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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대추와 정이품송

 

충청북도 보은군 여행길입니다. 보은에는 유명한 나무가 있습니다. 대추나무와 소나무입니다. 대추나무는 특정 하나의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보은은 대추 주산지로서 수많은 대추나무가 있습니다. 소나무는 정이품송이라는 하나의 나무를 말합니다. 

 

 

11월 초 가을 단풍 나들이 여행길입니다. 속리산 법주사로 향합니다. 법주사 들어가기 전에 많은 식당이 모여 있습니다. 식당에서 밥 먹고 법주사까지 걸어갑니다. 일반인은 차 타고 법주사 앞까지 갈 수 없습니다. 식당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면 천막들이 모여있습니다. 대추 파는 곳입니다. 보은, 경산, 군위, 밀양 등에서 대추를 많이 재배합니다. 이 중에서 보은과 경산은 대추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된 대표 산지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대략 10개 정도의 천막에서 대추 판매가 한창이었습니다. 말린 대추가 아니고 생대추입니다. 상인들은 상인들은 자유롭게 시식해 보라 권유합니다. 저도 한 알 집어서 먹어봅니다. 대추 알갱이는 작지만 단단하고 야무집니다.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계속 먹고 싶습니다. 양심적으로 시식은 한두 개만. 

 

 

 

 

 

 

도시 살면 말린 대추는 봐도 생대추는 보기 어렵습니다. 말린 대추는 음식에 들어가서 계절 상관없이 보입니다. 생대추는 가을 수확기에만 볼 수 있습니다. 대추는 음식의 조연급이나 단역급으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가을 보은에서 대추는 당당히 주연입니다. 

 

 

 

 

 

 

 

 

 

 

 

천막마다 가격이 같습니다. 보은군에서 공식적으로 대추 가격을 정했습니다. 바가지 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대추는 크기별로 판매합니다. 크기가 크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대신 개수는 줄어들 것이고요. 사진 속 가격은 1㎏ 기준입니다. 

 

 

 

 

 

 

삼복에 비가 오면 보은 처녀의 눈물이 비 오듯이 쏟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추 자랄 때 비가 많이 오면 대추 수확량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시집갈 돈이 없다는 것이죠. 보은 처녀는 입술이 뾰족하다고 합니다. 대추를 많이 먹고 씨도 많이 뱉기 때문입니다. 대추는 다산(多産)을 상징하기에 제사상이나 결혼식에 많이 올립니다.    

 

 

 

 

 

 

법주사 앞 소형주차장에서 나와 정이품송으로 향합니다. 자동차로 5분 정도 걸립니다. 법주사 갈 때 좌회전으로 들어가야 하더군요. 법주사 나올 때는 우회전으로 쏙 들어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정이품송 주변 주차장이 넓습니다. 법주사와 식당가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북적한 것에 비하면 정이품송 주차장은 조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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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에 캠핑카 주차할 수 있는가 봅니다. 캠핑카 끌고 전국 일주하는 것이 꿈일 때가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계산에 한때의 꿈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이품송 공영주차장은 별도의 주차비 없습니다. 정이품송 보는데 관람료도 없습니다. 차 타고 지나가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주차하고 가까이 보고 싶습니다. 

 

 

 

 

 

 

정이품송을 영접합니다. 오랜 세월을 이어오면서 나뭇가지들이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한쪽 나뭇가지가 없습니다. 2004년 3월에 부러졌습니다. 당시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소방용수를 뿌려 제설작업 할 때 가지가 부러졌습니다. 가지 부러질 때 얼마나 놀랐을까요? 식겁했을 것 같습니다. 1982년부터 1991년까지 솔잎혹파리 피해를 막기 위해 방충망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왜 정이품송이냐?

 

정이품은 조선시대 관직 품계입니다. 요즘 관직 품계와 비교하면 장관급입니다. 나무에 누가 장관급 관직을 주었을까? 조선시대 7대 왕 세조입니다. 세조가 법주사 가는 길입니다. 가마 타고 갑니다. 가마가 나뭇가지에 걸립니다. 세조는 "나뭇가지에 연(輦 : 왕이 타는 가마)이 걸린다"라고 말합니다. 이때 소나무 스스로 가지를 위로 들어 올립니다. 가마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세조가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렸답니다.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합니다. 소나무를 기특하게 여긴 세조가 그 자리에서 소나무에 정이품 벼슬을 내립니다. 이후 정이품송이라 하였습니다. 연 걸이 소나무라고도 불렸습니다. 

 

 

 

 

 

 

 

 

 

 

 

정이품송 안내문에는 세조와 나무 사이의 일화가 조선왕조실록에 나온다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록에는 병풍송에 머물렀다고 나와 있습니다. 병풍송이 현재의 정이품송이라는 해석입니다. 정이품 관직을 내렸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가 자신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설화로 보고 있습니다. 나무도 왕인 나를 알아본다 이런 느낌일까요?

 

 

 

 

 

 

방향으로 돌려서 가지가 온전한 쪽에서 바라봅니다. 균형미가 제대로 보이는 것이 멋집니다. 기품 있습니다. 정이품송 수령은 약 600년에서 80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600년으로 나옵니다. 세조 때 가마가 걸릴 정도라면 당시 수령이 200년은 되지 않을까 추정하기도 합니다. 높이 16.5m(아파트 약 6층 높이). 가슴 높이 줄기 둘레는 5.3m입니다. 천연기념물입니다. 

 

 

 

 

 

 

정이품송 변천사. 왼쪽 사진은 1935년 모습입니다. 나무 바로 옆에 도로가 있고 도로에 자동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가마가 충분히 걸릴 수 있었겠습니다. 지금은 나무와 도로가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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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을 떠나 나무 그 자체로도 멋있습니다. 

 

 

 

 

 

 

처음 봤던 방향 반대쪽으로 왔습니다. 가지가 모두 제대로 남아 있는 옛날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서 다시 봅니다. 가지 부러진 것이 더욱더 안타깝습니다. 제설작업으로 가지가 부러진 이후에도 태풍으로 가지가 부러진 적이 몇 번 더 있었답니다. 2023년 올해도 부러졌고요. 그래도 속리산과 보은의 랜드마크는 정이품송입니다.

 

 

 

 

 

 

보은군에서는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서 나무로 키웠습니다. 자목(子木)을 만든 것입니다. 자목을 판매도 합니다. 한 그루에 100만 원 정도 받았습니다. 100만 원이라는 가격만 보고 비싸다 했습니다. 나무값이 원래 가격이 높더군요. 키우기 위해 노력한 비용을 생각하면 맞는 가격이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정이품송이 제설작업, 강풍 등으로 가지가 부러진 것은 많이 안타깝습니다. 나무 관리를 잘한다지만 나이가 있는 만큼 기력이 약해져서 부러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 듭니다. 나무도 정해진 수명이 있으니 정이품송도 영생을 누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동안 튼실하게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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