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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연산향교

 

뜨거운 여름 배롱나무꽃 보러 떠난 논산 여행입니다. 지난 몇 번의 포스팅으로 논산의 배롱나무꽃 명소를 소개했습니다. 보명사, 충곡서원, 종학당까지. 배롱나무꽃 여행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논산시 연산면으로 갑니다. 연산이 어떤 동네인지 살펴보고 연산향교에 핀 배롱나무꽃을 만납니다.   

 

무궁화호 기차 타고 논산역으로 가는 중입니다. 논산역 전에 연산역에서 정차합니다. 무궁화호 기차가 정차할 정도면 큰 고장입니다. 연산이라는 동네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마침 연산시장 앞에 묵밥 잘한다는 곳이 있어서 밥 먹으려고 왔습니다. 밥 먹고 연산 일대를 구경합니다. 식당 바로 앞에 시장입니다. 

 

 

 

 

 

여름날 한낮의 시장은 조용합니다. 할머니 몇 분이 바람 잘 통하는 곳에서 더위를 식히고 계십니다. 1960년대까지는 큰 시장을 유지하였으나 농촌인구 감소로 시장 규모가 작아졌다고 합니다. 5, 0 들어가는 날에 오일장이 열립니다.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위를 쳐다보니 제비들이 날아다닙니다. 반갑다 제비야!

 

연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백제시대까지 갑니다. 조선 초기에는 현감을 두었습니다. 1912년 연산군이었습니다. 꽤 큰 고장이었던 것입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하면서 논산군에 편입되었습니다. 지금의 논산은 일제강점기 때 기차가 생기면서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과거 논산은 연산, 은진, 노성 등이 큰 마을이었습니다.  

 

 

 

 

 

시장 벗어나는데 대장간 간판이 보입니다. 진짜 대장간입니다. 다양한 농기구를 판매합니다. 100년 역사의 대장간이라 쓰여 있습니다. 안쪽에서 쇳물을 녹이고 단련하고 있습니다. 이날 논산 일대가 35~36℃ 무더운 날입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뜨거운 열기를 한 몸에 받으며 일하십니다. 덥다고 투정 부리는 것을 멈춥니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연산 대추 홍보물을 만났습니다. 우리나라 대추생산량의 40%가 연산으로 모인다고 합니다. 큰 길가로 나오니 대추 파는 커다란 상점이 보입니다. 알알이 익어가는 대추나무도 보이고요. 연산이 대추 중심지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매년 10월이면 대추 축제도 열린다고 합니다. 

 

대추나무 아래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시가 있습니다. 시가 전해주는 울림이 좋아 옮겨봅니다. 대추 열매는 작지만 작은 열매가 달리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고 간단하지 않습니다.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연산시장에서 연산향교로 출발. 호남선 철길을 지나 언덕으로 오릅니다. 그렇게 5분 정도 가니 향교에 도착합니다. 홍살문을 지납니다. 향교 앞에 주차장 있습니다. 향교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국립중고등학교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향교에서 유교 공부와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태종 때 현감 박곤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 보수합니다. 김장생, 김집 부자가 연산향교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가르쳤다 합니다. 대성전에 김장생과 김집을 모시고 있습니다. 연산향교가 호서지방 서인 사림계와 관련 있음을 뜻합니다. 명륜당, 대성전, 동재, 서재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향교가 234개가 있다고 합니다. 향교가 제향의 기능도 있는 신성한 공간이다 보니 문이 닫혀 있는 곳이 많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연산향교도 문이 닫혀있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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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커다란 카메라를 든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향교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다. 뭔가 다른 길이 있는가 봅니다. 아저씨 아주머니 따라가니 담 너머로 배롱나무꽃 핀 것이 보입니다. 

