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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성당

천주교 성당 하면 붉은빛의 엄숙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자가 아니면 쉽게 성당을 방문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오늘 찾아가는 옥천성당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마음이 밝고 환해지는 것이 새로운 느낌의 성당입니다. SNS 사진 명소로도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옥천은 우리나라 중앙에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와 붙어 있습니다. 택배 조회할 때 한 번씩은 보셨을 것입니다. 옥천 HUB. 옥천역에서 10여 분 걸어가면 성당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나 택시 타고 갈 수도 있는데 동네 구경할 겸 걷습니다. 성당으로 오르는 길 벽화로 먼저 성당을 만납니다. 그림으로만 봐도 뭔가 분위기가 다릅니다.




옥천 명소인 둔주봉 한반도 지형과 군북면 부소담악의 풍경을 사진으로 만납니다. 옥천은 내륙지방으로서 산줄기가 이어집니다. 맑은 물이 흐르고요. 시원스러운 장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입니다.




성당은 오르막길을 올라야 합니다. 오르는 길에 십자가에 묶인 예수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저는 천주교, 기독교 어느 종교도 믿고 있진 않지만 십자가에 못 막힌 예수 그리스도를 보면 눈물납니다.







오르막길을 오르면 성당이 나타납니다. 푸른색, 코발트, 블루 화이트 등 하나의 색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옥천성당의 빛입니다. 처음 볼 때는 낯설지만 이내 익숙하고 반갑습니다. 성당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옥천 지역 신자들은 1901년 무렵부터 공소에서 기도를 올립니다. 1906년 옥천 공소가 본당으로 승격하고 홍병철 루카 신부가 초대 주임신부로 부임합니다. 홍병철 신부의 주도로 1909년 20평 규모의 성당을 만듭니다. 이때 만든 성당은 지금 볼 수 없습니다.




6ㆍ25 전쟁 후 미국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 로이 패티프렌 신부가 부임하고 성당 축성을 시작합니다. 1955년 9월 공사를 완료하었고 1956년 4월 축성식을 올립니다. 옥천성당이 만들어졌을 때 성당은 옥천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습니다. 1991년 증축합니다. 옥천성당은 70년 가까이 옥천을 지키고 있습니다.




옥천성당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7호입니다. 등록문화재가 지금 820호까지 지정되었습니다. 7호라면 굉장히 이른 시기에 지정되었습니다. 옥천성당은 지방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이고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종교건축 변화를 알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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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탑에 걸려 있는 종은 1955년 프랑스에서 들여왔습니다. 종소리가 좋다는 글을 봤습니다. 직접 들어보진 못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걷습니다.




코발트 푸른빛의 성당을 마주하니 지중해 어느 바닷가 마을을 거니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지중해를 가본 적은 없습니다. 뭐 꼭 가봐야 아는 것은 아니지 않나요? 😅








가까이 보면 얼룩얼룩하기도 하고 변색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인위적이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익어가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소박함이 엿보입니다.




성당 뒤로 잔디밭이 이어지고요. 오른쪽 건물은 교육관








창문이 귀엽습니다.




주변의 푸른 나무들과 함께하는 풍경도 근사합니다.








옥천 성당은 2006년 문화재청과 옥천군의 지원을 받아 종탑을 새로 세웁니다. 성당 벽면과 지붕의 도색을 새로 합니다. 2008년 성당 지붕을 원형대로 기와에서 함석(철판)으로 변경합니다.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을 안고 있습니다.

신자는 아니지만 두 손을 잡고 기도를 올립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 아프지 말게 해 주시고 제가 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들을 더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아멘.












옥천성당은 빼어난 아름다움을 가진 건물은 아닙니다. 반듯반듯하고 또렷하게 다듬어진 건물도 아닙니다. 하지만 살짝 빛바랜 건물은 볼수록 친근하고 정감이 갑니다. 성당 주변은 고요함으로 가득합니다. 엄숙하기까지 한 성당 안에서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옥천성당은 2011년에 혼자 왔었습니다. 이때는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짙은 파란색이었습니다. 코발트빛 성당과 파란 하늘이 무척 조화롭습니다. 오늘은 하늘빛이 회색 이어서 성당의 푸른빛이 회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은은한 분위기는 한층 더 퍼집니다.




2011년 어느 봄날의 옥천성당. 푸른 하늘과 함께하니 느낌이 확 다릅니다. 파란 하늘의 바탕 속에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성당을 찾아봅니다.








옥천성당 준공 당시 모습




성당 구경하고 큰길로 내려왔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모습과 생가를 그림으로 만납니다.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 옥천입니다. 옥천 구읍에 생가가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정지용 이름은 모른다 하더라도 시인의 작품을 보면 아하~ 하실 것입니다.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지고 이삭 줍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마침 옥천 오일장이어서 장 구경을 이어갑니다. 옥천 오일장은 날짜 끝자리가 5, 0이 들어가는 날에 열립니다. 옥천에 복숭아, 포도가 많이 나옵니다. 과일 브랜드가 '향수'입니다. 복숭아, 포도가 많이 나는 여름에는 '향수 포도 복숭아 축제'도 열립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김장 배추 심을 때가 왔습니다. 푸른빛의 배추 모종이 시장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늘, 고추 파는 상인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시장에 오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옥천은 풍요로움 맑음 아름다움이 저절로 생각나는 고장입니다. 아름다운 우리글로 멋스럽게 시를 지어낸 정지용 시인이 생각납니다. 하늘빛이 유독 푸른 날이면 옥천성당이 더욱 생각납니다. 푸른빛의 성당을 보며 내 마음에 밝고 푸르름이 더해집니다. 성당에서 정지용 생가까지 20여 분 정도 걸어갑니다. 시를 읊조리며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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