에서 '전통주 갤러리'를 검색합니다. 중간에 티켓 정보가 나옵니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예약하면 됩니다.

 

 

 

 

 

예매한 시간보다 다소 일찍 갔습니다. 저 혼자 갤러리의 전시물들을 구경하였습니다. 이후에 예약한 시간이 되니, 갤러리 직원이 다가왔고, 전시물들을 함께 보면서 전통주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젊은 남자입니다. 남자 직원들이 다들 잘생겼네요. 기분 나쁘게.

 

전통주의 사계를 살펴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게 어떤 술을 먹었는지 살펴봅니다. 봄에는 면천두견주를 여름에는 과하주를 마셨습니다. 가을에는 햅쌀로 신도주를 만들었고, 겨울 섣달그믐날에는 도소주를 마십니다.  

 

 

 

 

 

전통주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누룩을 볼 수 있습니다. 누룩은 술을 빚는데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분쇄한 쌀, 밀 등을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에서 숙성 시켜 만듭니다. 누룩이 좋아야 좋은 술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주를 막걸리, 약주, 소주, 와인으로 구분합니다. 막걸리는 탁주로도 불립니다. 막걸리는 이제 막 걸러냈다는 뜻입니다. 곡물의 맛과 질감이 살아있는 술입니다. 금주령이 있을 때 약으로만 술을 만드는게 가능했답니다. 귀한 약재를 넣어 술을 만들었기에 약주라 불립니다. 탁주나 약주를 증류하여 술기운만 뽑은 것이 소주입니다. 우리의 과실로 만든 와인(과실주)가 있습니다.

 

 

 

 

 

포토존

 

 

 

 

 

전통주 갤러리는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우리의 전통주를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냉장고와 벽면에 다양한 전통주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진열된 전통주는 판매도 합니다.

 

주세법에서 전통주라 불리는 기준을 정했습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농민이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 이 3가지 중 1가지를 충족하면 전통주입니다. 일반 소주, 맥주는 온라인 판매가 안되는데 전통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합니다.

 

 

 

 

 

마시고 싶은 술이 많았습니다. 다 먹고 싶지만 자제해야겠죠?

 

 

 

 

 

식품명인이 만든 술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양조장'에 대한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찾아가는 양조장을 선정했습니다. 전통주를 만들면서 관광과 체험을 연계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곳을 찾아내겠다는 것입니다.

 

2013년부터 전국의 양조장 42곳의 양조장을 선정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도 2곳 정도 있는데, 조만간에 찾아볼 예정입니다. 사실은 전에 한 번 다녀왔는데, 또 가서 술 좀 사 오려고요. 틈틈이 전국의 양조장을 찾아다니면서 술공부를 해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하나 알고 가시면 좋을 정보 전합니다. 술 품질인증에 관한 것입니다. 술 글자로 품질인증을 표시하는데, 색깔이 다릅니다. 왼쪽 초록색은 가형입니다. 모든 술 품질인증 제품에 사용합니다. 왼쪽 노란색은 나형입니다. 술 품질인증 제품 중 100% 국내산 농산물 사용한 경우에 부여합니다. 나형이 좀 더 낫겠죠?

 

 

 

 

 

시음을 해보기로 합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지만, 한 달에 2번 나눠서 술 종류를 바꿔가며 시음을 합니다. 11월 1차는 '단풍길 따라 양조장 여행'이라는 주제였습니다. 저는 11월 2차에 갔습니다. '찬란한 인생 2막 술길 따라 걷는 길'이 주제입니다.

 

 

 

 

 

전통주 갤러리 안쪽에 네모로 된 공간에서 시음을 진행합니다. 저를 안내했던 남자직원이 술에 대해 설명하고, 술을 따라 줍니다. 오늘 마실 5병의 술이 나와 있습니다. 배꽃 담은 연, 지란지교, 안동진맥소주, 장성만리, 시나브로 화이트를 마실 것입니다.

 

 

 

 

 

시음이라고 해서 막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시면 작은 플라스틱 잔이 있습니다. 소주잔보다 약간 작습니다. 하나의 술을 한 잔씩만 마십니다. 오른쪽 주전자는 물이에요. 술 아니고요.

 

 

 

 

 

술과 함께 술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고, 술에 대한 감상을 적을 수 있는 나의 시음 노트를 함께 줍니다. 술을 마시면서 느낌을 자유롭게 적으면 됩니다. 갤러리에 제출하는 것도 아니고, 시음하는 사람이 갖는 것입니다. 술을 설명 들으면서, 음미하면서, 생각하면서 먹으니 더 맛있더군요. 한 번 시음할 때마다 5장의 시음 노트를 받습니다. 4번 오면 20장이 되겠죠? 20장이 되면 막걸리 잔을 선물로 준다더군요. 저는 3번 더 갈 거에요.

 

 

 

 

 

5종류의 술을 다 시음합니다. 그중에서 입맛에 맞는 술은 한 잔 더 줍니다. 총 6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저는 경기도 포천 술빚는 전가네 양조장에서 나온 배꽃 담은 연이라는 막걸리가 입맛에 맞더군요. 적당한 산미와 쌉싸름한 것이 풍미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구매합니다. 가격은 조금 있네요. 세종대왕 2분입니다.

 

 

 

 

 

2층은 카페 이음, 3층은 식품명인체험홍보관입니다. 카페로 들어가서 3층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3층 앞에는 체험 준비중이라고 쓰여 있고,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술 구경을 해봅니다. 평소 말로만 듣던 술들이 많습니다. 술병도 고급스러운 것이 많고요. 저런 도자기 병에 담긴 술 마시면 취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전통주 선물 받고 싶습니다. 제가 먼저 선물을 해야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요? 서로 주고받으면서 같이 마시죠 뭐.

 

 

 

 

 

카페에 왔는데, 그냥 오기 뭐해서 식혜 한 잔 마셨습니다. 옆에 단호박 식혜는 서비스라네요. 명인이 만든 녹차, 전통차들이 있습니다. 커피도 있습니다.

 

 

 

 

강남역 11번 출구, 신논현역 5번 출구로 나와서 CGV에서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전통주갤러리 유튜브에 가는 방법이 나와있다고 합니다.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가양주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집마다 특색있는 술을 만들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주세를 걷고, 우리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서 가양주를 못 만들게 했고, 전통주의 명맥이 끊기기 시작합니다. 근래에 와서 전통주의 가치를 알고, 전통주를 부활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술을 먹는 것이 아닌 문화를 마시는 것으로서 전통주는 소중합니다. 앞으로도 전통주를 알고 마시는 기회를 더 갖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