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이 가기전에 굴짬뽕 원조 안동장. 광장시장 팀버튼 빈대떡

을지로 안동장 굴짬뽕. 광장시장 빈대떡

 

겨울은 어패류가 맛있는 계절입니다. 그중에서 굴은 생굴로 먹어도 맛있지만, 음식에 가미해서 먹으면 독특한 향과 맛을 전해줍니다. 굴이 들어간 음식 중에 굴짬뽕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굴이 겨울에만 나오기에 싱싱한 굴짬뽕은 겨울에만 먹을 수 있습니다. 을지로에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굴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안동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까지 이어갑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을지로 3가 역 10번 출구로 나오면 안동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을지로  일대는 서울의 옛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을지로 3가 역 지하상가에서 레코드판 파는 가게에 잠시 눈길을 주기도 했습니다. 을지로 3가로 올라오니 수많은 조명가게가 모여있습니다. 을지로 조명거리라고도 불립니다.

 

 

 

 

지하철 출구에서 50~60m 정도만 걸어가면 안동장에 도착합니다. 안동장이라해서 경상북도 안동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산둥성에 있는 안동입니다. 중국음식점 특유의 붉은색 간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SINCE 1948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가 오랜 식당입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음식점이라고도 합니다. 현재는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더군요. 

 

 

 

 

2013년에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유산 중에서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선정합니다. 역사적 사건, 인물, 장소, 특색 있는 장소, 기념물 등 서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총망라합니다.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을지로를 지키면서 이어온 전통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이런 노포가 오랫동안 영업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식당 1층 안쪽에 안동장이라는 붉은 글씨의 간판이 남아 있습니다. 옛날에 사용한 것인가? 라는 추측도 합니다. 1층으로 들어갔더니, 종업원이 2층으로 올라가라 합니다. 식당은 4층까지 있습니다. 점심시간에 갔더니 손님이 꽤 많았습니다. 보통 간단한 식사는 1층, 2층에서 손님 받고, 4층은 단체 손님이 이용한다더군요.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2층에도 손님이 많았습니다. 다 먹고 나갈 때는 손님이 다 빠져나갔을 때 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계산서라 쓰인 동그란 표찰을 줍니다. 계산할 때 표찰을 주면 됩니다. 70년이 넘는 역사의 식당이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합니다.

 

 

 

 

메뉴판. 우동, 울면, 기스면 등 요즘은 찾기 힘든 메뉴가 보이는 것이 반갑습니다. 

 

 

 

 

오늘 먹기로 한 굴짬뽕은 9,500원입니다. 송이짬뽕도 궁금합니다. 군만두도 같이 주문하려 했는데, 만두가 다 팔리고 없다더군요. 좀 있으면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는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간상으로 기다리기 그렇더군요.

 

 

 

 

굴짬뽕을 주문합니다. 자리에 메뉴판이 있어서 펼쳐보았습니다. 메뉴 가짓수가 엄청 많더군요. 4~5페이지는 되었습니다. 첫 번째 페이지에 특별 상 요리, 코스요리가 보입니다. 가격이 상당하네요. 900,000원짜리 상차림은 어떻게 나올지 무척 궁금합니다. 언젠가는 코스요리 먹어볼 상상 해봅니다. 

 

 

 

 

기본 반찬이 나오고요. 깍두기가 기본으로 나오는게 특별합니다. 

 

 

 

 

진열장에는 여러 종류의 술이 보입니다. 중국술은 도수가 높습니다. 맛있는 중국요리와 함께 찐하게 한잔 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주문하고 10분 정도 지나니 굴짬뽕이 나왔습니다. 면 위에 배추, 죽순, 버섯 등 다양한 채소가 수북이 올려져 있습니다. 굴은 그 사이사이에 있습니다. 맑디맑은 국물이 주는 향긋함이 있습니다. 보통의 얼큰한 짬뽕처럼 훅하고 들어오는 한방은 없습니다. 은은한 향기가 오랫동안 기억되는 맛입니다. 안동장이 굴짬뽕의 시작이라고도 하더군요. 

