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 성인봉에 꼭 올라보세요 ..

울릉도 성인봉

울릉도하면 바다를 먼저 생각합니다.. 드넓은 동해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섬이기때문이겠지요.. 울릉도의 중심에는 커다란 산봉우리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성인봉입니다..

높이도 제법 높습니다.. 해발 984m입니다..  사실 육지 위로 올라온것이 이정도이고, 바다속까지 포함하면 높이는 3,000m에 이르지요.. 동해 한 복판에 이렇게 높은 봉우리가 만들어진 것은 용암의 힘입니다.. 즉 울릉도도 화산섬이라는 사실 .. 울릉도 옆 독도도 화산섬입니다.. 독도의 바다속 깊이까지 더하면 울릉도보다 더 높지요 ..

울릉도의 중심에 우뚝 속은 성인봉에 오르려 합니다.. 사실 오르기전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산이 험하다는 글도 본 것 같구요.. 하지만 .. 안 올랐으면 후회할 뻔 했네요 .. 울릉도의 속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재밌는 산행이었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산행 출발지는 나리분지였습니다.. 나리분지에서 울릉도의 자란 나물로 만든 비빔밥으로 배를 채우고, 성인봉으로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나리분지 안에 음식점이 몇 곳 있더구만요... 이정표의 캐릭터를 오징어로 한 것이 재밌습니다... 앗 다리가 5개다 .. ㅋㅋ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울릉도는 화산섬입니다.. 2만년전부터 2천년전까지 폭발이 이루어졌습니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점성이 높은 용암이 나왔습니다.. 조면암, 안산암질 용암입니다. 그래서 옆으로 퍼지기 보다는 위로 쌓인 형태입니다.. 제주도는 점성이 낮은 용암인지라 옆으로 넓게 퍼진 것이구요.. 울릉도는 종모양의 종상화산, 제주도는 방패모양의 순상화산입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입니다.. 성인봉 북쪽에 있는 화구가 함몰되면서 나타난 것인대요.. 이것이 바로 칼데라입니다.. 칼데라는 화구가 함몰해서 본래 화구보다 커진 것을 말합니다.. 폭발이 강해서 화구아래에 빈 공간이 생기고, 결국은 무너져 내린 것이지요.. 칼데라에 물이차면 칼데라호가 되는 것이고, 백두산 천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한라산 백록담은 화구호이구요 ..

 

나리분지는 나리꽃이 많이 피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나리분지 초입에는 울릉도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습니다. '투막집'이라고도 합니다.. 집 안에는 통나무와 나무껍질 등을 이용하여 만든 집입니다.. 투막집은 잘 들어보지 못하셨겠지만, '우데기'는 쉽게 아실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사회시간, 고등학교 한국지리 시험에 단골 출제되기도 하는 우데기입니다..

우데기는 눈, 바람,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외벽입니다. 다음 기회에 보여드리겠지만서도 .. 투막집 안에 통나무로 집을 만들었고, 위에 사진처럼 밖에는 새, 옥수수대 등으로 벽을 둘러 친 것이 우데기입니다..

'신령수'라는 약수터에서 물 한 잔 마시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고양이가 보입니다.. 어떤 만화 캐릭터와 비슷한 모습입니다.. 어떤 만화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 요 때는 고양이가 좀 부러웠었다죠... ㅎㅎ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초반에는 조용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침 이날 비가 살짝와서 땅이 촉촉히 젖어 있었답니다.. 그래서 공기가 더 상쾌하더군요 ...  맑은 공기는 오장육부를 휘감아 돌면서.. 마음까지 맑게 해주었답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것이 좋습니다...

때로는 험한 바위길을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길은 잠시뿐 .. 나무 계단으로 등산로를 잘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런 바위길 정도는 올라주어야 .. 등산하는 맛이 나지요 .. ㅎㅎ

중턱에 오르니 .. 울릉도의 또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분지 너머로 멀리 바다도 보입니다... 울릉도는 이중화산입니다.. 종모양의 화산체가 만들어지고, 나리분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나서 나리분지 안에서 봉우리가 하나 솟아오르게 됩니다.. 이것이 알봉이지요 .. 알봉에 의하여 나리분지가 둘로 나누어집니다..

