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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섶길 2코스

 

평택에는 '평택섶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이 있습니다. 평택 사이사이 걸으면서, 평택을 좀 더 가깝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섶길은 총 16개 코스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2코스를 걸어보았습니다. 2코스는 '노을길'이라고도 불립니다. 안성천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상쾌한 길입니다. 한편으로는 불편한 길이기도 합니다. 

 

평택 섶길 2코스 노을길은 팽성읍 안정리 미군기지 K-6 캠프 험프리스(K-6 Camp Humphreys)에서 출발합니다. 안성천을 따라 걷다가 팽성읍 신대리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총 길이는 16㎞. 캠프 험프리스는 용산 미군기지가 내려온 그곳입니다. 원래 캠프 험프리스가 있었습니다. 용산기지가 내려오면서 캠프 험프리스를 확장했습니다.  

 

 

 

 

K-6 정문에서 출발하여 안정리 로데오거리로 들어섭니다. 안정리 로데오 거리를 들어서면 외국에 온 듯합니다. 한글보다는 영어로 된 간판이 더 많습니다. 미군들 상대하는 상가들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햄버거, 케밥, 바베큐 등 외국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태원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 앞 상가치고는 썰렁합니다. 미군기지 안에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미군들이 많이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로데오거리 중간에는 안정리 예술인 광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로데오거리를 벗어나 농성(農城)으로 들어섭니다. 농성에 올라 성곽을 따라 걷습니다. 농성은 흙으로 만든 성입니다.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삼국시대 도적을 막기 위하여 쌓았다는 설부터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라 설까지 축성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둘레는 약 300m. 경기도 기념물 제7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농성을 반 정도 돌고 내려옵니다. 도원사라는 절을 지나고 마을을 벗어나 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배나무 과수원을 지납니다. 평택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과일이 배입니다. 평택배는 그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외국으로 수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리를 지나면 'Room For Rent' 같은 영어가 많이 보입니다. 간판도 한글과 영어가 섞여 있습니다. 미군기지 주변이어서 외국인 상대로 영업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캠프 험프리스 '윤 게이트(Yoon Gate)' 앞을 지납니다. 윤게이트를 지나면  미군기지 담벼락을 따라 길을 이어갑니다. 사진 왼쪽이 미군기지입니다. 미군기지쪽은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경고. 한글은 번역기 돌린 것 같습니다. 

 

 

 

 

동창리 마을로 들어섭니다. 마을에 들어서니 커다란 고목이 여행자를 반깁니다. 평택섶길은 이정표를 따라 스스로 찾아가는 여행입니다. 이정표는 자연석, 나무판에 글씨와 화살표로 나아갈 방향을 알려줍니다. 때로는 리본을 매어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내리문화공원으로 들어섭니다. 잔디광장, 숲 속 산책로, 어린이놀이터 등을 갖춘 예쁜 공원입니다. 평택시민도 공원을 이용하지만, 미군들도 와서 여가를 즐기라는 것입니다. 공원 옆에 만들어진 내리캠핑장은 캠핑하기에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내리문화공원 앞으로 안성천이 흐릅니다. 저녁이면 안성천 위로 노을을 볼 수 있습니다. 평택섶길 2코스가 노을길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내리문화공원부터는 안성천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도로를 따라 걸으면 됩니다. 자전거도로이지만 보행자도 함께 걸을 수 있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안성천 물길을 보며 걸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걷는 것이 즐겁습니다. 

 

 

 

 

안성천은 천이라 불리지만 강으로 불려도 될 만큼 규모가 큰 하천입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국가하천입니다. 용인시에서 발원하여 안성과 평택을 지나 서해로 흘러갑니다. 길이 76㎞. 유역면적 1,722㎢. 유역면적 기준으로 남북한 합쳐서 14번째로 큰 하천입니다. 안성천 주변으로 충적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직진합니다. 자전거도로이기에 라이더들이 종종 지납니다. 걷는데 불편하진 않습니다. 사진 왼쪽에 철조망이 있습니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오른쪽은 안성천, 왼쪽은 미군기지가 계속 이어집니다. 안성천이 해자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안성천 보며 걷는 것은 기분 좋습니다. 왼쪽 미군기지를 보며 걷는 것은 불편합니다. 

