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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관음사 코스

어느 겨울날 .. 눈 내린 한라산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로 고고씽 .. 성판악 코스로 정상을 향하였지만 .. 흐린 날씨에 조금씩 걱정이 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 정상을 향해 돌진합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눈바람은 한발 한발 디디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정상인 백록담에 도착을 합니다.. 그런데 ..


겨울 백록담


그런데 .. 보이는 것은 하얀 눈뿐입니다. 그 속에서 간간히 사람들의 모습만 보일 뿐입니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카메라를 들고 중심을 잡고 사진 찍을 여유가 없습니다.. 후다닥 찰칵찰칵 .. 카메라도 쉽게 꺼낼 수도 없었습니다. 강한 눈바람에 강하게 부딪히는 카메라를 오히려 보호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한라산 정상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봅니다 .. 흐릿한 사진 한가운데 기둥이 서 있습니다. 그 속에는 '한라산 동능정상' 이라는 글씨가 담겨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입니다. (진짜 한라산 정상은 서능정상입니다.. 서능정상이 1950m 입니다.. 동능은 1933m ^^ .. 서능정상은 갈 수 없어요) ..

나무 난간 뒤가 한라산 백록담입니다. 동서로 600m, 남북으로 500m, 둘레 3㎞ 이르는 화구호 입니다. (한라산은 칼데라 아닙니다.. 백두산 천지가 칼데라 입니다.. 만들어진 원리가 달라요.. ) .. 흰 사슴이 물을 먹는다는 백록담 ..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백록담이지만 .. 흰 사슴이 흰 산신이 되어 이곳을 지켜주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한라산 정상


모진 바람 속에서 긴 시간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하산을 해야 했습니다. 따뜻한 날에 오면 이곳에서 쉬면서 간식도 먹으면서 쉬었다 가는데 .. 그런 것은 엄두도 안납니다.. 성판악쪽으로 올라온 저는 관음사쪽으로 내려갑니다.. 관음사쪽은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에 비하여 등산시간이 깁니다.. 다이나믹한 경관을 자랑하는 관음사 코스 이지만 .. 이날은 무사히 내려가는 것만을 바랄뿐입니다.



고드름


관음사 쪽으로 하산을 합니다. 하산 길도 쉽지가 않습니다. 여전히 눈바람은 불어오고.. 길은 보이지를 않고 .. 더군다나 저는 안경을 썼는데 .. 눈바람에 안경이 뿌옇게 되어서 보이질 않습니다... 겨우겨우 10분 정도 내려오니 .. 그나마 바람이 잔잔해져감을 느낍니다.. 주변에 나무와 바위가 있어서 바람이 막아주고 있었습니다.

잠시 숨을 고릅니다.. 바위에는 눈 녹은 물이 고드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셀카도 찍습니다. 나중에 확인을 해 보니 .. 속눈썹과 머리가 하얗게 되어 있었습니다.. 속눈썹은 얼어서 아래로 내려 갔더군요 (제가 속눈썹이 좀 깁니다.. 그래서 눈이 많이 쌓였다는.. ㅋㅋ ) 진짜 눈 사람이 되어 있더군요 .. 그래도 눈사람이 된 저의 모습이 뿌듯했습니다..



한라산


겨울 눈


한라산


역시나 카메라를 꺼내들기가 쉽지 않더군요 .. 눈바람의 영향도 있었구요.. 카메라를 작동하면 렌즈에 김이 서려서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렌즈 닦고 뭐하고 기다릴 정도로 여유도 없었구요.. 급한 마음에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봅니다..

사진을 흑백모드로 찍었나? 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서도 .. 그런것은 아니구요.. 눈이 소북히 쌓여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흑백의 감성이 묻어나는 사진이 찍혔습니다.. 선명하지는 않아도 .. 제 마음에는 무척이나 와 닿는 사진입니다..




한라산 용진각


40분 정도 내려 오니 .. 용진각 대피소가 있던 곳을 지나갑니다.. 용진각 대피소는 1974년에 만들어 졌습니다.. 그런데 2007년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완전히 박살이 나버렸습니다. 지금은 터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용진각 대피소에서 단체로 산행을 온 사람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뭔가를 먹고 가는 듯 합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지 않은대 쉬었다 가는 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빨리 내려가야겠다는 생각만 했거든요.. 탈출해야겠다는 그런 마음 말이죠.. ㅋㅋ



용진각 현수교


용진각 현수교를 지나갑니다.. 태풍 나리로 인하여 훼손 된 등산로를 대신하여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이 다리 끝에 약수물이 흐르더군요.. 물맛이 좋습니다.



미지의 세계


안개 속을 향해 걸어가는 느낌이 묘하더군요.. 저 다리를 건너가면 ..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것만 같은 .. 새로운 세계 ..


삼각봉 대피소


한라산 백록담에서 거리로는 2.4㎞ .. 시간으로는 1시간 정도 흘러 삼각봉 대피소에 들어옵니다.. 눈바람에 젖은 배낭과 점퍼를 벗습니다..  고생하긴 했네요.. ^^

배낭속 보온병에는 뜨거운 물이 남아 있습니다.. 커피도 한 잔 하고 .. 간식도 먹으면서 숨을 고릅니다.. 살았다는 안도감도 들고 .. 어려움 환겨을 뚫고 왔다는 제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해서 .. 괜히 므흣한 미소 한 방 날려보니다... ㅋㅋ

삼각봉 대피소 안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 화장실도 있습니다. 매점은 없습니다.




