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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14코스 part.1
(저지리에서 굴렁진숲길까지)


이제 장마도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습니다... 휴가는 다녀오셨는지요? 아니면 이제 떠나시려는지요? 저는 살며시 그러나 빡센 여름휴가를 보내고 왔습니다. 어디로? 제주도로 .. ㅎㅎ

이번 여름휴가 프로젝트는 제주도 올레길 투어입니다.. 제가 올레길 1코스부터 하나씩 걸어오고 있거든요 .. 이번에 도전한 코스는 14, 15, 16코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임무 완수하고 올라왔습니다.. 덕분에 얼굴, 팔, 다리는 쌔카맣게 타 버렸지만요 .. ㅋㅋ .. 이제 하나하나 정리해서 블로그에 소개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 시작은 14코스입니다...



 

제주도에 다다랐을 때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올레길 14코스인 금릉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이 보이고, 바다 건너 비양도(오른쪽 보이는 섬)이 보입니다.. 제가 걸을 길을 하늘 위에서 보니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ㅎㅎ

제주도 다녀 온지 며칠 되었지만, 내가 제주도를 진짜 갔다왔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일상 속으로 젖어들고 있네요 .. 제주도로 떠나기 전날 .. 김포공항 근처에서 잠을 자는데, 잘 수가 없었습니다.. 천둥, 번개, 비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치는 날씨 .. 올레길 걷는 것은 둘째고, 제주도로 비행기 타고 갈 수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비행기는 떠올랐습니다..

서울이 비오고 흐린 날씨일 때, 제주도는 강렬한 햇빛과 함께 했다는 사실 .. 역시 나는 럭키가이 .. ㅋㅋ






이제 본격적으로 14코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4코스는 한경면 저지리에서 시작합니다.. 제주국제공항 2번 출구로 나오면 제주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100번 버스가 있습니다.. 터미널에서 서부읍면순환 900번 버스를 타면 저지리 마을회관에서 내리면 됩니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 버스가 많지 않습니다.. 버스 시간은 06:40, 07:40, 09:30, 15:30, 17:30, 18:50

터미널에 도착하니 9시 정도 되었네요 .. 일단 밥부터 먹기 위해서 터미널 주변을 서성이는데, 눈에 들어오는 곳이 없네요 .. 그러다 터미널 내에 있는 식당에서 자리물회로 아침밥을 먹습니다. 자리 .. 너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 ㅎㅎ .. 터미널 내에서 간식거리를 좀 사고, 9시 30분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는 제주도 서부 중산간을 꼬불꼬불 잘도 돌고 돌아갑니다.. 그 복잡한 길을 막힘없이 잘가는 버스 기사님이 존경스럽다는 .. 버스 안에서 듣는 제주도 할망들의 암호같은 사투리도 정겹습니다.. 마음은 들뜨고 .. ㅎㅎ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올레길 14코스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출발은 저지리마을회관입니다.. 이곳에서는 14-1코스도 출발합니다. 도착지는 한림항에 있는 비양도 도항선 선착장입니다.. 총 길이는 19.3㎞ .. 중간에 쉬면서 사진찍고 천천히 걸었는데도 6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빨리 걷지도 못해요 .. ㅎㅎ ..

전반부는 숲길이고, 중반부는 선인장이 보이고, 후반부는 바다를 끼고 걷습니다.. 금능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정도는 가야 가게도 있고, 밥 먹을 곳도 있습니다.. 미리미리 간식거리 챙기는 센스 ..

제주 올레길 14코스는 3번에 나눠서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 시작부터 굴렁진숲길까지입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버스 진행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14코스 출발지가 있습니다.. 제가 작년 8월에 13코슬 걷고 뒤돌아 왔는데, 근 1년만에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어떤이는 한방에 올레길 전 코스를 걷는다고도 하는데, 저는 소소하게 조금씩 걷는데 더 재밌습니다..

저지리는 내륙 중산간에 있는 마을인지라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곳은 아니었습니다.. 요근래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고, 주변에 관광지가 하나 둘 생기면서 찾는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정원, 방림원, 제주현대미술관, 유리의 성 등이 볼만합니다.. 저지리문화예술인마을도 조성되어 있습니다..

출발지 근처에 카페도 있고, 편의점, 구멍가게 등이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 .. 아침에 비가 와서 우울했던 기억은 이미 잊은지 오래입니다.. 눈 앞으로는 저지오름이 보이고, 감귤밭, 돌담길이 보입니다.. 설마 저지오름을 또 올라야 하는가? 걱정도 되었지만, 패스 .. 저지오름 숲길이 예쁘긴 한데 .. 13코스 때 힘들었던 기억이 잠시 스쳐갑니다... ㅎㅎ .. 올레길 정방향을 알려주는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전진합니다...





