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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개심사

 

전국이 봄꽃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봄꽃 명소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크고 화려한 곳도 많고요. 저는 소박하지만 마음 당기는 명소를 찾아보았습니다. 충청남도 서산에 있는 개심사입니다. 개심사는 작은 절집입니다. 봄이면 여러 봄꽃으로 작은 절집이 빛납니다.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봄나들이는 친구와 함께했습니다. 여자친구 아니고요. 아저씨 둘이서 드라이브했습니다. 먼저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항에 들러 키조개로 배불리 먹고, 서산으로 향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IC로 나오니 해미읍성이 보입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해미읍성 들어가 보면 좋은데, 오늘은 차창 밖으로 구경합니다. 

 

해미읍성은 고창읍성, 낙안읍성과 더불어 3대 읍성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읍성은 성 안에 마을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해미읍성 안에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해미는 천주교 박해 역사도 품고 있습니다.

 

 

 

 

개심사 가는 길에 서산목장을 지나갑니다. 서산목장 안 용유지(용비지, 용현저수지)도 봄이면 풍경이 좋아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원래는 들어가면 안 됩니다. 서산목장은 한우종축보호지역 즉 한우 종자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철조망 넘고, 개구멍 만들어 들어가고는 합니다. 들어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주차장 주변 풍경

 

 

 

 

개심사 주차장은 잘 되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몇몇 식당과 산나물 파는 노점이 보입니다. 막걸리에 파전 한 장 먹기도 딱 좋은 날입니다.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개심사로 향합니다. 주차장에서 개심사 경내까지는 400m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합니다. 일주문 지나서 살짝 오르막이지만 걷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200m 정도 올라가면 계단이 나옵니다. 계단부터는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릅니다. 왼쪽에는 세심동(洗心洞), 오른쪽에는 개심사입구(開心寺入口)라고 쓰여 있습니다. 세심은 마음을 열고 깨끗이 씻으라는 뜻이고, 개심사는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뜻입니다. 뜻이 참 좋습니다. 이 복잡다단하고 어지러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개심사에 머무는 시간만큼은 마음을 뒤돌아보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주차장에서부터 10여 분 올라가면 개심사 경내에 들어섭니다. 네모난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 가운데 외나무다리가 있고요. 바로 경내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연못 따라 걷다가 외나무다리 건너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못 위에서 사진 찍으면 예쁩니다. 연못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분위기가 좋습니다. 연못 위에 꽃잎이 떠 있는 것도 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연못 안에 많은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상왕산 개심사

 

개심사가 언제 창건했는지는 명확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개심사에 전해지는 사적기에 의하면 654년(백제 의자왕 14)에 혜감국사가 창건하였고, 1350년(고려 충정왕 2) 처능대사가 중건했다고 합니다. 대웅전은 화재로 소실된 것을 1484년(조선 성종 15)에 중창하였습니다. 1955년에 전면 보수하였습니다. 

 

 

 

 

홍매가 아주 짙습니다. 

 

 

 

 

개심사 범종

 

 

 

 

개심사 경내로 들어왔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숲을 이어 걸어오고, 연못을 지나 경내로 들어오는 그 순간. 이게 아주 임팩트가 있습니다. 서서히 클라이막스로 접어드는 그런 설렘을 안고 들어오게 된다고 할까요? 상왕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가운데 대웅보전이 있고 좌우로 심검당과 종무소가 있습니다. 그렇게 큰 절은 아닙니다. 아담합니다. 그런데 절이 작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습니다. 

 

개심사 대웅보전은 보물 제143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습니다. 

 

 

 

 

심검당도 개심사에서 눈여겨 봐야 합니다. 심검당(尋劍堂)은 참선을 통해 문수보살이 들고 있는 지혜의 칼을 찾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번뇌, 욕망을 끊어내라는 것인가 봅니다. 부처님께서 저에게 지혜와 용기를 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심검당은 조선 성종 때 대웅전 지을 때 같이 지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줏빛 목련이 예쁘게 피어났습니다. 

 

 

 

 

구부러진 그대로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반듯하게 직선으로만 가는 것보다는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 곡선의 미가 주는 아름다움이 좋습니다. 억지로 꾸미는 것도 욕심이고 욕망일 것입니다. 나 자신의 허황된 욕망의 허물을 벗고, 나의 본질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수선화도 예쁘게 피었네요. 

