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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죽서루

 

강원도 동해와 삼척 여행중입니다. 동해는 동해시에요 .. 동해바다가 아니고 .. ㅎㅎ .. 삼척장미공원을 나와서 죽서루로 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죽서루였습니다. 제가 정자, 누각 이런 것들을 좋아합니다 .. 예로부터 정자, 누각은 경치좋은 곳에 만들어두었구요 .. 그 위에 올라가 주변 경치를 둘러보면 ..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 좋습니다 ..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죽서루로 향합니다.

 

 

 

삼척장미공원을 나와서 죽서루로 향하는 길 .. 도로는 한적했습니다. 도로는 삼척시내를 지나가는데, 거리가 한산하더군요 .. 제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로의 가로수였습니다. 우뚝 자라있는 나무 모양새도 그렇고, 잎의 모양도 그렇고 ..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였습니다 .. 검색을 해보니 '히말라야 전나무'라고 합니다 .. 어떤 연유로 가로수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삼척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보여주는것이 재밌습니다 ..

 

그러고보니 이 날 하늘이 참 맑았네요 .. 11월 들어와서 계속 비가 내리니 .. 몸과 마음이 힘듭니다 .. ㅎㅎ

 

 

 

 

 

죽서루는 워낙 유명한 곳이기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가을의 깊이를 알아가는 나무와 푸른 하늘 사이로 죽서루가 보입니다. 죽서루 앞으로는 너른 마당(?)이 펼쳐져 있고요 .. 마당에서는 전시회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 죽서루는 무료 관람입니다 ..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 음주, 가무, 취사 하는 분은 당연히 없을 것이고요 ..

 

죽서루는 보물 제213호입니다 ..

 

 

 

 

 

죽서루에 가깝게 다가가봤습니다 ..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죽서루(竹西樓) 라고 쓰여있는 현판이 보입니다. 두 현판의 글씨는 조선 숙종 36년(1710) 삼척부사 이성조가 쓴 것입니다.

 

죽서루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1266년(고려 원종 7) 이승휴가 안집사(관직이름) 진자후와 함께 죽서루에서 시를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이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이후 1403년(조선 태종 3) 삼척부사였던 김효손이 증축했다고 전해집니다.

 

죽서루 주변으로 단풍들어가는 모습이 곱습니다 .. 죽서루 안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있고요 ..

 

 

 

 

 

 

저도 죽서루 안으로 들어와봤습니다 .. 사방이 탁 트여 있는 것이 시원스런 풍경을 자랑합니다 .. 곳곳에 색이 바랜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면에서 봤을 때와는 다른 글씨체의 죽서루 현판이 보이는군요 .. 이 글씨는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 건물 안으로도 여러개의 현판이 보이고요 ... 현판은 오래전에 쓰여진 것도 있고, 근래에 시구들을 적어 놓은 것도 있습니다.

 

 

 

 

 

죽서루 안에는 모두 29개의 현판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죽서루를 예찬하는 내용의 것이 많습니다. 사진 속 현판 오른쪽에 정조어제라고 쓰여 있습니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도 죽서루를 보고 반했다고 하는군요 ..

 

그렇다고 정조가 직접와서 본 것은 아니구요 .. 그 시대에 서울에서 삼척까지 국왕이 오기는 힘들었을 것입니다 .. 왕이 화공을 보내서 그림을 그려오게 하고, 그것을 보면서 풍경을 느끼게 됩니다 .. 정조는 김홍도가 그려온 그림을 보고 죽서루를 예찬했답니다 .. 풍속화의 대가 단원 김홍도 맞습니다 .. 정조는 죽서루를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彫石鐫崖寄一樓  조석전애기일루  돌을 쪼고 절벽 깎아 누각 하나 세웠구나
樓邊滄海海邊鷗  누변창해해변구  누각 옆에는 푸른 바다, 해변에는 갈매기
竹西太守誰家子  죽서태수수가자  삼척고을 태수는 어느집의 아드님이신가
滿載紅粧卜夜遊  만재홍장복야유  기생을 가득히 싣고, 밤 뱃놀이 하겠구나

 

조선 숙종도 죽서루를 보고 반한 모습을 시로 남겼다고 합니다. 이 역시 죽서루 안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죽서루하면 관동팔경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죽서루는 관동팔경에 등장하는 누각, 정자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건물입니다. 관동팔경에 등장하는 누각들은 대부분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 죽서루는 강을 끼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 정철은 죽서루에서 어떤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關東仙界陟州樓(관동선계척주루)  관동에서 경치 좋기로 소문난 척주의 누각   

