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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충청남도 논산, 강경 다녀온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남자들은 논산하면 훈련소 생각을 많이 합니다. 논산은 훈련소의 아픈 기억을 상쇄할 만큼 가볼 곳이 많습니다. 논산에서도 강경은 특히 그렇습니다. 한때는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드는 큰 도시였지만, 지금은 영광을 뒤로하고 근 흔적만이 남아 있습니다. 강경의 옛 흔적을 찾아, 강경 이곳저곳을 걸어봅니다. 

 

'강경 화교 소학'이라 쓰여 있습니다. 화교 학교입니다. 조선 후기 강경 상권이 커지면서 중국인들이 강경으로 모여듭니다. 논산지역 화교들이 돈을 모아서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화교하면 인천 차이나타운만 생각하는데, 전국적으로 화교 학교가 많이 있더군요. 다른 리뷰 보니 문이 열려서 안에 구경할 수 있게 되어 있던데, 제가 갔을 때는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교사 1동, 사택 1동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때는 학생 수가 100명이 넘었는데, 점차 수가 감소하여 2004년 폐교되었습니다. 등록문화재 제37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딱 봐도 오래돼 보이는 건물이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이 건물 이름을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한약방으로 사용한 건물입니다. 2층짜리 목조건물은 1923년에 건축되었습니다. 

 

한약방은 강경 중심에 있어 호황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1920년대 촬영한 강경시장 사진 속 건물 중 유일하게 남은 건물입니다. 전통적인 한식 구조에 상가의 기능을 더해, 한옥의 변천을 알 수 있는 건물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서, 일본 분위기가 더해져 있습니다. 

 

 

 

 

가축인공수정소라고 쓰인 현판에 눈길을 갑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낡은 건물입니다. 얼마전 신문에서 봤는데, 인공수정을 통해 우수한 형질의 가축을 낳는다더군요. 소, 돼지 수컷 중 좋은 형질의 정자를 냉동보관 한 후에 암컷 가축으로 인공수정을 하는 것입니다. 우수한 형질만 남는다는 것인데 어째 좀 그렇더군요.  

 

 

 

 

강경에는 도보 탐방코스가 있습니다. 5개 코스가 있습니다. 강경역에 내리면 코스 안내도가 있는데, 초행자가 볼 때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왔다 갔다 했습니다. 이제는 어디가 어딘지 알고 있으니, 다음에는 코스별로 따라가 봐야겠습니다. 연수당 약방이 있는 코스는 근대문화코스 1코스입니다. 

 

 

 

 

어디로 가볼까요?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방면으로 갑니다.  

 

 

 

 

귀공자 양복점이 눈길을 끕니다. 귀공자라는 단어가 주는 직관적인 느낌이 확 오는군요. 여기 양복점에서 옷을 맞추면, 좀 더 귀티가 날 것만 같습니다. 요즘은 옷가게에서 기성복 맞춰 입지만, 옛날 멋쟁이들은 자기에게 딱 맞는 양복을 맞춰 입고 다녔습니다. GOLDENTEX는 뭔가 비싸 보이는게 있어서 찾아보니, 1960년대 생산한 국산 양복지입니다. 고급소재라는군요.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으로 왔습니다. 이 건물은 1905년 한호농공은행 강경지점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이 되었습니다. 해방 후에는 한일은행과 충청은행의 강경지점이 되었습니다. 은행 건물이 규모로 볼 때 강경 상권이 상당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면 2층이나 3층처럼 보이지만, 1층 건물입니다. 6ㆍ25 전쟁 때 지붕이 파괴되었다가 복구하였습니다. 은행 건물은 강경역사관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등록문화재로 제324호입니다. 

 

 

 

 

은행 뒷모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월요일 휴관, 입장료, 주차비는 없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천장이 아주 높은 1층 건물입니다. 우리나라는 건물을 볼 때 면적으로만 봅니다. 건물을 볼 때 체적을 보면 건물의 가치가 달라 보입니다. 내부 공간이 환하고 넓습니다. 건물 안에 직원 한 분이 앉아 있습니다. 관람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크게 개의치는 않더군요. 강경역사관으로서 강경과 관련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뭐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은 아닙니다. 

 

 

 

 

강경의 옛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00년대 강경상시장.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강경 모습

 

 

 

 

1960년대 황산나루 

 

 

 

 

은행이었기에 금고도 남아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들어있었을까요?

 

 

 

 

예전에 강경 사람들이 생활하던 물품들도 모아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했던 책, 주판부터 다양한 기계까지 옛날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 많았고, 흥미롭게 관람하였습니다. 주판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습니다. 옛날에는 주산학원을 필수로 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태권V 만화 보여준다는 꼬임에 빠져 주산학원 갔고, 나중에 주산대회 나가서 상도 받고 그랬습니다. 

 

 

 

 

한일은행 강경지점 강경역사관에서 나와 강경노동조합으로 향합니다. 일제강점기까지 강경은 전국 3대 시장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번성했습니다. 수산물 유통도 활발했습니다. 일하는 사람도 많았고, 노동조합의 세력도 상당했습니다. 이 건물은 노동조합이 있던 건물로서 1925년에 지은 건물입니다. 강경지역 근대시기 상권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현재는 강경역사문화안내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1953년 증축하였습니다. 

 

 

 

 

강경의 옛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어르신 한 분이 독서 중이셨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여행자를 보고 살짝 당황하는 눈빛입니다. 이날 평일에 날씨도 좋지 않았기에 누군가가 들어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하셨나 봅니다. 어르신은 강경에 관해서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저의 다음 행선지를 물어봅니다. 어디를 가보는 것이 좋을지요? 하고 말씀드리니 옥녀봉을 가보라고 하십니다. 옥녀봉의 역사와 살펴봐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셨습니다. 어르신에게 중고제에 대하여 설명 들은 것이 기억납니다. 중고제는 판소리의 한 장르입니다. 중고제 명창 김성옥의 생가가 옥녀봉 오르는 길에 있습니다. 

 

 

 

 

논산, 강경을 다녀오면서 총 7개의 포스팅을 했더군요. 그중에서 강경과 관련 있는 것이 6개입니다. 강경 내려갈 때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가긴 했지만, 많은 것을 볼 줄은 몰랐습니다. 그만큼 강경은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앞으로도 강경의 변화를 지켜보아야겠습니다. 이날 날씨가 흐려서 아쉬웠습니다. 어느 화창한 날 다시 만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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