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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유기방가옥

 

봄 하면 떠오르는 색이 있으신가요? 저는 노란색이 먼저 떠오릅니다. 노란색은 새로움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립니다. 노란색으로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거리에 개나리가 있지만, 오늘은 수선화를 만나러 갑니다. 충청남도 서산시에는 노란 수선화가 가득 피어나는 예쁜 곳이 있습니다. 유기방가옥입니다. 

 

 

 

회사에서 만난 친구와 봄꽃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여자친구 아니고요. 보령시 오천항에서 키조개 먹고, 서산시 개심사 갔다가 유기방가옥까지 왔습니다. 

 

 

 

 

 

 

평상시에는 무료입장인데, 봄날 3월 중순에서 4월 말까지 수선화가 필 때는 입장료를 받습니다. 어른 1명 5천 원입니다.  예전에는 축제 타이틀을 달고 북적북적했는데, 올해는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식당 운영도 하지 않습니다. 음료는 판매합니다. 한복 대여는 2시간에 1만 원이네요. 한복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수선화는 3천 원씩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은 넓지만 빈자리가 잘 안 보일 정도로 차들이 많습니다. 별도의 주차비는 없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여미헌(餘美軒)이라 쓴 한옥이 보입니다. 여유롭고 아름다운 집이란 뜻입니다. 동네 이름이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이기도 하고요. 여미헌이 유기방가옥입니다. 여미헌까지 가는 길 곳곳에 수선화가 보입니다. 유기방가옥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하고, 수선화 구경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미헌(유기방가옥) 왼쪽으로 돌아가면 아름답고 멋진 수선화 풍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수선화가 노랗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눈이 환해집니다. 더불어 마음도 밝고 화사해지는 것이 저절로 기분 좋아집니다. 곳곳에서 탄성이 들립니다.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수선화를 만납니다. 올라가면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다릅니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달리 보이는 풍경이 사랑스럽습니다. 수선화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보입니다. 수선화 안으로 들어가다 걸리면 10만 원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합니다. 들어가지 마시고요.  

 

 

 

 

 

 

초록색 꽃대 위에 노랗게 피어난 수선화가 예쁩니다. 수선화는 꽃 그 자체도 예쁘지만, 주변을 아름답게 비추고 환하게 해 주어서 좋습니다. 수선화의 원산지는 지중해입니다. 설중화, 수선이라고도 합니다. 

 

 

 

 

 

 

아래쪽은 꽃이 시들어 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위로 올라가면 꽃이 계속 피어나고 있습니다. 시차를 두고 꽃을 심으신 것 같습니다. 워낙 넓으니 한 번에 다 심을 수는 없으셨을 것입니다. 4월 말까지는 충분히 수선화를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확실히 커플이 많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여기저기서 서로 사진 찍어주고 찍히는 장면이 너무 많습니다. 하긴 이렇게 예쁜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 찍는데 너무 방해됩니다. 뭐만 찍으려고 하면 꼭 커플이 걸립니다. 부러워서 그런 거 아니고요. 투정 부리는 거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아닐까? 아저씨 두 명은 그렇게 툴툴거리면서 부럽지 않다면서 꽃구경을 이어갑니다. 

 

 

 

 

 

 

수선화의 학명은 Narcissus tazetta var. chinensis. Narcissu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르시스라는 잘생긴 청년이 있었습니다. 요정들이 나르시스를 그렇게 사모했답니다. 그중에서도 에코라는 요정이 나르시스를 특히 좋아했답니다. 나르시스는 에코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에코는 결국 상사병으로 죽게 됩니다. 에코는 죽어서 메아리가 되었습니다. 어느 여인이 나르시스도 사랑에 아프게 해 달라는 기도를 올립니다. 

 

 

 

 

 

 

나르시스가 물을 마시기 위해 연못(우물)을 찾았습니다. 물이 맑았습니다. 물을 마시기 위해 연못을 보는데, 잘생긴 사람이 나르시스를 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연못 속의 그 사람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잊은 채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연못의 그 사람은 보이질 않습니다. 나르시스는 연못 속의 그를 잡으러 연못으로 들어갔고, 나르시스는 결국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나르시스가 빠진 연못 옆으로 꽃 한 송이가 피어납니다. 그 꽃은 연못을 바라봅니다. 그 꽃의 이름을 나르시스, 수선화라고 하였습니다. 수선화는 자기주의, 자기사랑, 내면의 외로움의 꽃말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미헌 뒤로 한 바퀴 돌면서 수선화 구경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미헌 유기방가옥으로 들어왔습니다. 유기방이라는 분이 소유하고 있어서 유기방가옥입니다. 유기방 가옥은 1919년에 만들었습니다. 1988년에는 중문채를 헐고 전통가옥 형태로 대문채를 신축했다고 합니다.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유기방가옥의 수선화는 2000년대 들어서 유기방 님이 직접 심고 가꾼 것입니다. 

 

유기방가옥에서 사진 포인트 하나 드리면, 집 뒤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뒤로도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대청마루 뒤 창에 앉습니다. 사진 찍어주는 사람은 대청마루 앞에서 찍으면 됩니다. 대청마루 뒤로 열린 창이 프레임이 되면서 사진이 예쁘게 나옵니다. 

 

 

 

 

 

 

유기방가옥은 미스터션사인 드라마 배경으로도 나왔습니다. 2013년 김혜수 배우가 출연한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에서도 유기방 가옥을 볼 수 있습니다.  

 

 

 

 

 

 

꽃 세상이로구나

 

 

 

 

 

 

수선화 구경을 어느 정도 하셨다면 비자나무도 꼭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언덕 위에 비자나무 한 그루가 듬직하게 서 있습니다. 유기방 가옥이 있는 여미리에는 전주 이씨 문중이 모여 산답니다. 여미리에 사는 전주 이씨를 예민 이씨라고도 한다는군요. 예민 이씨의 종손인 이택이라는 분이 제주도에서 흙과 비자나무 씨앗을 갖고 와서 심은 것이랍니다. 수령이 330년 정도 된 것입니다. 높이 20m, 둘레 2.5m

 

제주도에 비자나무 숲이 있습니다. 비자나무는 따뜻한 곳에 사는 나무여서, 중부지방 이북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답니다. 상대적으로 기온인 낮은 곳에서 300년 넘게 자란다는 것이 대단한 것입니다. 300년 전에 제주도를 다녀오셨다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닐 것입니다. 




 




 

 

 

 

 

 

비자나무 부근에서 바라본 수선화 

 

 

 

 

 

 

다음에는 혼자 오지도 말고, 아저씨랑 오지 말고. 

 

 

 

 

 

 

입구 비닐하우스에는 꽃으로 포토존을 만들었습니다. 무료.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유기방 가옥입니다. 유기방 가옥은 봄날이면 노란 수선화로 가득하답니다. 수선화 사이사이를 거닐면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다 예쁘게 나옵니다. 노란 수선화가 모두를 예쁘게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서산, 당진 부근에 가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지난번 소개한 개심사도 좋고요. 해미읍성, 아미 미술관도 봄나들이로 좋습니다. 서산 삼길포항, 당진 삽교천 유원지 등에서 봄철 먹거리도 함께 드시면 좋은 시간 보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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