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토속음식점, 보은대추빵
12월입니다. 겨울 분위기가 확 느껴집니다. 엊그제 단풍놀이 다녀온 것 같은데 겨울이라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더 늦기 전에 11월 속리산 단풍놀이 만난 먹거리를 소개해야겠습니다. 속리산 법주사 입구에 많은 식당 중에 속리토속음식점에서 점심 먹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대추찐빵을 만납니다.
말티재를 넘어 법주사로 향합니다. 말티재는 굽이굽이 고갯길입니다. 운전하기 어렵지만 풍경이 좋습니다. 말티재를 거치지 않고 법주사로 갈 수도 있습니다. 법주사로 향하는 길 가로수가 잘 정돈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친구가 운전하고 저는 보조석에서 편하게 갑니다. 가을 행락철이면 법주사까지 차가 많이 막힌다는데 평일이고 단풍 절정이 꺾일 때여서인지 길이 한산합니다.
속리산과 법주사 이정표가 보입니다.
법주사 입구에 식당이 이어집니다. 산채정식, 버섯, 백숙 파는 곳이 많습니다. 속리산 내려가기 전에 맛집 검색을 했습니다. 배영숙 산야초밥상이라는 곳이 맘에 들더군요. 저 앞에 식당이 보입니다. 그런데 주차장이 없습니다. 식당 주변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결국 식당 주변에 주차 못합니다.
법주사 앞 식당들은 별도의 주차장이 없는 듯합니다. 소형주차장에 주차하고 식당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주차장 주차 요금이 비싸네요. 주차 시간 관계없이 무조건 5천 원입니다. 밥 먹고 나갈 때 식당 사장님 말씀이 주차비가 비싸서 식당에서 주차비 지원은 어렵다고 하시네요.
주차장에서 나와 식당으로 가는 길. 좌판에 오갈피가 보입니다. 오가피라고도 많이 부르지만 오갈피가 바른말입니다. 가시가 많아 가시오갈피(가시오가피)라고도 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은행나무에서 가을을 느낍니다. 은행나무를 예쁘게 자르지 않았습니다. 가지치기를 대충 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떤 식당에서는 나무 아래 테이블 펼쳐두고 손님을 받기도 합니다.
배영숙 산야초밥상에 도착했습니다. 리뷰를 보니 대추를 활용한 음식이 보입니다. 사장님인지 정확히 모르나 사람 이름 걸고 하는 곳이니 믿고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못 먹었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30분씩이나 기다려서 먹고 싶은 생각까지는 들지 않습니다.
바로 옆에 속리토속음식점에서 먹기로 합니다. 이 집도 속리산 법주사 맛집으로 검색하면 상단에 나오는 집입니다. 평점도 좋은 편이어서 리스트에 올려두긴 했습니다. 꿩 대신 닭이냐? 아니면 전화위복이냐? 기대 반 걱정 반 가지고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식당 들어가면 몇 개의 입식 테이블이 있습니다. 안쪽에 신발 벗고 들어가는 좌식 테이블이 넓습니다. 식당이 난리입니다. 사진 속 자리에 단체 손님으로 가득합니다. 단체 손님들 떠드는 소리가 상당하더군요. 입구 쪽에도 손님이 많습니다. 여기저기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정신없습니다.
친구와 저는 자리 잡고 메뉴판을 봅니다. 보통 산에 가면 볼 수 있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산채비빔밥이나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친구가 산채비빔밥은 약하지 않냐고 합니다. 잘 먹자는 마음에 산채더덕구이정식 주문합니다.
손님이 많아서인지 음식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산채더덕구이정식의 메인인 더덕구이입니다. 2인분이 한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어디 가서 더덕구이 주문하니 버섯이 반이고 더덕은 조금 들어간 곳도 있더군요. 속리토속음식점은 더덕구이 양이 넉넉합니다. 지나치게 맵지 않게 양념도 적당합니다.
