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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저녁

 

울릉도까지 가는 길은 길고 멉니다. 새벽 3시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강릉항을 거쳐 울릉도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할 때입니다. 울릉도에 왔으니 싱싱한 수산물에 반주 한잔하는 여유를 가져보려합니다. 가을 오징어가 제철입니다. 오징어회를 만나러 갑니다. 

 

가을에 떠난 울릉도, 독도 2박 3일 패키지여행입니다. 패키지 여행객들의 숙소는 대부분이 도동항입니다. 도동항 일대에 식당이 모여 있습니다. 도동항에 '자연산 활어회 센터'가 있습니다. 일정 마무리하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오징어회를 먹기로 합니다. 패키지라해서 식사가 다 포함 된 것은 아닙니다. 3끼 정도는 알아서 사먹어야 합니다. 

 

울릉도에서 애써 회 먹지 말라고도 합니다. 울릉도 주변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횟감의 생선이 잡히지 않는답니다. 대부분 횟집은 육지에서 양식한 것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릉도 가기 전에 신문 기사에서 본 내용이고, 현지 가이드도 말해 준 것입니다. 저동항 쪽에서 일부 자연산을 팔기도 합니다. 오징어는 자연산이 맞습니다. 

 

 

 

 

수족관에는 싱싱한 오징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사장님은 오징어 한 마리를 꺼내서 보여줍니다. 가격은 1마리에 1만 원. 오징어 산지라는 것을 생각할 때 그렇게 저렴한 느낌은 없습니다. 그래도 1만 원이면 괜찮다 싶어 주문합니다. 나올 때 보니 작은 것은 3마리에 2만 원도 부르시더군요. 내가 바가지 쓴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1층에서 결제를 합니다. 오징어회 친 것을 가지고 2층으로 가야 합니다. 저는 모르고 결제만 하고 2층으로 바로 올라왔습니다. 사장님이 좀 있다가 갖고 올라옵니다. 회를 가지고 가야지 그냥 가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시네요.  

 

 

 

 

활어회센터에서는 1층에서 횟감을 사서, 2층 식당에서 먹는 시스템입니다. 초장집 스타일입니다. 식당에 쌈채소, 초장에 소주까지 합쳐서 1만 원으로 기본 구성을 만들었습니다. 부족한 것은 추가할 수 있습니다. 가격대는 좀 있습니다. 특히 매운탕, 공기밥. 

 

 

 

 

 

 

 

 

 

2층으로 올라가면 입구에 한 세트씩 바구니에 담겨 있습니다. 결제하고 하나씩 들고 가면 됩니다. 1층이고 2층이고 사장님들이 그렇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손님을 막 반기지 않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것은 아니고, 여기만 그런 것도 아니고 울릉도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 

 

 

 

 

식당이 넓습니다. 저녁 시간임에도 손님이 많지 않습니다. 테이블마다 비닐이 깔려 있습니다.

 

 

 

 

창가 쪽으로 자리 잡습니다. 도동항이 바로 보입니다. 왼쪽에 있는 건물은 도동항 여객 터미널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해안 산책로가 이어집니다. 일단 분위기는 100점입니다. 바다 바라보면서 마시는 술 한잔의 여유와 감성은 촉촉합니다. 하늘의 구름도 멋들어지게 날고 있습니다. 

 

 

 

 

 

 

 

 

드디어 가늘고 예쁘게 썰린 오징어회를 만납니다. 하얗고 투명한 오징어회가 싱싱합니다. 내가 드디어 울릉도에 왔구나 오징어회를 만나는구나 하는 반가움이 밀려옵니다. 그러고 보니 요 몇 년 동안 오징어회를 못 먹었습니다. 그래서 울릉도에서 만난 오징어회가 더 반갑습니다. 

 

 

 

 

쌈채소 봉지 열고, 초장 뚜껑 열고, 소주 한잔 따르고 한판 벌입니다. 

 

 

 

 

깻잎 위에 오징어 올리고 고추 올리고, 마늘 올리고 한 쌈 싸서 먹으면 완전 맛있습니다. 울릉도에서 먹는 오징어회가 육지에서 먹는 오징어회와 특별히 맛이 다르진 않습니다. 분위기가 다른 것이죠. 항구에 나가면 바다에서 갓 잡은 오징어가 들어오고, 울릉도 어딜 가나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울릉도하면 오징어가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그 울릉도 오징어를 마주한다는 자체가 특별한 맛을 풍겨냅니다. 

 

 

 

 

그렇게 해는 저물고 창밖 풍경은 짙은 색으로 변신합니다. 밤바다 보면서 한잔, 하늘 위에 있는 구름 보면서 한잔. 항구에 말리고 있는 오징어 보면서 한잔 그렇게 술잔을 기울이는 횟수는 늘어나고, 술병은 바닥을 보입니다. 오징어 한 마리에 소주 한 병이면 딱 맞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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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바로 들어가면 재미없습니다. 도동항의 밤 풍경을 만나기로 합니다. 도동항 옆으로 이어지는 해안 산책로에 불이 들어왔습니다. 밤에도 걸을 수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옛날에 그분과 저 길을 걸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에 있는 전망대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도동항 주변을 바라봅니다. 왼쪽에 활어회센터가 보입니다. 낮에 여행자들과 자동차로 북적이던 항구는 조용해지고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더울 때라서 사람들이 산책 나와서 다니는 모습도 보입니다. 울릉도는 밤에 갈만한 곳은 딱히 없습니다.  

 

 

 

 

하늘과 바다 모두 검게 물들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반짝이는 불빛이 꽃처럼 피었습니다. 어화입니다. 울릉 8경 중에 저동어화가 있습니다. 저동 밤바다에서 보이는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을 꽃에 비유한 것입니다. 여기는 도동이지만 바다 위에 피어난 꽃의 모습은 변하지 않습니다. 밤에 수고하신 덕분에 우리는 맛있는 오징어를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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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삽니다. 꽈배기집이 보입니다. 저녁때라 꽈배기가 많이 빠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녁에 밥을 안 먹었어요. 탄수화물이 필요합니다. 꽈배기 한 개에 1천 원. 꽈배기 몇 개 샀습니다. 문 닫을 때여서 그런지 서비스로 뭘 하나 더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호떡집도 있습니다. 점심 먹을 때 호떡집에 줄이 긴 것을 보고 호떡 맛이 궁금했습니다. 호떡집 이름은 다와호떡. 매운오징어호떡, 잡채호떡, 피자호떡, 치즈고구마호떡 등이 있습니다. 호떡 1개 2천 원. 매운오징어호떡을 사 먹습니다.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십니다. 맵긴 한데 오징어 느낌은 잘 안 나더라고요.

 

 

 

 

 

 

오징어회부터 꽈배기, 호떡까지 이것저것 골고루 먹었습니다. 밥은 안 먹었지만 배부릅니다. 이런저런 주전부리 먹는 것도 재밌습니다. 참 길고 긴 하루였는데 무사히 하루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숙소는 모텔급입니다. 울릉도에 별 몇 개씩 있는 호텔은 없더군요. 패키지여행이라 배정해주는 숙소에서 머물러야 합니다. 혼자 자려니 방이 왜 이리 넓은지. 다음에는 누군가와 함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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