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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종학당(종학원)

 

한여름 배롱나무꽃과 함께 한 논산 여행입니다. 논산은 충청도 기호학파의 중심지로서 서원, 향교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서원, 향교, 고택에 오랫동안 자라온 배롱나무가 있고 여름이면 꽃이 핍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종학당입니다. 종학당이라는 이름만으로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기전 가장 궁금했고 여행 후 잔상이 오래 남아 있는 곳입니다.   

 

명재고택, 노성향교 방문 후 종학당으로 향합니다. 제가 더위에 강해서 어지간하면 덥다는 소리를 안 합니다. 이날은 너무 덥습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명재고택에서 가까운 카페를 찾아봅니다.

 

노성면사무소 근처 홍커피라는 카페를 방문합니다. 자그마하지만 아늑한 카페입니다. 카페 들어가니 할아버지(?) 사장님이 친절하게 반겨주십니다. 논산이 딸기로 유명하니 딸기 스무디를 주문합니다. 스무디가 맛도 좋고 양도 넉넉합니다. 시원하게 쉬면서 재충전합니다.  

 

 

 

 

 

내비게이션 안내 따라 종학당으로 향합니다. 충청남도에서 유교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이 보입니다. 2022년 9월에 정식 개관한다고 하니 종학당 방문하신다면 함께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에서 종학당으로 가는데 아저씨 한 명이 길을 막습니다. 공사 중 이서 갈 수 없답니다. 그러면서 우회로를 알려줍니다. 온 길을 되돌아 가곡리 마을회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종학당에 도착합니다. 관람료, 주차비 없습니다. 별도의 관람 시간 적어 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관리사무소도 못 봤고요. 특별히 관람 시간에 제약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밤에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종학당 입구에 홍살문이 있습니다. 범상치 않은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홍살문 통해 올라가는데 정원에 온 것 같습니다. 일단 넓습니다. 푸릇푸릇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고요. 나무에 꽃도 피었습니다. 종학당의 정체가 무엇일지 궁금증은 커져만 갑니다. 

 

 

 

 

 

 

 

 

 

 

홍살문 지나고 나니 집 한 채가 보입니다. 이곳이 종학당입니다. 

 

종학당은 '파평윤씨 종학당' 이라고도 불립니다. 파평윤씨 문중의 자녀,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이 모여 공부하는 교육도장(서당)입니다. 사립학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문중에서 만든 교육도장은 현재 종학당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종학당에서 초급과정만 운영하다가 나중에 상급과정도 만들었습니다. 종학당은 자체적으로 교육목표, 교육과정, 학칙을 정해서 운영하였습니다. 서원, 향교와 달리 배향기능 없이 교육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종학당(宗學堂)이라 또렷하게 쓴 현판이 있습니다. 

 

1643년(인조 16) 동토 윤순거가 설립했습니다. 윤순거는 인평대군의 대군사부를 지냈습니다. 인평대군은 인조의 셋째 아들입니다. 대군사부는 왕자의 스승을 말하는 것이고요. 1910년 경술국치 후 일제의 강압에 의해 상급과정 고등반은 폐쇄됩니다. 초급과정도 이내 운영을 멈춥니다. 이후 건물이 화재로 소실됩니다. 1970~80년대 들어 새로 지었습니다. 

 

종학당 운영 기간에 대과 급제자가 47명이 나왔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고시 합격한 사람이 47명이라는 것입니다. 파평윤씨 가문이 명문 가문으로 올라서는데 종학당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금의 논산은 노성, 은진, 연산 세 고장이 합쳐진 것입니다. 고장마다 대표 가문이 있습니다. 노성은 파평윤씨, 은진은 송시열의 은진송씨, 연산은 김장생의 광산김씨입니다. 세 가문이 독자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대청마루에 오릅니다. 대청에 앉으니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집니다. 더위가 한풀 꺾입니다. 대청 뒤로 만들어진 창을 통해 뒤 뜰을 바라봅니다. 배롱나무가 화사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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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갔을 때가 7월 29일입니다. 꽃이 막 피기 시작해서인지 화사한 느낌은 덜합니다. SNS에서 종학당의 최근 모습을 찾아보니 지금은 꽃이 더 활짝 많이 피었습니다. 배롱나무꽃은 백일 동안 피어 있는다 하여 백일홍이라고 합니다. 지금 8월 중순이지만 꽃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종학당을 밖에서 바라보니 꽃을 피운 배롱나무 가지가 한옥 담장 너머로 나와 있습니다. 배롱나무꽃이 좀 더 화사하게 보입니다. 담 아래에서 배롱나무꽃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옵니다. SNS에서 인기 많은 포토존입니다. 종학당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사진은 이쪽에서 많이 찍은 것입니다. 

