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섶길 과수원길 걷기
평택에는 '섶길'이라는 걷기여행길이 있습니다. 평택의 주요 명소를 따라 평택을 걷고 느낄 수 있습니다. 평택섶길추진위원회에서 길을 만들고 다듬고 있습니다. 위원회에서는 봄, 가을로 정기걷기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과수원길을 걷습니다. 배꽃 피어난 길을 거닐며 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택은 경기도 제일 남쪽에 있는 도시입니다. 충청남도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섶길'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듣긴 들었습니다 .. 섶길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습니다. 막연하게 한번 걸어볼까? 이정도 ..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도 몰랐고요 .. 그러다 4월 21일 평택섶길위원회에서 정기 걷기여행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평택시청 광장(보건소 뒤편)에 섶길 기점이 있습니다.
평택섶길은 평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길입니다. 평택시에서 하는것이 아니었더군요 .. 제가 여기 저기 걸으면서 느낀 것인데 .. 관이 주도해서 걷기길을 만들면 그럴싸하긴 합니다 .. 그러나 길 하나하나에 디테일이 없습니다 .. 이렇게 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길을 만들면, 길에 애정이 있어서 걷는 사람이 더 편합니다 ..
2012년부터 기획된 섶길은 현재 15개의 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섶'이라는 것은 한복의 웃옷 깃 달린 작은 조각을 말합니다. 깃이 풀리지 않게 해줍니다. 잔가지라는 뜻도 있고요. 평택을 하나로 묶어주는 작은 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평택의 둘레길이 된 것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평택섶길 12코스인 과수원길을 걸었습니다. 과수원길 전체 길이는 15㎞입니다. 오늘은 배 과수원을 중심으로 7㎞ 정도를 걸었습니다. 평택시청에서 출발해서 경기대로를 거쳐 배다리 저수지로 향합니다. 죽백동 배 과수원을 지나 죽백초등학교까지가 오늘의 여정입니다.
평택섶길은 곳곳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눈에띄는 것은 바위입니다. 위원회에서 직접 바위를 옮기고 글을 썼습니다. 이런 바위가 길 곳곳에 있습니다. 돌이라는 자연적인 것도 좋고, 붓글씨도 직접쓴것이 따스함 같은것도 있고요 .. 사람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길 안내를 해줍니다.
배다리저수지까지 작은 시내가를 걷습니다 .. 지도를 보니 배다리저수지와 통복천을 잇는 물길입니다. 주변에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 길을 따라가다 배다리생태교를 지나 저수지로 들어갑니다.
섶길은 솟대와 리본으로 길을 이어갑니다. 솟대는 배 과수원에서 가지치기하고 남은 배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솟대 위에는 오리가 있습니다. 오리는 물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동물입니다. 농사 지으려면 물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오리가 달린 솟대는 농사의 풍요로움을 상징합니다.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도 솟대를 만들고요.
풍년과 평화는 우리 평택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 평택은 농사가 기반인 도시입니다. 지금도 여러 농산물이 풍성하게 나옵니다. 평택에는 군사기지도 많습니다. 그래서 평화가 더 필요합니다.
1시간여를 걸은 일행은 배다리 저수지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배다리 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한 저수지였습니다. 지금은 여가선용을 위해 공원이 조성되면서 많은 시민이 찾고 있습니다. 저수지 주변은 택지지구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저수지 주변에도 배 과수원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배 과수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안타깝게도 배꽃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아쉽습니다. 작년에는 이맘때도 배꽃이 있었는데, 올해 변덕스러운 봄 날씨를 탓해봅니다. 아마 4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왔으면 만개한 배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 짐작해봅니다.
이번에 함께 걸었던 어느 분은 ..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축제 할 때 오면 딱 맞다고 하시네요 .. 진해 군항제 끝날 때 쯤 .. ㅎㅎ
2017년에 찍은 배 과수원 사진입니다 .. 이런 모습을 기대하고 갔는데 ..
그래도 배꽃이 다 떨어지진 않았어요 .. 배꽃이 피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배꽃은 하얗습니다. 청초하고 순수함을 담고 있습니다. 배꽃의 꽃말은 위로, 온화한 애정, 위안입니다. 꽃말이 착합니다. 하얀 배꽃을 보면서 평온한 마음을 담아봅니다.
중간에 숲길도 지나고요. 연초록의 봄 향기가 좋습니다.
이번에 걸으면서 직접 배 과수원 하는 분으로부터 평택배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를 수탈하기 위해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만듭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이주해와서 농사지을 사람을 모집합니다. 평택으로 일본인들이 왔고, 그들은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합니다. 나주, 성환 등의 배 농사도 이렇게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옛 평택등기소 부근(현 비전 2동)에 평택 최초의 배 과수원이 만들어집니다.
평택의 토양은 배가 자라기에 잘 맞는다는군요 .. 배골, 배다리 등의 지명이 남아있는것을 보면, 토종배가 많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평택은 5백여 농가에서 배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배 재배면적은 약 630㏊(약 2백 만평)입니다. 1년에 1만 톤 넘게 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만 등지에도 수출합니다.
평택배 품종의 80%는 신고(니다카)입니다. 일본 품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먹는 배 품종입니다. 신고는 돌연변이로 태어났답니다 .. 신고는 꽃가루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답니다. 향기도 없어서 벌도 오지 않고요 .. 사람이 직접 꽃가루를 묻혀주는 일을 해야 한다는군요 ..
이번 걷기여행의 종착지인 죽백초등학교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죽백초등학교에서는 평택과수농협이 준비한 배를 먹습니다. 달콤하고 상쾌한 평택배는 꿀맛입니다. 3시간 가까이 걸으면서 평택의 역사와 자연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배꽃이 많이 떨어져 아쉽긴 했지만, 따사로운 봄 햇살 맞으며 걷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평택섶길 만드는 분들의 정성에도 감사드리고요 .. 이제 평택싶길 완주를 목표로 잡아봅니다 .. 길 하나하나 걸으면서, 내 고향 평택을 더 알아가야겠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평택배 많이 사랑해주세요 .. ㅎㅎ
평택섶길 다음카페 http://cafe.daum.net/pt-travel
* 본 포스팅은 평택시청 블로그에 기고한 글을 수정 발행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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