 

분지가 보입니다.. 울릉도에 있는 유일한 분지입니다.. 그러고보면 .. 섬 가운데 봉우리 안에 이렇게 평평한 땅이 있는 것도 독특한 지형입니다... 이 분지를 제외하고 울릉도의 대부분은 경사가 급합니다... 산악지대인지라 농사짓기가 힘들지요.. 먹고 살기 힘들었다는 이야기..

 

나뭇잎이 살며시 떨어진 길 ..

 

 

고사리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사리산입니다.. 성인봉에 안개가 많이 있고, 습하기 때문에 고사리가 잘 자라는가 봅니다...

고사리들 사이로 더덕이나 각종 산나물도 많았었다 합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캐서 보기 힘들다는군요 .. 이를 보고 울릉도 사람들 작작캐지? 라 생각할 수도 있는대요.. 범인은 육지에서 온 관광객들이라 합니다.. 산에 오르면 특별히 막는 사람도 없으니 .. 그냥 마구 캐내갔을 것 같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들어와 울릉도에서 돈 쓰고 가는 것을 좋게 보고 싶지만서도.. 이렇게 장난질하고 간다면, 안 오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육지에서 관광 온 사람들이 나물 캔다고 산 속으로 들어갔다가 추락사 하는 경우도 많다는군요.. 더덕이나 나물은 사 드세요.. ^^

 

 

정상이 머지 않았습니다.. 아스라이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이 신비감을 더해줍니다.. 성인봉 정상주변은 실제로도 신비한 곳입니다..

울릉도만의 희귀한 나무, 풀, 꽃 등이 조화롭게 뒤섞이면서 원시림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봉을 중심으로 300여종의 식물이 살고 있고, 이중 울릉도만의 특종식물이 40여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울릉도 정상부근의 원시림은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안개가 가득입니다.. 성인봉 주변은 연 300일 이상 안개로 덮혀 있습니다.. 울릉도하면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런 느낌을 주는데.. 성인봉에 오르니, 아스라히 피어있는 안개 속에서, 신비로움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성인봉에 도착을 합니다.. 빗방울이 툭툭 떨어집니다... 성인산이 아니고 성인봉입니다.. 봉 .. 성인봉이 독립된 하나의 산체가 아니고, 나리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외륜산의 여러가지 봉우리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봉우리의 모양이 유순하게 생겨서, 성인들이 노는 장소처럼 보인다해서 '성인봉'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성인봉에는 장군 발자국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못 찾았어요 .. 찾을 정신도 없었지만서도 .. ㅎㅎ .. 발자국이 하나만 있습니다.. 다른 발자국은 육지에 있구요.. 가랑이 사이로 넓은 동해 바다가 흐를 정도니, 엄청난 거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전설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저승사자 할 때의 그 사자입니다.. 

사자가 말하기를 성인봉에서 큰 장군이 태어날 것이고, 장군이 크면 육지를 위협할 것이라는군요.. 그래서 미리 혈맥을 끊기로 했답니다. 성인봉에 올랐고, 어딘가를 파헤치니 혈맥이 나왔고, 그것을 끊었다는군요 .. 그래서 울릉도에서는 장군이 나오질 않는다 합니다.. 혈맥을 끊은 사람들이 일본사람이라는 말도 있군요..

도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케이블카도 있군요 .. 왕복 요금이 7,500원 정도 합니다.. 저는 타보지는 않았습니다..

도동까지 오는데.. 완전 급경사입니다... 이 경사를 내려가면 대원사가 나옵니다..

 

울릉도 나리분지에서 출발해서 성인봉을 찍고, 도동 대원사 방면으로 내려왔습니다.. 산행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구요 .. 등산을 하면서 보이는 주변경관이 육지의 여타 산하고는 달랐습니다.. 바다도 보이고, 분지도 보이고, 이를모를 봉우리들도 보입니다..

성인봉 높이가 1000m가 안됩니다... 높이만 보면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한 봉우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울릉도에 갔으면 성인봉에 꼭 올라가야겠더군요.. 울릉도가 이런 곳이구나라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등산화 꼭 챙기시고, 꼭 성인봉에 올라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