 

 

 

 

 

 

 

 

 

 

종학당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안쪽으로 커다란 한옥이 보입니다. 정수루, 백록당, 보인당 등이 이어집니다. 이 건물들과 종학당까지 합쳐서 종학원이라고도 부릅니다. 

 

 

 

 

 

고개를 돌리니 연꽃도 피고 고풍스러운 누각도 보입니다. 배롱나무꽃도 좋지만 종학원 일대 풍경이 참 좋더군요. 기대하지 않았던 보물 같은 풍경을 만납니다. 8월 들어서 연꽃도 더욱더 활짝 피었겠습니다. 

 

 

 

 

 

누각 이름은 정수루입니다. 정수 맑은 물처럼 깨끗이 하라는 뜻입니다. 

 

 

 

 

 

 

 

 

 

 

정수루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면 6칸, 측면 2칸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들보와 기둥이 굵직굵직합니다. 공부하다가 쉬기도 하고 학문을 토론하기도 했던 장소입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서원처럼 공부하는 장소에서는 탁 트인 누각 있는 곳이 많이 있더군요. 꽉 막힌 것보다는 열린 공간이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조명이 언발란스합니다. 

 

 

 

 

 

정수루에서 바라보는 종학원 풍경이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푸른 풀과 나무도 좋고 연꽃과 배롱나무꽃의 어우러짐이 아름답습니다. 저 멀리 저수지까지 한눈에 담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술입니다. 

 

 

 

 

 

정수루 아래 연못은 네모 형태입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에 따라 만든 것입니다.  

 

 

 

 

 

 

 

 

 

 

정수루 뒤에 백록당이 있습니다. 백록이라해서 한라산 백록담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록은 주자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주자로부터 성리학이 시작한다고 할 수 있으니 조선의 학자들은 주자를 숭상했습니다. 주자가 살던 곳이 백록지고 주자가 가르치던 곳이 백록동서원인 것에서 백록당으로 이름 지었습니다. 정수루와 백록당은 상급과정 학사입니다. 온돌방과 책 보관하는 서가를 두었습니다. 

 

 

 

 

 

내삼문을 통해 종학당과 백록당의 공간이 나누어집니다. 

 

 

 

 

 

보인당(輔仁堂)

 

보인은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벗끼리 서로 격려하고 도와서 인덕을 쌓는 것에 힘쓴다는 뜻입니다. 안내문을 보면 보인당은 윤순거가 유림들의 교육과 교류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도괴(붕괴)되었습니다. 1987년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을 매입해서 옮겨오고 강당을 신축했다 적고 있습니다. 

 

 

 

 

 

 

 

 

 

 

종학당 나가기 전 정수루 한 번 더 살펴봅니다. 봐도 봐도 지루하지 않은 잊히지 않는 풍경입니다. 

 

 

 

 

 

종학당을 중심으로 사색의 길이 있습니다. 1㎞ 남짓되는 거리이니 시간 여유 있다면 걸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종학당에서 나와 유봉영당으로 향합니다. 유봉영당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건물 일지 감이 잘 안 옵니다. 조선 후기 성리학자 명재 윤증 선생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입니다. 유봉영당도 배롱나무꽃이 예쁘게 피었다 해서 찾아갑니다. 그런데 들어가는 길에 공사하고 있어서 갈 수 없습니다. 차를 돌려 논산역으로 향합니다. 

 

 

 

 

 

 

 

 

 

 

 

종학당은 배롱나무꽃만 생각하고 갔습니다. 풍경이 완전 맘에 들었습니다. 옛 건물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종학당(종학원) 일대 분위기가 무척 아름다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곳입니다. 여유 시간이 많이 없어 찬찬히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봄에 매화와 산수유 필 때도 예쁘다고 하니 봄날에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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