 

 

 

 

젓가락을 훅 넣어 뒤집어 보니 굴이 위로 올라옵니다. 통통한 굴에서 뿜어 나오는 굴의 향기가 반갑습니다. 기름기가 흐르는 국물은 담백하면서 개운합니다. 굴과 면을 집어 호로록 먹어봅니다. 담백함이 훅하고 들어오는 것이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보통 짬뽕하면 얼큰함으로 먹는다지만 저는 이렇게 맑은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맛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길인데 굴짬뽕만 먹고 갈 수는 없습니다. 광장시장으로 이동합니다. 광장시장하면 다양한 먹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뭔가를 먹어야겠다는 것도 있지만, 시장 구경도 겸하고자 하였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광장시장까지 걸어갔을 것입니다. 걸어가면 한 20분 정도 걸립니다. 이날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버스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로는 10분 정도면 갑니다.

 

 

 

 

짬뽕 먹은 거 소화도 시킬 겸 해서 광장시장을 둘러봅니다. 광장시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입니다. 1905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서울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전통시장이라는 타이틀이 있습니다. 1905년 시장 개설 허가를 받을 때는 동대문시장이라고 했답니다. 광교와 장교 사이에 있다 해서 광장시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광장(廣場)이 아니고 廣藏입니다. 

 

 

 

 

광장시장하면 생각나는 메뉴가 많습니다. 그중에서 빈대떡이 가장 대표 메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빈대떡집이 많지만 가장 인지도가 높은 순희네 빈대떡을 찾았습니다. 빈대떡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네요. 육회탕탕이, 낙지탕탕이, 마약김밥까지 광장시장 내 인기 있는 메뉴는 다 모았습니다. 예전에는 빈대떡 말고 다른 메뉴 사 와서 먹어도 가능했답니다. 지금은 안된다네요. 왜냐면 여기 다 있으니까. 

 

 

 

 

기본 반찬으로 양파와 김치. 빈대떡 위에 양파 하나 올려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가볍게 먹을 거니까 빈대떡 한쪽과 막걸리 한 병을 주문합니다. 선불입니다. 막걸리 주문에 꼼수가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지평막걸리를 갖고 옵니다. 선물이라 돈을 드리려 하는데, 지평막걸리는 4천 원이라는 것입니다. 메뉴판에 장수막걸리는 3천 원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비싼 걸 들고 오는 것입니다. 우연히 그런 게 아니고, 오는 손님마다 그러네요. 지평막걸리가 맛있긴 하지만 꼼수에 당하는 것은 반갑지 않습니다. 장수막걸리로 주문합니다. 

 

 

 

 

빈대떡도 나오고요. 겉바속촉입니다. 내용물은 충실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4천 원짜리 빈대떡에 3천 원짜리 막걸리 한 병이면 광장시장 분위기를 느끼며 먹고 마시기에 적당합니다. 

 

 

 

 

벽면에는 여러 방송에 나온 것을 홍보하는 사진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외국인 사진이 있습니다. 뭐지?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팀 버튼 감독입니다. 배트맨 만든 그 팀 버튼 맞습니다. 아니 감독님이 왜 여기서 나와요? 2012년에 왔다 갔다는군요. 버튼이 형님께서도 빈대떡이 입에 맞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팀 버튼 감독도 벽면에 낙서를 남기고 갔다던데, 그 낙서가 남아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다시 가서 찾아봐야겠습니다. 

 

 

 

겨울을 맞아 맛있는 굴이 들어간 굴짬뽕 먹으러 을지로 안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소문 그대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광장시장은 계획에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급 방문하였습니다. 빈대떡과 막걸리라는 환상의 짝궁을 만난 거도 좋았고요. 을지로, 광장시장 이쪽은 옛날 정서가 남아 있어서, 언제 찾아도 편안한 것이 있습니다. 어서 날이 풀려서 더 자유롭게 거리를 걷고, 먹고, 마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