虛檻憑危夏亦秋(허함빙위하역추)  커다란 난간에 위태롭게 기대서니 여름 또한 가을 같구나

天上玉京隣北左(천상옥경인북좌)  하늘나라 서울 옥경(玉京)은 북쪽 왼편에 이웃해 있어  

夢中銀潢聽西流(몽중은황청서류)  마음을 가다듬으니 은하수 서쪽으로 흘러가는 소리 들리네

疎簾欲捲露華濕(소렴욕권로화습)  성긴 발 걷으려 하니 빛나는 이슬 축축하고

一鳥不飛江色愁(일조불비강색수)  한 마리 새조차 날지 않으니 강가의 경치 수심 가득하구나

欄下孤舟將入海(난하고주장입해)  난간 아래 외로이 떠있는 배 바다로 들려 하는데 

釣竿應拂鬱陵鷗(조간응불울릉구)  낚싯대 울릉도 가는 갈매기 쫓아 휘두르네   

 

이게 잘 읽어보면 .. 죽서루를 예찬 한 것 같지만 .. 쓸쓸함도 느껴집니다 .. 서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하고요 .. 정철 이외에도 조선의 대 사상가 이이, 고려 말 대 정치가 이승휴의 죽서루 예찬하는 것도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 ^^

 

 

 

 

 

물빛도 곱고 .. 나무도 우거지고 ..

 

 

 

 

 

죽서루 앞 너른 마당에 단풍이 울긋불긋 .. 그런데 오래전부터 그 유명한 사람들이 극찬한 죽서루인데 .. 건물만 보고 죽서루를 예찬하는 시를 짓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 주변 모습이 아쉽습니다 .. 그렇습니다 .. 죽서루 주변이 예전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

 

 

 

 

 

겸재 정선이 그린 죽서루의 모습입니다 .. 죽서루 주변으로 유유히 강물이 흐르고 있고, 그 위에 죽서루가 멋드러지게 올라가 있습니다 .. 이런 모습을 본다면 ..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었을 것입니다 .. 그러면 왜 지금 이 모습이 아니냐? 삼척시내가 상습침수가 되었다는군요 .. 그래서 물길을 인위적으로 물길을 돌렸는데 .. 그러면서 과거의 예쁜 모습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

 

 

 

 

 

1837년(조선 헌중 3) 삼척부사 이규헌이 쓴 해선유희지소(海仙遊戱之所) .. 바다의 신선이 노닐던 장소라는 뜻이라는군요 .. 지금은 건물에 가려서 그렇지만 .. 옛날에는 죽서루에서 동해바다가 보였다고 합니다 ..

 

 

 

 

 

죽서루는 자연암반과 자연초석을 이용하여 기둥을 세웠습니다 .. 그래서 기둥 높이가 각각 다릅니다 .. 누각 좌우의 천연암반을 이용하여 2층 누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2층 누각이면 반드시 있어야 할 사다리가 없습니다 .. 제가 사진 찍은 방향은 남쪽입니다 .. 남쪽은 3칸이고, 북쪽은 2칸으로 되어 있습니다 .. 이 역시 자연암반을 이용해서 지었기 때문입니다 .. 더불에 홀수칸인 남쪽을 주 출입구로 삼기 위함이고요 ..

 

죽서루의 공포는 주심포와 익공 두 가지 양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 원래는 주심포 양식인데, 증축하면서 익공방식을 채택하였습니다 .. 사진 맨 왼쪽 기둥 .. 그러니까 죽서루 전체로 봤을 때 동남쪽 기둥에는 황룡과 청룡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 잘 찾아보세요 .. ㅎㅎ

 

 

 

 

 

죽서루 남쪽에는 커다른 바위가 있습니다 .. 죽서루에 가셨다면 누각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 바위쪽으로 가보시는 것도 재밌는 일입니다 .. 바위에는 사진처럼 구멍이 나 있습니다 .. 이 바위 이름은 용문바위입니다 .. 가운데 구멍이 뚫린 곳으로 지나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네요 .. ㅎㅎ

 

 

 

 

 

용문바위 위에 있는 성혈유적입니다 ..

 

 

 

 

 

울창한 나무 .. 감나무 ..

 

 

 

 

강원도 삼척에 있는 죽서루를 다녀왔습니다 .. 숙종, 정조 등 왕도 극찬을 했고, 수 많은 문인들이 죽서루를 예찬했습니다 .. 비록 지금은 당시의 멋진 풍경은 아니라 하더라도 .. 그 멋드러진 기풍은 감출 수 없어보입니다 .. 죽서루에 앉아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유유자적 하던 성현들의 그 느낌을 상상해봅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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