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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12코스 노을과 어울림

제주 올레길은 좋습니다. 제주도의 바다, 오름, 마을을 구석구석 걸어 다닐 수 있는 예쁜 올레길입니다. 하지만 힘들 때도 있고 쉬어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더운 여름에 길을 걷다 보면 음료수도 한 잔 하고 싶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쐬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레길을 다니다 보면 마트나 카페를 만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뭐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요. 유동인구가 많아야 장사가 될 텐데 말이죠. 그렇기에 올레길을 시작하기 전에 간식거리를 잘 챙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런 준비가 없이 걸어도 오아시스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올레길 12코스에서 만난 '노을과 어울림'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제주올레길 12코스는 제주도의 서남쪽을 걷는 코스입니다. 대정읍 무릉리에 있는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무릉생태학교)에서 출발하여 한경면 용수포구까지 가는 길입니다. 코스 길이는 17.1㎞ 전체적으로 5~6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입니다. 12코스는 크게 2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앞부분은 중산간의 마을을 걷는 길이고 후반부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입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씩씩하게 잘 걸었습니다. 마늘밭도 보고 밭벼도 보고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상쾌한 아침입니다. 그렇게 코스 절반 정도를 지날 때입니다. 마을에서 바다 쪽으로 나오는 그때 카페가 보입니다. 뭐 이런저런 음료수도 판다고 되어 있군요. 카페 이름은 '노을과 어울림' 이 카페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것은 바로 '무인카페'라는 거. 잠시 쉬어가고 싶기도 했고 무인카페라는 것이 궁금하기도 해서 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무인카페 맞습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소리와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카페 안에는 호기심 어린 눈동자의 저 라오니스만 있습니다. 신기합니다. 재밌습니다. 오래전에 '오월의 꽃'이라는 무인카페를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 카페에서는 나중에 주인아저씨가 왔었어요. 색소폰이던가 연주도 하고 그랬는데 여기는 진짜 아무도 없고, 오지도 않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모든 음료가 2천 원이었습니다. 아메리카노, 냉커피, 유자차, 야생차 등이 있습니다. 과자, 빵, 아이스크림, 일반 음료수도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음료 가격과 영업시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정돈도 잘 되어 있고 화분도 깔끔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누군가가 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포스팅하면서 검색해보니 동명(노을과 어울림)의 펜션이 근처에 있고, 그 펜션의 부속시설로서 관리되고 있는 듯합니다. 펜션 이용과 상관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올레길 12코스의 오아이스'라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인 듯합니다.






 

음료수, 유자차, 빵, 야생차 등 알아서 꺼내 먹으면 됩니다.





 

저는 알로에 음료를 꺼내서 컵에 따릅니다. 음료수 컵이 큽니다. 일부러 많이 먹으려고 큰 컵 고른 건 아니고요. 창 밖을 보니 올레길 걷는 이들 스쿠터로 해안가를 도는 이들이 보입니다. 밖에서 카페를 보기만 하고, 들어와 보지는 않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어서 들어오세요'라고 오지랖을 부리고 싶기도 했지만 그냥 홀로 조용히 여유를 즐깁니다.





 

커피도 있고요. 각종 티백도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녹차, 라벤더, 페퍼민트 등등 





 

음료, 음식을 다 먹고 난 후에는 그릇을 깨끗하게 닦고 나가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수도꼭지 위에는 순간온수기 사용법이 친절하게 적혀 있습니다. 저도 빠닥빠닥 뽀드득 깨끗하게 잘 닦고 나왔습니다. 착하죠? 제가 설거지 잘해요. 




 

2층으로 올라오니 화분도 푸르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1층, 2층 모두 메모지를 걸어 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무인카페 노을과 어울림을 다녀 간 이들이 스스로 남긴 글귀입니다. 이런 공간을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분도 있고 누구누구 다녀가요라고 쓰기도 했고요. 저도 뭐라 쓰긴 한 것 같은데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카페에 메모지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피아노도 있구먼요. 손님이 연주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나갈 때 잊지 말고 돈 넣고 가시고요. 우리 인간적으로 떼먹고 가진 맙시다. 대신 거스름돈을 받거나 카드 결제를 할 수는 없고요. 그래서 올레길 갈 때는 잔돈을 넉넉히 준비해 가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올레길뿐만 아니고, 다른 도보여행길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시골길을 가는지라 서울처럼 카드 쓰기는 힘듭니다.


 



 

그렇게 무인카페에서 30분 정도 머물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지금부터는 바닷길이 이어집니다. 날씨가 흐린 것이 비가 올 듯 말 듯하네요. 다행히도 비구름은 저를 피해 갑니다.  수월봉을 지나 용수포구까지 4시간 정도 더 걸었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도 있고 밥도 먹고 해서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올레길 포스팅할 때마다 말씀드리지만 올레길은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하루에 한 코스씩만




 

노을과 어울림 무인카페는 대도시의 유명한 카페처럼 휘황찬란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제 맘에는 쏙 들었습니다. 꼭 올레길을 걷지 않더라도, 찾아갈만한 곳입니다. 저녁 해 질 무렵 창가에 앉아서 차 한잔해도 좋을 것이고 아니면 수월봉에서 일몰 보고 여기서 차 한잔 하고 밥 먹고 그 뒤로는 알아서. 노을과 어울림에서 편안한 시간 보내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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