 

제가 저지리 버스 정류장에 내릴 때 .. 어느 여자 두 명이 올레길 걷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어여 쫓아가면 만날 수도 있을까 했는데, 안 보이네요 ... 걸음이 빠른 건지, 저를 피해 도망간건지 .. ㅋㅋ .. 올레길은 가능하면 두 명 이상 걷는것을 권합니다.. 바닷가나 마을을 지날 때는 괜찮은데, 중산간 오름이나 숲길을 지날 때는 좀 그렇습니다.. 치안문제가 아니고, 숲 속 깊은곳에서 다치기라도 하면, 대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보면 검은색의 마력에 빠져듭니다.. 검은흙에 돌담을 끼고 걷는 길 .. 이 검은색 때문에 제주도민들이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이 철없는 이방인의 눈에 제주의 검은색은 신세계를 만난 것만 같습니다.. 돌담과 돌담 사이에는 푸른 풀과 농작물이 자랍니다.. 돌담 안 밭에는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무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세와 내세,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공존합니다...

이제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남은거리는 17㎞





소낭숲길을 지나갑니다.. 소낭은 제주어로 소나무입니다..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두둥실 .. 햇볕은 강렬합니다... 지금 제 팔뚝, 다리, 얼굴은 새카맣습니다.. 햇볕에 대비를 하고 다녀야 하는데, 무작정 걸었습니다.. 이걸 용감하다고 해야하나, 무식하다고 해야하나 .. 아무튼 오후에 숙소에 들어가니, 몰골이 가관입니다... ㅎㅎ .. 이런 모습으로 집에오면 어머니가 저를 향해 크게 한방 날립니다... '너 이제 나이 먹어서 피부 재생 안되니까 그렇게 태우지 마라' ㅋㅋ





국내 모 유명회사에 납품한다는 알로에 ..





이게 또 작년하고 다르게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것이 느껴집니다.. 무더운 날씨를 탓하고, 어제 일을 하고 내려와서 그렇다고 변명하지만 .. 뭐 좀 그렇습니다... ^^ ... 어느 그늘진곳에 앉아서 잠시 쉬어갑니다.. 배낭은 그저 바닥에 던져두네요 ... ㅎㅎ .. 어느새 배낭은 땀으로 흠뻑 젖어듭니다.. 저 배낭 15년 된 것인데 .. 아직 쓸만하네요 ... 물 한 모금 마시고 출발 ..





출발한지 1시간 .. 남은거리 15㎞ 지점 .. 오시록헌 농로를 지납니다.. '오시록헌'은 제주어로 은밀하다는 뜻입니다.. 은밀한거 .. 제가 또 이런거 좋아라합니다.. 그런데 뭐 그렇게 은밀해보이지는 않았다는거 .. 어디서 누가 나를 은밀하게 쳐다보는 것인가? .. 숨지 말고 나와요 .. 나 여기 있어요 ... ㅋㅋ





14코스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반부는 내륙길이고, 후반부는 바다를 따라 가는 길입니다.. 전반부 내륙길의 반은 울퉁불퉁 바위길, 숲길, 쎄멘 포장길 등입니다..  신발 잘 신고 가야 합니다..

사진 오른쪽 보면 파란색과 오렌지색 리본이 바람에 펄럭이는 것이 보입니다.. 올레길은 저 리본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파란색은 정방향, 오렌지색은 역방향 .. 그리고 이번에 보니 노란색 리본도 있더군요 .. 노란색은 경찰이 달아놓은 것입니다.






 

출발한지 1시간 30분이 지나서 '굴렁진 숲길'을 지나갑니다.. 땡볕을 걷다가 숲길을 만나니 시원하고 좋습니다.. 굴렁진 숲길은 움푹 패였다고 해서 붙여진 길입니다.. 움푹 패인 지형을 제주어로 '굴렁지다'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걷지 못할 정도로 패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올레에서 길을 잘 정비해두어 걷는데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들판 한 가운데 야자 나무가 서 있습니다.. 나무만 보면 동남아 인데, 밭에 자라는 작물을 보면 한국이고 제주도입니다.. 묘하게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6㎞ 정도를 1시간 40분 정도 걸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여기까지 걷는동안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네요 ... ^^ ...



제주올레길 14코스 앞 부분을 소개했습니다... 14코스 전체적으로 볼 때 1/4 정도 모습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 할 때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제주도는 '짠'하고 햇볕이 반겨주었습니다... 오히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는 .. ㅎㅎ ..

이제 남은거리는 13㎞ .. 앞으로 4시간 20분 정도 더 걸어야 합니다.. 자그마한 숲길을 지나 무명천 산책길을 걸으면 바다가 보입니다... 그 아름다운 제주 바다 중에서도 아름다운 금릉, 협재 해안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힘내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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