모노레일


대피소 옆으로 레일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거 타고 내려가고 싶더군요.. 그런데 .. 내려가다 보니 레일이 급경사 구간도 있더군요 .. 그 부근은 무서울 것 같아요.. ㅎㅎ




한라산 안개


다시 출발.. 안개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관음사 등산로의 아름다운 모습은 못 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거기다 싸래기눈도 내리기 시작하네요 .. 맨날 어디가면 나는 날씨복이 있으니 걱정말라던 호기는 소리없이 사라집니다.. ^^



설경


그래도 눈 덮힌 조릿대와 나뭇가지의 모습은 이쁩니다...



싸리눈이 조릿대잎에 내리는 소리가 좋습니다.. 자연의 소리


까마귀


까마귀들이 떼를 지어 다니며 울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까마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까마귀가 대접 받는 새는 아니지요... 사람 죽었을 때 기분 나쁘게 운다고도 하구요 .. 사람 죽었을 때 우는 것은 까마귀가 슬퍼서 그런거래요.. 저는 까치보다 까마귀가 더 멋있어요.. 까마귀 가까이서 보신 적 있으신가요? 까만 깃털이 정말 멋집니다..



조릿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니 좋네요 .. 환해진 모습에 제 마음도 환해집니다.. ㅎㅎ.. 이렇게 환한 모습 .. 정상은 눈보라가 강해서 정신도 못차리고 한 치 앞도 안 보이는대.. 그러고보면 인생도 그렇지요.. 고난의 연속이었다가도 환해지고 .. 앞에 어떤 모습이 보일지 알수도 없구 말이죠.. ^^



숯 가마터


숯가마터입니다.. 해발 750m 지점 .. 관음사 등산로 입구에서 2.5㎞ 올라온 지점에 있습니다.. 1940년 경에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이구요... 한라산의 참나무를 이용하여 참숯을 구어내었다 합니다..



용암 새끼줄


용암이 흘러간 흔적도 볼 수 있습니다.. 요런것을 새끼줄구조 .. 한자로는 승상구조 라고 합니다.. 용암이 흐르다가 공기와 접촉하는 윗부분이 먼저 식으면서 굳습니다.. 아랫쪽은 여전히 흘러가는 것이구요 .. 그래서 미리 굳은 윗부분이 밀리면서 새끼줄 형태를 만들게 됩니다..

한라산은 순상화산입니다.. 순상은 방패모양을 뜻합니다.. 창과 방패할 때 그 방패죠.. 방패를 눞혀보면 가운데를 기준으로 경사가 나즈막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라산을 만든 용암은 현무암질 용암으로서 유동성이 큰.. 즉 잘 흐르른 성질의 용암입니다.. 그래서 경사가 완만하게 됩니다..

그러나 정상부근은 조면암, 안산암질 용암이 분출을 했습니다.  .. 이들은 유동성이 작습니다.. 잘 안흐르죠 .. 그래서 위로만 올라가서 경사가 급합니다.. 종상화산을 이룹니다.. 종상.. 종모양이는 뜻이죠 ..



한라산 계곡


등산로를 따라 계곡이 이어집니다.. 역시 계곡에는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계곡만 보면 .. 겨울의 한라산이라 짐작 하기 힘들겠습니다... 이때가 12월이었으니.. 지금 1월 한겨울에는 하얀 모습이 되었을 수도 있겠군요..



굴빙고 석빙고


구린굴 굴빙고 입니다.. 굴빙고가 무엇일까요? 얼음창고라고 생각하셨다면 빙고!!  ㅎㅎ.. 442m의 길이를 갖고 있는 구린굴입니다.. 석빙고로서 얼음을 보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답니다.. 구린굴 주변으로 조상들의 집터와 숯가마터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답니다..


한라산 등산 시간


백록담에서 출발하여 3시간 30분 만에 내려왔습니다.. 관음사에서 백록담까지 오른다면 시간은 더 걸립니다.. 한라산 홈페이지에는 5시간 30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일전에 4시간 정도 걸려서 올랐던 것 같군요..

한라산은 등산은 정해진 시간이 있습니다.. 성판악 코스로 올라갈 때도 소개해 드렸지만..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시간 확인 잘 하고 출발하시구요..


한라산


세계자연유산에 빛나는 한라산입니다.. '한라산' 이라는 이름은 '은하수를 잡을 만큼 높은 산' 이라는 뜻입니다.

관음사 코스라고 불리는 이유는 등산로 입구 부근에 '관음사' 라는 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음사는 제주도의 중심 사찰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관음사 옆에 '산소리' 라는 찻집이 있습니다..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연잎수제비 같은 식사도 가능합니다.. 관음사 앞에도 식당이 있습니다. 라면, 막걸리 등을 판매합니다..




관음사 코스는 교통편이 좋지 않습니다. 버스가 없습니다. 관음사코스로 내려오면 택시가 있습니다.. 공항까지는 2만원 하는 것은 확실하고 .. 제주시청까지 1만원 정도.. 신제주까지는 1만 5천원.. 성판악까지는 2만원 정도 할 것입니다.. 택시비가 아깝다면.. 제주대학교 방면 산천단쪽으로 30분 정도 걸어가면 516도로(1131도로) 가 나오고.. 제주시내와 서귀포, 성산포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한라산 등산 .. 모진 눈바람에 제대로 고생했고.. 죽을뻔 했다는 엄살 아닌 공포도 느꼈습니다.. 힘든 등산이었지만 .. 마음 한 켠에는 뿌듯함이 남아 있습니다.. 아마 평생가도 못 잊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는 투명한 백록담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지요.. ㅋㅋ.. 겨울 한라산 생각하면.. 살며시 미소 짓게 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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