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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일식 

 

을지로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간 곳은 삼우일식이라는 식당입니다. 식당 이름에 일식이 들어가니, 일본 특유의 정갈함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급진 곳이라 상상할 수도 있고요. 삼우일식은 전통적인 일식이 아닌 한국식으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습니다. 음식 맛도 풍성한 곳이어서 기억에 계속 남습니다. 

 

 

 

저는 서울 사람은 아니어서 특별히 을지로에 갈 일은 없습니다. 평상시에 궁금했던 곳이긴 합니다. 힙지로라고 해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이 각광받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먹고 마시는 것 좋아하는 제가 가고 싶어하는 옛날 맛집들도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고요. 이번에 찾은 삼우일식도 그런 갬성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을지로를 구리개라 불렀답니다. 광복 후에 을지문덕 장군의 성씨인 을지를 따서 을지로라 이름 지었습니다. 을지 성씨는 지금은 없고 돈씨로 바뀌었다고도 하더군요. 구한말부터 중국인(화교)들이 밀집해 차이나타운을 형성했습니다. 중국인의 기세를 억누르기 위해 을지문덕 장군의 성으로 도로명을 바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삼우일식은 방산시장에 있습니다. 방산시장도 낯선 곳입니다. 길 건너편에 광장시장 간판이 보이실 것입니다. 광장시장에서 다리 건너면 방산시장입니다. 남자라서 그런지 처음에 방산이라고 하면 군대와 관련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산시장에서 방산은 뜻이 좋았습니다. 청계천 공사로 산을 이룬 흙더미에서 꽃향기가 흐른다 해서 방산(芳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삼우일식 찾아서 방산시장 안으로 들어섰는데 봉투, 포장, 박스 등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방산시장 홈페이지가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종합인쇄 및 포장산업 관련 전문 시장"으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베이킹(빵)의 메카로도 불립니다. 빵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상점들도 모여 있다는군요. 향초골목에서는 향기 나는 제품을 만드는 재료도 판매한다 하고요. 다음에는 시장 구경도 제대로 해봐야겠습니다. 

 

 

 

 

 

포장재 간판 사이에 삼우일식(三友日式) 간판이 보입니다. 한자가 다릅니다. 한식, 중식, 일식 등을 나타낼 때 밥식(食) 자를 사용하는데, 삼우일식은 법식(式) 자를 사용합니다. 일본음식을 판매한다기보다는 일본식, 일본 스타일의 음식을 판매한다 이런 뜻으로 해석해봅니다. 음식 나오는 것 보면 이해가 되긴 합니다. 제가 잘못 알았거나, 정확한 뜻을 아신다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작은 통로를 지나면 오래된 테이블 몇 개가 보입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시간의 흔적이 있다지만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며 가며 편하게 밥 한 끼,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다찌석도 있고요. 그릇 정리한 모습도 그렇고 정리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일본을 가본 적은 없지만, 일본 작은 도시의 오래된 식당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다찌석에 앉아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분위기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저 안쪽에서 사장님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음식을 만듭니다. 

 

 

 

 

 

 

메뉴판을 봅니다. 초밥과 탕입니다. 탕 종류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조기탕, 내장탕, 알탕, 새우탕, 민어탕, 우럭탕, 대구탕 등 바다에서 나오는 것들로 끓여 낸 것입니다. 탕 하나하나 맛있겠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그중에서 내장탕을 주문합니다. 그리고 생선초밥도 함께합니다. 여름에 민어탕 먹으러 다시 와야겠습니다. 

 

 

 

 

 

 

잠시 후 생선회가 나옵니다. 저 이거 안 시켰는데요? 말하려는 찰나였는데, 기본으로 나오는 것이랍니다. 우와. 기본으로 회가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고, 그 양도 꽤 넉넉한 것이 반갑습니다. 회는 그때그때 다른 것이 나오는 것 같던데 오늘은 숭어입니다. 마늘, 양배추, 상추 등의 채소와 함께 있습니다. 참기름이 뿌려져 있습니다. 이것을 초장을 뿌려 버무려 먹을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고 몇 점씩만 덜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생선조림도 나옵니다. 역시나 기본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무심한듯 툭하고 담아낸 모양새입니다. 양념에 버무려져 있어서 어떤 생선으로 만든 조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메인 요리에 들어가긴 그렇지만 먹을 수는 있는 것들을 모아서 하나의 조림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양념이 적절해서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반찬은 특별한 것은 없고요. 김치, 냉국, 무생채가 있습니다. 

 

 

 

 

 

이렇게 기본 상차림이 먼저 차려졌습니다. 이것이 기본입니다. 별도로 주문하는 것 없고요. 기본부터 이집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술 좋아하는 분들은 이것만 갖고도 술잔이 여러 번 왔다 갔다 하겠습니다. 

 

 

 

 

 

장국도 나오고요. 초밥을 시켜서 나온 것 같습니다. 







 

 

 

 

 

 

생선초밥이 나왔습니다. 초밥 나왔을 때도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의 초밥집에서 먹던 그 비주얼의 초밥이 아닙니다. 생선의 모양도 큽니다. 밑에 밥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입니다. 생선과 밥의 비율이 딱 떨어지더군요. 생선은 숭어, 광어, 대방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가운데 광어 초밥이 히트입니다. 지느러미(엔가와)를 붙여서 썰어내어 초밥을 하였습니다. 별미네요. 어쩌면 이게 한국식 초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내장탕이 나옵니다. 바글바글 끓여서 나왔기에 좀 지저분해 보입니다. 라이브하게 살아 있는 느낌입니다. 

 

 

 

 

 

국자로 내장탕의 내용물을 건져보았는데, 예사 내장탕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생선 내장이 골고루 들어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풍성하게 담겨 있습니다. 내장탕이 찐합니다. 생선 내장 자체의 진득함이 국물에 온전히 녹아내렸습니다. 내장도 여러 부위가 섞여 있습니다. 부위 하나하나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렇게 저렇게 맛을 비교해가며 먹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내장탕은 사람에 따라먹는데 난이도가 있긴 하겠더군요. 내장탕도 좋습니다. 

 

 

 

 

삼우일식은 청계천 바로 옆에 있습니다. 종로 5가, 을지로 5가와 인접해 있습니다. 서울의 옛 도심에 있는 노포입니다. 나오는 음식의 맛과 비주얼이 다른 일식집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래서 깜짝 놀랍니다. 그 놀라움이 기분 좋은 곳입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찾고, 입소문이 난 곳인지 알겠습니다. 다음에는 모둠회도 먹어보고, 아니면 다른 탕 종류도 함께 즐겨보고 싶습니다. 주말에는 휴무하는 것, 낮에 브레이크 타임도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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