먹을거리가 한 번에 나오지 않습니다. 뭐가 다 나왔나 싶으면 또 나오고 또 나오고 하네요. 아무튼 산채더덕구이정식 2인분 밥상이 다 차려졌습니다. 음식 가짓수가 상당합니다. 더덕구이 포함 25가지입니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많이 나온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시각적으로 압권입니다. 음식 맛은 익히 느낄 수 있는 정도입니다. 골고루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초석잠.
보은에 왔는데 속리산에 왔는데 막걸리 한잔해야 합니다. 운전은 친구가 하는 것이고 저는 맘 편히 막걸리 병을 땁니다. 보은 하면 대추가 특산물이니 막걸리도 대추 막걸리입니다. 막걸리를 너무 많이 흔들어서 흘러넘쳤습니다. 식당 직원분께서 반찬을 새로 바꿔주시네요. 그냥 먹겠다 했는데도 말이죠. 감사합니다. 보은 대추 막걸리는 대추 향은 분명 있습니다. 대추 맛이 확 느껴지진 않습니다. 라이트 한 느낌의 막걸리입니다
계산하면서 사장님과 몇 마디 주고받습니다. 사장님이 친절하시더라고요. 바쁘고 정신없는데도 짜증 내지 않고 손님 오더 다 받으시고. 나가는 손님 다 인사 다 해주시고. 서비스도 챙겨주시고. 막걸리 쏟았을 때도 그렇고 식당 직원분들이 친절하셔서 보기 좋았습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삶은 모자랍니다. 그런데 나는 사랑할 수 있을까?
법주사와 정이품송 구경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보은 내려오기 전에는 보은읍내 조은가라는 디저트 카페를 가려했습니다. 해가 짧을 때여서 조은가까지 들렸다가면 시간이 늦을 것 같습니다.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보은대추빵 간판이 보입니다. 멈췄다 가기로 합니다.
대추찐빵, 대추찰보리빵, 대추보리술빵, 대추칩, 대추즙 등 대추 들어간 간식거리를 판매합니다. 대추칩이 궁금해서 주문했는데 제가 간 날은 다 팔리고 없었습니다. 대추찐방 5개와 대추즙 한잔 먹기로 합니다. 친구는 대추찐빵 선물상자로 20개짜리를 구매합니다.
찐빵 찌면서 올라오는 김을 보기만 해도 따뜻합니다. 맛있을 것 같은 기대감.
직접 농사지은 대추를 빵 반죽과 팥앙금에 넣었다는군요.
사장님은 매장 안으로 들어가 대추즙 두 봉을 가지고 나옵니다. 그리고 찜기 아래에 넣습니다. 대추즙 주문하면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저는 따뜻한 것을 주문했습니다. 찜기 아래에 넣고 덥히는 것입니다. 대추즙도 직접 농사지은 대추로 만들었다 하시네요.
대추 향기가 확 올라옵니다. 한약 먹는 기분이 들지만 쓰기보다는 대추의 달큼한 맛이 담겨 있습니다. 전통찻집에서 파는 대추차보다 찐합니다. 한 번에 원샷으로 먹기보다는 조금씩 목으로 넘깁니다. 입안에서 향긋한 대추 향기가 이어지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괜히 건강해지는 기분.
찜기에서 찐빵을 꺼내서
담습니다. 대추가 들어가서 빵은 노르스름합니다. 대추 향기와 대추 맛이 확 다가온다기보다는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대추 안 먹는 아이들도 먹을 수 있겠습니다. 찐빵 자체도 맛있고요. 친구는 한 개만 먹고 나머진 제가 다 먹었습니다.
아리숲보은대추빵이 가게 풀 네임이네요
산채정식이나 대추찐빵이나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맛과 분위기입니다. 속리토속음식점도 보은대추빵에서도 친절하게 잘 대해 주신 것이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멋진 풍경 보고 맛있는 음식 먹고 친절한 대접까지 받았습니다. 덕분에 2023년 가을은 행복하고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꿩 대신 닭이 아니고 전화위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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