 

 

 

 

 

문이 열려 있습니다. 향교 관계자분이 문을 열어주시는 것 같더군요. 배롱나무를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아저씨 아주머니 덕분에 문이 열린 줄 알았습니다. 운이 좋구나 생각했습니다. SNS 검색해보니 문 열려 있을 때가 종종 있나 보더군요. 아무튼 나는 럭키가이 

 

 

 

 

 

향교 안에 들어가 배롱나무를 가까이 봅니다. 연산향교의 배롱나무 자태가 예술입니다. 나무줄기가 울퉁불퉁 근육처럼 보입니다. 길게 뻗은 가지를 기둥이 받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향교를 지키고 있었겠구나 짐작해봅니다. 뜨거운 태양이 있기에 배롱나무꽃이 더욱더 반짝입니다. 열기를 담아 열정을 뽐내는 배롱나무입니다. 

 

 

 

 

 

 

 

 

 

 

7월 29일 모습입니다. 꽃이 나무를 가득 채운 절정의 모습은 아닙니다. SNS에서 최근 모습을 찾아보니 이때보다 꽃이 더욱더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배롱나무는 백일홍이라고도 부릅니다. 백일 동안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꽃송이가 연달아 피면서 백일 동안 계속 피어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배롱나무꽃 구경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왔다 갔다 하시기에 저도 요리조리 피해 가며 꽃 감상합니다. 나무 전체적으로 피어난 것이 아니어서 어떻게 보면 화려하고 어떻게 보면 수수하고 어떻게 보면 그윽하고 표정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연산향교뿐만 아니라 서원, 향교 등 교육하는 건물 안에 배롱나무를 많이 심습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나무 하나 심는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배롱나무 줄기는 껍질이 벗겨지면서 속을 보여줍니다. 숨김없이 깨끗함을 상징합니다. 청렴결백한 선비정신과 연결됩니다. 가지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은 끝없이 배출되는 인재를 뜻합니다.

 

 

 

 

 

 

 

 

 

 

대성전 입구에도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대성전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대성전은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입니다. 신성한 공간이기에 평상시에 출입을 금합니다. 

 

 

 

 

 

담 너머로 대성전을 바라봅니다. 대성전 안쪽에는 공자, 안자, 증자, 자사(자자 아님), 맹자 등 5성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동무와 서무에는 중국과 우리나라 선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향교 안쪽에 다소곳하게 배롱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사진은 작게 보이는데 실제로는 꽤 큽니다. 향교 왼쪽으로 올라가면 사진 속 배롱나무가 담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밖에서 이 나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이때는 몰랐습니다. 배롱나무 개화 상태 SNS 찾아보다가 알았습니다. 

 

 

 

 

 

 

 

 

 

 

배롱나무 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

 

 

 

 

꽃구경도 좋지만 향교도 살펴봐야겠습니다. 향교 뒤쪽에 대성전이 있고 앞에 명륜당이 있습니다. 명륜당은 지금으로 치면 공부하는 교실입니다. 명륜(明倫)은 인간사회의 윤리를 밝힌다는 뜻입니다. 맹자 등문공편(滕文公篇)에 “학교를 세워 교육을 행함은 모두 인륜을 밝히는 것이다.”라 한 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명륜당 앞은 동재와 서재로서 기숙사입니다. 

 

 

 

 

 

연산향교 구경하고 다음 행선지를 가기 위해 내려왔습니다. 문묘전교(향교 관리하고 각종 행사를 주관하는 직책) 지낸 분들의 공적비 앞에 배롱나무 한 그루가 예쁘게 꽃을 피웠습니다. 여름날 논산은 가는 곳마다 꽃 피어나는 멋있는 고장입니다. 육군 훈련소 힘들고 고난스러운 이미지는 지워주세요.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에 있는 연산향교입니다. 향교가 있다는 것은 조선시대까지 상당히 큰 고장이라는 것을 뜻합니다. 지역의 중심지였다는 것이고요. 연산이라는 곳을 다시 알게 되었고 연산향교에서 배롱나무의 아름다움에 또 한 번 감탄합니다. 한여름 논산 여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논산 배롱나무 구경은 몇 년 후에 또 갈 겁니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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