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맛집 청기와 쌈밥
경주는 독특한 매력을 담고 있는 도시입니다. 신라 천년고도라는 역사적인 의미는 기본이고 여러가지 즐거움이 있는 도시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주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고 좋은 인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주하면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 밀면도 맛있고 황남빵도 맛있습니다. 밥이 맛있습니다. 맛있는 한정식집, 순두부집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쌈밥집을 가볼까 합니다. 경주가 쌈밥이 유명합니다. 경주의 많은 쌈밥집 중에서 제가 찾은 곳은 청기와 쌈밥입니다.
청기와쌈밥은 경주시내에 있습니다. 경주역으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식당 앞에 대릉원이 있습니다. 경주에 있는 고분들의 크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너무 커서 산 인 줄 알았다는 말이 허튼 소리는 아닌 듯 합니다. 다행히도 고분들이 도굴 된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무덤 안의 목관이 썩어 봉토와 함께 무너졌기 때문이라는군요. 고분 구경은 뒤로 하고 밥 먹으러 들어갑니다.
청기와 쌈밥, 쌈과 한정식
그렇다면 경주에서 왜 쌈밥이 유명해졌을까요? 쌈밥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라 합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쌈 위에 밥을 싸서 먹는 것을 독특하게 여기게 되면서 쌈밥집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합니다. 일본사람들이 고기는 싸먹지만 밥까지 싸먹지는 않는다는군요. 야채에 밥을 싸먹는 음식은 다른 나라에서 보기 쉬운 광경은 아닐 것입니다. 고기 먹을 때만 쌈싸먹는 것은 아니지요. 싱싱한 야채에 밥 올리고 고추장, 쌈장, 된장 맘에 드는 것 척 하고 올리면 맛있습니다..
장미꽃이 이쁘게 피었습니다. 저 너머 식당의 지붕에 청기와가 보이는군요. 청기와하니 청와대가 생각나네요. 청와대가 무슨 뜻인지 아시죠? 푸른 기와가 있어서 청와대입니다. 청화대 아니에요.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잘해야 국민들 밥맛이 살아날텐데. 요즘은 밥맛 살아날 일이 점점 없어지네요.
식당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항아리도 있고 풀과 나무의 정원도 있는 것이 어느 양반집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실제로 80년 넘은 집이라고 합니다. 식당은 신발벗고 방안으로 들어가서 먹게 되어 있었습니다. 방에 앉아 있으면 한 상 가득 밥상이 들어옵니다. 분위기만으로 뭔가 대접 받는 기분이 드는군요.
쌈밥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 바로 쌈이겠지요.. 신선한 야채들이 가득입니다. 상추, 신선초 등등 (사실 다른 채소들 이름은 모르겠어요) 여러가지 쌈채소들이 보입니다.
사실적으로다 쌈밥은 애증의 음식입니다. 저 같이 혼자 싸돌아 다니는 사람은 쌈밥집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의 쌈밥집은 2인분부터니까요. 다른 나라도 이렇게 '2인분부터'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반찬 가짓수 줄이고 1인분도 만들어주세요. 사장님들. 그래도 이날은 지인들이 있어서 무사히 먹었습니다.
다시마, 양배추를 필두로 해서 다른 쌈 재료들도 올라와 있습니다. 커다란 입들의 쌈들과 다른 별미입니다. 쌈과 반찬은 리필됩니다.
반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두부, 도토리묵, 멸치젓갈 그리고 가자미 식해도 있었군요. 쌈싸먹을 때 젓갈 올려도 좋지요. 비릿한 맛이 싫다고도 하지만 그 비릿함에 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편육, 나물 오른쪽 아래는 콩잎도 있습니다. 콩잎은 경상도, 제주도 등지에서 주로 먹습니다. 저는 제주도에서 처음 콩잎을 먹어봤습니다. 회를 콩잎에 싸 먹더군요. 경기도쪽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경우입니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먹는 줄 알고 있고 경상도 쪽 가면 일부러 찾아 먹기도 합니다.
꽁치와 묵은지를 함께 넣었고 제육볶음도 있습니다. 비지찌개, 된장찌개도 있습니다. 된장찌개는 좀 애매한 스타일. 국도 찌개도 아닌 어중간합니다. 국이 따로 나오니 여기서는 찌개. 제육볶음은 어찌어찌하여 서비스로 나온거에요. 따라서 '쌈밥' 시키면 안 나올 수도 있어요. 고기 안나오면 좀 섭섭하시겠다.
그리고 막걸리.
요즘 막걸리가 어찌나 좋은지 어디가서 막걸리 한 병 꼭 시킵니다. 회식 할 때도 다른 사람들 소주, 맥주 마실 때 혼자서 막걸리 잔 홀짝홀짝 비우곤 합니다. 막걸리하고 저하고 어울리는 구석이 있긴 있어요.
문제는 이날 막걸리를 너무 먹었다는 것이지요. 때는 점심 시간이었던지라 사람들이 술을 잘 안 먹더라구요. 그래서 저 혼자 홀짝홀짝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 소변이 급 마려오더군요. 심각한 상황. 결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내려서 해결했다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쌈밥집에 왔으니 .. 당연히 밥이 나와야 할 것이고.. 밥의 단짝 국도 함께 합니다.
한 상 거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쌈싸먹습니다... 고기 올려도 되고.. 꽁치를 올려도 되고.. 밥만 올려 된장, 쌈장만 올려도 됩니다.. 쌈채소가 싱싱하니.. 밥맛도 좋네요 ... 쌈채소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쌈밥은 영양학적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 ^^
청기와쌈밥 가격입니다.. 외국인들이 제법 오나 봅니다.. 메뉴를 영어와 일본어로 해 놓았군요 .. 아니면 그냥 해놓은것인가? 그래도 경주하면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역사의 고장인지라.. 외국인들도 많이 올 것 같습니다..
불고기 쌈밥과 그냥 쌈밥은 차이는 불고기입니다.. 당연한 얘긴가요? ㅋㅋ .. 그냥 쌈밥에 불고기만 올라간것이 불고기 쌈밥이에요 .. ^^
메주 ..
오늘은 경주에서 쌈밥을 먹어봤습니다.. 반찬 하나하나가 정갈한 느낌이 드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경주와 쌈밥의 연관성이 큰 편은 아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담없이 있기에는 좋더군요 .. ㅎㅎ
우리나라에서 고려시대 이전부터 쌈을 먹었다고 합니다.. 우리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쌈입니다.. 쌈싸먹는 것은 오묘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질적인 음식들을 모아 모아서 하나로 만들고 .. 그것을 통체로 먹습니다.. 화합의 상징인 쌈밥입니다... ㅋㅋ .. 경주에 쌈밥집이 몰려 있는 것도 재밌는 일이기도 합니다.. 경주로의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쌈밥 드셔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웃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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