 

평택 K-6 캠프 험프리스는 역사가 꽤 깊습니다. 그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19년 일본군 육군이 이곳에 비행장을 만듭니다. 1945년까지 사용합니다. 1950년 미 육군이 받아서 계속 사용 중입니다. 1962년 이곳에서 사고로 숨진 험프리스를 추모하는 의미로 '캠프 험프리스'라는 이름 지었습니다. 용산기지가 내려오면서 평택 캠프 험프리스는 세계 최대의 미군 단일 해외 주둔지가 되었습니다. 

 

 

 

 

미군기지로 들어가는 철교

 

 

 

 

잘 걸어가고 있는데, 미군기지 쪽에서 후다닥 소리가 들립니다. 어어 뭐지? 하는데 고라니 한 마리가 길 위로 튀어 올라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서둘러 사진을 찍어야지 하는 사이에 안성천 쪽으로 뛰어 들어갑니다. 원래 고라니가 물가에서 잘 산다고 하더군요. 수영도 잘한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고라니를 보니 반가우면서도 놀라웠습니다. 

 

 

 

 

내리문화공원에서 계속 직진입니다. 갈림길은 없습니다. 길이 길어서 지루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옆에 안성천 물길을 바봅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길을 바라보면, 지루함은 사라지고 새로운 기운이 솟아납니다. 평택섶길 관계자에게 청이 있습니다. 거리 표시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전체 중에 얼마큼 왔는지 알면, 발걸음이 좀 더 가벼울 것 같습니다. 

 

 

 

 

평택시 오성면과 아산시 둔포면을 이어주는 43번 국도에 있는 평택대교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의 우회도로 역할을 합니다. 평택섶길 2코스는 평택대교 아래로 지나갑니다. 







 

 

 

 

평택대교 부근에 오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안내판이 있습니다. 큰기러기와 수달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평택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야생동물이 살아가는데 지장 없도록 사람들도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미군기지로 들어가는 송전선

 

 

 

 

안성천 위를 유유히 날아가는 새 한 마리. 저 뒤로 보이는 다리는 평택국제대교. 

 

 

 

 

안성천 따라가는 길은 이제 신대리 방면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섶길을 걷다 보면 이정표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길을 만들고 가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경제적 이익보다도 평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겼기에 평택 섶길은 소중합니다. 

 

 

 

 

커다란 솟대가 있고, 섶길 리본이 보입니다. 섶길에서는 솟대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솟대 위에 있는 조각은 오리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오리는 물에서 사는 동물입니다. 물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것이고요. 오리가 달린 솟대는 농사의 풍요로움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섶길의 솟대는 배 과수원에서 가지치기하고 남은 것을 사용하여 만듭니다. 

 

 

 

 

바위 위에 '장서방네 노을' 제목아래 글이 쓰여 있습니다. 옆에는 '도두리 고향 정태춘 노래비'라 적고 있습니다. "당신의 고단한 삶에 바람조차 설운 날"로 시작하는 이 글은 '장서방네 노을'이라는 곡의 노랫말입니다. 정태춘 가수가 부른 노래입니다. 정태춘의 고향이 평택시 팽성읍 도두리입니다. 도두리는 2코스 노을길 가까이에 있습니다. 정태춘을 추억하면서 평택섶길 2-1코스를 만들었고, '장서방네 노을길'이라 불립니다.  

 

 

 

 

평택섶길 2코스 16㎞를 4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신대2리 버스 정류장 앞이 평택섶길 2코스 종점입니다. 3코스 비단길, 2-1코스 장서방네 노을길의 시작입니다. 노을길은 전체적으로 평탄해서 걷는데 큰 힘이 들지 않았습니다. 노을길은 그늘이 별로 없습니다. 편의점이나 마트도 없습니다. 걷기 전에 준비를 잘하고 떠나셔야 할 것입니다.

 

평택 시내로 나가야 하는데 버스 노선이 이상합니다. 알고 봤더니 버스 노선 방향이 한 방향입니다. 신대리에서 출발한 버스가 노와리에서 돌아서 평택 시내로 가는 것입니다. 

 

신라시대 혜초스님이 당나라로 가기 위해 서해의 항구를 찾았고, 그 항구가 평택일 것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평택섶길 3코스는 비단길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실크로드의 시작입니다. 

 

평택섶길 1코스가 궁금하시면 https://raonyss.tistory.com/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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