 

 

 

 

개심사는 청벚꽃, 왕벚꽃, 겹벚꽃이 유명합니다. 청벚꽃은 전국에서 개심사에만 피어난다고도 합니다. 다른 곳에 벚꽃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개심사만의 벚꽃 풍경이 펼쳐집니다. 4월 말이 되어야 보기 좋게 피어난다고 합니다. 저는 4월 9일에 갔으니, 시기적으로는 조금 애매하긴 했습니다. 벚꽃은 졌고, 겹벚꽃은 아직이고. 아무튼 SNS에 올라오는 개화 소식 보시고,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전화 많이 오긴 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꽃구경 해보겠습니다. 개심사 안에 꽃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꽃나무도 몇 그루 되지는 않습니다.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개심사만의 정화된 느낌이 꽃들에게서도 보인다고 할까요?

 

 

 

 

분홍 복사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벚꽃은 꽃잎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1년 12달 중에 4월의 산이 제일 예뻐 보입니다. 산에 다양한 색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진한 초록, 연초록, 초록 사이사이에 하얗고 빨갛고 노란 꽃잎들이 포인트를 줍니다. 4월의 자연은 수채화 느낌이 나는 것이 예쁩니다. 막 시작하는 부드러운 느낌도 좋습니다. 

 

 

 

 

하얀 꽃잎이 복스럽게 열렸습니다. 꽃 이름을 찾아보니 옥매(玉梅)라고 나오는군요. 옥매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나뭇가지에 꽃이 달린 모습이 옥구슬을 꿰어 놓은 것 같다해서 옥매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푸릇푸릇 잎이 돋아나면서, 하얀 꽃잎을 보니 더욱 옥구슬처럼 보입니다. 함박눈이 내린 것처럼 탐스럽습니다.  

 

 

 

 

이 꽃은 만첩백도라고 합니다. 위에 옥매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릅니다. 백도라 고하면 떠오르시는 것 있지 않나요? 복숭아입니다. 복숭아꽃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복숭아는 아니라고 하는군요. 매실 정도 크기의 작은 열매가 열린답니다. 꽃잎이 겹꽃으로 여러 장 이어지기 때문에 만첩이라 부르는 것이고요. 

 

 

 

 

겹벚꽃이라 불리는 만첩개벚꽃은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았습니다. 개심사의 봄은 겹벚꽃이 확 피어날 때가 진짜라고 하지요. 4월 말 겹벚꽃 활짝 피어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다음에는 겹벚꽃 필 때 맞춰서 와야겠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진짜 예쁘더군요. 월요일 비가 왔으니, 물기를 머금고 꽃이 더욱더 활짝 피어나겠습니다. 







 

 

 

 

만첩백도와 만첩개벚이 서로 자기가 예쁘다고 자랑하는 것만 같습니다. 

 

 

 

 

명부전은 공사중이어서 갈 수는 없습니다. 명부전 부근에 반짝이는 나무가 있어서 유심히 바라봤습니다. 초록색이 은은하게 비춥니다. 주변에 새잎을 틔운 나무와 묘하게 어울리더군요.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초록색의 작은 꽃잎이 여러 개 피었습니다. 꽃 이름을 알아보니 자두나무꽃입니다. 자두하면 빨간 열매를 생각하는데, 초록빛이 도는 꽃잎을 가진 것이 신기합니다. 꽃잎이 그렇게 크진 않은 것이 앙증맞고 귀엽습니다. 자두 참 좋아하는데, 붉은 자두가 잘 익어가길 바랍니다. 

 

 

 

 

4월 봄날의 개심사는 여러 가지 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봄날의 개심사는 완전 꽃절입니다. 여러 가지 꽃이 서로서로 손을 마주잡고 피어납니다. 4월 내내 꽃들은 이어달리기하듯이 계속해서 피어날 것입니다. 이 꽃이 지면 다른 꽃이 피고,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고.

 

 

 

 

그렇게 꽃 구경도 하고, 마음도 가다듬고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에게 위로받기 위해 절에 간다지만, 4월의 개심사는 꽃구경을 먼저 하게 됩니다. 꽃도 보고, 부처님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도 있으니 더없이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개심사는 우리나라 시인들이 좋아하는 절이라고도 하지요. 작은 절집이지만 개심사를 오르고, 둘러보면 저절로 시상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시인의 마음을 느껴봅니다.

 

개심사 가까이에 있는 문수사는 벚꽃이 아직 보기 좋다는 소식입니다. 문수사도 함께 찾아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저는 수선화 보러 유기방가옥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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