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가볼만한곳 .. 궁예, 임꺽정, 박문수 . 그들은 왜 칠장사에 왔을까?

안성 칠장사

경기도 안성은 라면이름으로만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안성 곳곳에 역사와 자연이 살아 있습니다. 오늘 찾아갈 곳은 안성시 죽산면에 있는 칠장사라는 절입니다. 절 크기로만 보면 그렇게 큰 절은 아닙니다만 칠장사가 담고 있는 역사적 인물을 보면 결코 작은 절이 아닙니다.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작은 지방도로 접어듭니다. 그렇게 10여분을 가다보면 칠장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별도의 주차비는 없습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 일주문이 있습니다. 일주문에 '七賢山七長寺_칠현산칠장사'라고 쓰인게 보입니다. 일주문을 지나 은행나무길을 지나면 칠장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관람료는 없습니다.

 

 

칠장사가 보입니다. 절 구조가 약간 다릅니다. 일주문을 올라와서 왼쪽으로 가면 천왕문이 있습니다. 천왕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칠장사는 636년(신라 선덕여왕 5)에 자장율사가 창건했습니다. 1014년(고려 현종 5) 혜소국사가 왕명으로 절을 크게 중창했습니다. 지금 칠장사는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닙니다. 사진 왼쪽은 범종루, 오른쪽은 제중루.

 

 

천왕문으로 입장.

 

 

 

서두에 칠장사가 역사적 인물과 관련 있다고 소개하였습니다. 사진 속 그림을 보면 그 역사적 인물이 누군지 짐작 가시는지요? 오른쪽 그림은 궁예, 왼쪽 그림은 임꺽정입니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그 궁예 맞습니다. 궁예가 10살 때까지 칠장사에서 무예를 연마했다고 합니다. 칠장사 안에 궁예가 활쏘기 연습하던 곳이 있다고도 하는데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조선 시대 의적으로 불렸던 임꺽정도 칠장사와 인연이 있습니다. 임꺽정이 난을 일으키고 관군에게 쫓길 때 칠장사에서 머물렀다 합니다. 극락전에 꺽정불이라는 목조불상이 있습니다. 이 불상이 임꺽정이 스승인 병해대사를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천왕문에서 나한전으로 오르는 길에서는 박문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암행어사로 유명한 박문수입니다. 박문수가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칠장사에서 머물기로 했고, 나한전에서 기도를 드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 나한전의 부처님이 나타나 시험문제를 알려준 것이었습니다. 박문수는 시험에 합격하고 암행어사, 병조판서까지 지냈습니다.

 

 

박문수가 머물던 그 나한전은 아니고요. 근래에 새롭게 지은 것입니다. 시험철면 나한전에서 기도 올리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나한전 옆으로 혜소국사비가 있습니다. 보물 제48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혜소국사는 고려 초기 승려입니다. 칠장사를 중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혜소국사비는 혜소국사의 생애가 담겨 있습니다. 그를 기리는 명문이 있습니다. 비석이 파손된 모습도 보입니다만 글씨가 잘 남아 있습니다.

 

혜소국사가 칠장사에서 수도정진 할 때 7명의 악인을 교화하여 도를 깨우치게 했다합니다. 산이름을 칠현산(七賢山)이라하고, 절이름을 칠장사(七長寺)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약수 한 잔 ..

 

 

삼성각 ..

 

 

나한전 부근에서 내려다 본 칠장사 경내

 

 

원통전 내부 북쪽에 8점의 벽화를 찾아보세요.

 

 

대웅전.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14호. 대웅전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정확히 알 수 없답니다. 조선 후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중수한 기록은 남아 있다고 합니다. 빛바랜 모습에서 오랜 역사와 기풍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웅전 앞에 삼층석탑이 있습니다.

 

 

대웅전 옆에 거북바위 ..

 

 

대웅전 옆에 '안성봉업사 석불입상'입니다. 이름에서 아시겠지만 원래는 봉업사에 있던 불상입니다. 봉업사는 절터만 남아있습니다. 1980년 경 칠장사로 옮겨왔습니다. 8세기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것입니다. 조각솜씨가 곱고 섬세합니다. 보물 제988호

 

 

 

범종루

 

 

 

제중루

 

 

제중루가 그늘지고 바람도 솔솔 불어오는게 시원하더군요. 그렇게 제중루에서 쉬고 있는데,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올라오는게 보입니다.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이 녀석들이 갑자기 싸웁니다. 급기야 유혈사태까지 발생 .. 칠장사 직원분이 와서 말려도 소용없습니다. 살벌했습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칠장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크고 화려한 절은 아닙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큰 인물과 인연을 맺고 있는 고찰입니다. 그만큼 칠장사가 가진 힘과 매력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칠장사가 있는 죽산이 역사가 깊은 고장이기도 합니다. 죽산산성도 있고요. 한택식물원, 서일농원, 미리내성지 등도 함께 다녀오시면 좋고요. 칠현산과 칠장사는 가을 단풍이 예쁜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