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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동해명주

 

여행을 다니면 그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봅니다. 포항 여행길에 포항의 막걸리 사러 '동해명주' 양조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포항의 빵집 시민제과도 함께합니다. 빵도 맛있습니다. 

 

구룡포 일대를 돌아보고 포항 시내로 향합니다. 구룡포에서 900 버스로 30분 정도 달려 동해환승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정류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동해명주 양조장 입구가 보입니다. 동해양조장에서 동해명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은 없고 술 구매만 가능합니다. 직원은 술 저장고로 안내합니다. 막걸리 하면 옛날 느낌 생각하기 쉽습니다. 동해명주는 상표도 그렇고 곳곳에 재치가 보입니다. 가운데 무슨 관이 있는데 술병과 술잔으로 연결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동해명주 상표의 붉은색 동그라미는 떠오르는 태양을 상징합니다.  

 

 

 

 

 

직원은 냉장창고 문을 엽니다. 서늘한 바람이 다가옵니다. 막걸리의 눅진한 향기도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술병으로 가득합니다. 이 많은 술 다 먹으면 얼마나 걸릴까? 상상해봅니다. 마음 같아서는 짝으로 들고 오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고, 반주로 먹을 만큼만 구매하기로 합니다. 

 

 

 

 

 

 

 

 

 

 

2017 도시재생 마을역량강화사업 포항시 전통주 로드맵 선정 

 

동해명주 역사를 찾아봤습니다. 1955년 도구 양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습니다. 포항 유일의 HACCP 양조장이며 포항쌀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 포항에서 제일 많이 마시는 막걸리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소공인으로도 선정되었습니다. 

 

 

 

 

 

동해명주에서는 여러 브랜드의 막걸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영일만친구, 북극곰탁주, 동해동동주, 연오랑탁주, 세오녀탁주, 도구막걸리. 막걸리 이름이 포항스럽습니다. 포항의 특징을 잘 살렸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위 사진에서 보시는 세 종류의 막걸리만 살 수 있었습니다. 

 

 

 

 

 

술판을 벌여봅니다. 동해동동주를 먼저 오픈합니다. 진짜 동동주입니다. 동동주 이름 그대로 밥알이 동동 떠 있습니다. 신세계입니다. 에탄올 함량은 6%. "포항시 동해면 도구리 맑은 물로 빚은 포항 대표 생막걸리" 라 적고 있습니다. 밥알 동동 떠 있는 것이 식혜처럼 보이는데 맛도 식혜 느낌입니다. 막걸리의 거친 느낌이 아니고 부드럽습니다. 단맛도 살살 올라오고요. 

 

 

 

 

 

 

 

 

두 번째로 오픈한 술은 '영일만 친구'입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영일만 친구'는 포항시 막걸리 브랜드입니다. 동해명주 말고 다른 양조장에서도 만듭니다. 포항 앞바다를 영일만이라 합니다. 영일(迎日)은 해가 떠오른다는 뜻입니다. 영일만 친구 막걸리 에탄올 함량 6%. 탄산 느낌과 신맛은 덜합니다.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 목 넘김이 깔끔합니다. 

 

영일만 친구는 "포항공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공대에서 어떻게 막걸리를 만들었지? 궁금해서 검색해봤습니다. 포항공대(포스텍) 생명과학과 서판길 교수(지금은 울산과학기술원)가 우뭇가사리를 작은 입자로 분쇄하여 막걸리에 넣는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구매한 막걸리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북극곰탁주입니다. 막걸리에 북극곰이 생뚱맞아 보였습니다. 용광로에서 철을 뽑고 남은 슬래그로 규소질 비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규산질비료를 사용하면 튼튼하고 병충해에 강한 벼를 생산할 수 있고요. 벼농사짓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많이 나오는데, 규산질 비료를 뿌리면 메탄가스가 줄어든답니다. 

 

 

 

 

 

북극곰탁주는 포항에서 생산한 유기농쌀을 사용합니다. 북극곰탁주 수익금 일부는 북극곰을 위해 기부로 이어지고요. 북극곰탁주 페트병은 라벨을 떼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환경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북극곰탁주는 막걸리의 진한 맛은 아닙니다. 단맛은 과하지 않은데 탄산 느낌이 강합니다. 평소 생각하는 막걸리 맛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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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타고 포항 시내로 향합니다. 900번 버스를 이용합니다. 버스 창 너머로 포스코가 보입니다. 포스코 빼고 포항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정부에서 제철소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포항은 후보지에 없었습니다. 서천, 삼천포, 울산이 주요 후보지였습니다. 포항으로 부지가 결정된 뒤에도 대내외로 반대가 많았습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죠. 1973년 제철소 가동을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막걸리에서만 포항의 맛을 느끼진 않았습니다. 포항의 빵을 만납니다. 숙소 근처에 롯데백화점 포항점이 있습니다. 저녁에 먹을 술 안줏거리를 사러 갔다가 시민제과를 발견합니다. 낯선 이름입니다. 1949년부터 영업 시작하셨으니 70년이 넘었습니다. 역사가 맛을 보증하리라는 예감입니다. 포항을 대표하는 제과점입니다. 본점은 죽도시장 부근에 있습니다. 

 

 

 

 

 

빵을 직접 만드시는가 봅니다. 

 

 

 

 

 

 

 

 

 

 

저녁 시간이라 빵이 많이 빠졌습니다. 빵을 살 생각은 없었습니다. 사진 찍으면서 구경만 하는데 아르바이트가 다가옵니다. 친절하게 제과점 이야기도 해주고 빵 맛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빵을 사고 싶었습니다. 팥이 유명하다고 해서 시민제과의 대표라는 찹쌀떡과 단팥빵을 샀습니다. 

 

 

 

 

 

빵을 먹어보니 팥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적은 이유를 알겠습니다. 찹쌀떡과 단팥빵이 맛있습니다. 팥이 맛있습니다. 많이 달지 않으면서 입에서 계속 땡기는 그런 맛 아시죠? 단팥빵은 옛날 느낌이 있습니다. KBS 동네 한 바퀴에서 김영철 배우가 맛있게 먹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동해명주 막걸리는 가격은 일반 막걸리와 별 차이 없거나 몇 백 원 비싼 정도입니다. 양조장이 아니고 포항 곳곳에서 쉽게 살 수 있습니다. 택배 주문도 가능합니다. 시민제과도 반갑습니다. 막걸리, 빵. 우리나라 어디서도 다 만날 수 있는 음식입니다. 포항 동해명주와 시민제과는 같지 않습니다.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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