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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

얼마 전 어처구니도 없고, 창피하기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뿐이 안나네요. 무고한 사람들이 저처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포스팅을 시작하려 합니다..

뭔 이야기인고 하니, 제목에서도 아시겠지만서도 제가 보이스피싱에 낚일뻔 했다는 거 아닙니까? 아~ 정말. 평소에는 이런거 누가 걸리냐며 비웃었는데, 이거 막상 전화를 받으니 소리없이 빠져들더군요. 특히나 심신이 약해져 판단이 흐려진 상태에서는 그냥 한방에 훅 가더구만요.

어찌 된 영문인지 그 이야기를 풀어 볼까 합니다..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02-1599-6897 

제가 낯선 번호로 전화가 오면 잘 안 받는데, 특히 1588, 1577 이런 번호는 더더욱 안 받는데, 이상하게 이 전화는 받게 되더군요. 30 ~ 40대의 남성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댑니다.

법무부 검찰과 금융범죄수사1팀 이재준 수사관

보이스피싱하면 중국 조선족의 어설픈 한국말을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태연하게 연기를 기가막히게 하더구만요. 제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니, 이 녀석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저의 이름을 대더니만, 광주에 사는 김정환이라는 사람을 아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진짜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른다 했더니, 보이스피싱하는 사람 말이, 김정환이라는 사람이 불법도박사이트를 만들고, 제 이름으로 대포통장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이름으로 모 은행에서 돈을 대출을 했답니다. 내가 피의자인지 피해자인지 확인을 해야겠기에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건번호를 알려주네요.

0130 - 김정현 - 명의도용사건

여기서부터 이 놈들에게 빠져들어갑니다.

뭔 소리냐, 난 피의자가 아니다. 피해자다면서 열 받아 하니까, 인터넷이 가능하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인터넷 할 수 있는 컴퓨터로 자리를 옮기라 합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켜니, 이 놈들이 인터넷 주소를 알려줍니다. 그 주소를 넣고 들어가니, 대검찰청 사이트가 나오네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이없는것이, 대검찰청 사이트는 http://www.spo.go.kr 입니다. 주소 끝이 go.kr 입니다. 얘네들이 알려준 피싱 사이트 주소는 http://www.spogo.com 입니다. 기업체에서 사용하는 com 주소였던것이지요.




그렇게 인터넷 사이트로 들어갔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찝찝하기도 해서, 당신네들 누구냐고 재차 물으니, 검사를 바꿔주네요. 검사이름은 이현주. 검사는 '나종환' 이라는 또 다른 인물을 언급합니다. 검사를 연기하는 사람이 자신들을 못 믿겠으면, 그 홈페이지(가짜 대검찰청 사이트) 어디를 클릭해보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좀 전에 알려준 사건번호가 뜨네요. 

여기서부터는 완전 빠져든거에요.

개인정보가 침해되었을것이기에 '개인정보노출자' 등록을 해야 된답니다. 거기에 통장번호, 통장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등등을 입력하라고 합니다. 카드 쓰는거 있냐고 묻는데, 저는 카드를 잘 안쓴다고 하니 그냥 넘어가네요.

그리고나서 보안카드가 있냐고 묻습니다.  마침 또 보안카드가 있었어요. 보안카드 일련번호하고 각 번호별 번호를 하나씩 다 넣으라고 합니다. 그것도 친절하게.

그런데 이 때 저와 같이 일하는 친구가 큰 소리로 '보이스피싱이니까 전화 끊어' 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그래서 후다닥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친구 말이 제가 급하게 전화받더니, 대검찰청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오랫동안 통화하는게 이상해서 왔더랍니다. 

그래서 다행히 보안카드 번호까지는 안 넣었다는 ..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뭐가 유출되긴 한 것 같고.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일단 은행에 전화를 해서 보이스피싱에 낚인거 같다고 하니, 은행쪽에서는 돈 출금 된 것도 없고,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도 찝찝해서, 은행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래서 통장 비밀번호 다 바꾸고, 보안카드 싹 바꿨습니다. 

보이스피싱에 당했다고 하니, 저를 바보 같다고도 하고, 답답하다고도 하고, 한심하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자신이 웃음밖에 안나옵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이라는게 막상 받으면 당황하게 되더군요. 제가 뭘 잘못한 것은 없지만, 사기를 당해서 피해를 봤으니, 억울하면 자신들에게 뭘 알려줘야 한다. 이런식으로 나오면 걸리게 되는 것이더군요. 저처럼 젊은 사람도 이렇게 당하는데, 어르신들은 더 쉽게 당할 것 같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로 할 것입니다.





검찰청, 국세청, 경찰청, 은행 등등 이런곳에서는 전화상으로 어떤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피해를 입었고,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공식문서를 우편으로 보내지 전화로 안해요. 

그리고 주변에서 전화통화를 오래하면서 금융거래나, 검찰청, 국세청, 경찰청, 은행 등의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를 보신다면, 바로 저지해 주세요. 전화 받는 사람은 당황을 해서 끊을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전화에 빠져듭니다. 특히 연로하신 분들의 경우는 더욱 세심하게 관찰이 필요하구요.

혹시 피해를 입었다하면 은행에 전화를 해서 지급정지를 시키고, 112로 신고를 합니다.  피해상담 및 환급은 금융감독원(전화는 국번없이 1332  http://phishing-keeper.fss.or.kr/)로 해서, 피해가 없거나 최소화해야 합니다.

제가 금전적으로 피해를 입은 것은 없지만, 마음 속 생채기는 아주 오랫동안 남을 듯 합니다. 검색해보니 당한 사람들이 여럿이던데, 저 사람들 좀 잡아주세요. 제대로 혼 내줘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방심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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