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법주사
가을 나들이로 떠난 충청북도 보은입니다. 보은에는 아주 많이 유명한 고찰이 있습니다. 속리산 법주사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면서 세계적인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국보, 보물급 문화재도 다수 있는 귀하디귀한 절입니다. 법주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속리산 입구에서 법주사까지 5리(2㎞)라고 해서 오리숲길입니다. 속리산 입구에서 상가가 모여 있는 길이 1㎞이고 상가 끝에서 법주사까지 1㎞입니다. 법주사 앞까지 차 타고 갈 수 없습니다. 1㎞ 전에 있는 주차장에서 걸어가야 합니다.
숲길을 올라가자보면 일주문을 만납니다. 일주문은 여기서부터 절이니까 몸가짐을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일주문에 호서제일가람이라 적혀 있습니다. 호서지역에서 제일가는 절이라는 뜻입니다. 호서지역은 충청도 일대를 말합니다. 호는 제천 의림지 또는 금강을 뜻합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가 뻗어 올라간 모양새가 매끈합니다. 잘 관리하는 숲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속리산이 국립공원이고 법주사가 조계종 5교구 본산인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법주사에 거의 다 왔습니다. 작은 비석에 하마비라 적혀 있습니다. 말에서 내려 예의를 갖추며 걸어가라는 뜻입니다. 뒤에 세조길이라 쓰인 것이 보입니다. 조선시대는 유교사회이지만 세조는 불교를 숭상합니다. 세조가 스승인 신미대사가 머물던 복천암까지 순행 왔던 길을 현대에 와서 세조길이라 이름 지었습니다. 2.4㎞
보은 속리산 사실기비(사진), 보은 법주사 벽암대사비도 살펴봅니다. 보은 속리산 사실기비는 조선 현종 때 세운 것입니다. 속리산 수정봉 위에 있는 거북바위에 얽힌 이야기로 불교와 유교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벽암대사비는 조선시대 벽암대사에 관한 비입니다. 벽암대사는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 참전하였습니다. 정유재란 때 소실 된 법주사를 다시 만드는 데도 힘을 더했습니다.
법주사는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저는 7개 절 다 가봤습니다. 😊. 산사에 대해서도 알고 가면 좋겠습니다. "7세기에서 9세기에 창건된 이들 7개 사찰은 신앙과 영적 수행, 승려 공동체 생활의 중심지로 한국 불교의 역사적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가을 단풍으로 물든 법주사.
법주사 경내로 들어가니 커다란 쇠기둥이 보입니다. 당간입니다. 법회나 행사가 있을 때 당(幢)이라는 기를 내거는 기둥을 당간이라고 합니다. 절의 경계에 세워 신성한 곳이라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고요. 당간을 받치는 지주(돌)인 당간지주만 남아있은 경우가 많습니다. 법주사 당간은 복원한 것입니다.
천왕문, 팔상전, 대웅보전이 보입니다.
법주사는 553년 신라 진흥왕 때 승려 의신이 창건했습니다. 법주사 전설이 있습니다. 의신이 천축(인도)에서 돌아오면서 절 지을 곳을 찾아다닙니다. 하얀 노새에 불교 경전을 싣고 다녔는데 노새가 법주사 터에 오더니 울면서 멈춥니다. 의신이 터를 보니 비범한 기운이 느껴져 절을 짓습니다. 부처님의 법(경전)이 머무는 곳이라 해서 법주사(法住寺)라고 이름 짓습니다.
돌을 깎아 만든 연꽃 모양의 작은 연못인 석련지입니다. 우아합니다. 국보입니다. 불교에서 연꽃은 극락을 상징합니다. 석련지 위에 진짜 연꽃을 두기도 했다는군요. 8세기 신라시대 작품입니다. 1,300년의 세월을 이어왔습니다.
능인전. 능인은 능히 인을 행하는 사람. 즉 석가모니를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
법주사 하면 떠오르는 팔상전과 금동미륵대불
금동미륵대불은 엄청 큽니다. 높이 33m. 아파트 12층 높이.
776년 신라 혜공왕 때 진표율사가 금동불상을 만들었다고 전해옵니다. 조선시대 고종 때 경복궁 축조 자금(당백전)을 위해 해체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당간도 당백전 만들기 위해서 가지고 갔고요. 1939년 불상 복원을 시작하였는데 이때는 시멘트로 만듭니다. 1990년 시멘트 불상을 철거하고 청동으로 불상을 만듭니다. 청동불상 위에 금을 입히는 개금불사를 합니다. 순금은 아니고 골드펄이라는 인조금입니다.
법주사를 상징하는 팔상전입니다. 근대 이전에 만든 목조탑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탑입니다. 높이는 21m. 아파트 7층 높이. 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하여 그린 팔상도가 있어서 팔상전입니다. 정유재란 때 소실됩니다. 사명대사가 주도해서 다시 짓기 시작 1626년 인조 때 마무리됩니다. 당연히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팔상전 안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높은 구조물이다 보니 위를 쳐다볼 수밖에 없습니다. 거대한 나무들이 단단하게 이어져 있는 모습이 야무져 보입니다. 400년의 세월을 품은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팔상전에 대해 검색하다가 이소룡 이야기가 나와서 유심히 봅니다. 이소룡이 팔상전을 보고 사망유희라는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입니다. 고수들과 대결하면서 승리하면 위로 올라간다는 내용입니다. 영화를 다 찍고 마지막으로 팔상전 촬영만 남겨두었습니다. 이소룡이 갑자기 죽으면서 팔상전이 영화에 나오진 않게 됩니다.
법주사의 옛 모습이 흑백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법주사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 또 있으니 쌍사자 석등입니다. 팔상전과 대웅보전 사이에 있습니다. 사자 두 마리가 석등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720년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300년 동안 이어온 역사가 대단합니다. 사자 모양이 균형미와 정교함에 놀랍니다.
대웅보전 사이즈가 상당합니다. 2층입니다. 법주사의 위용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불전으로 꼽힙니다. 대웅보전 안에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도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법주사는 국보, 보물 등 중요한 문화재가 많습니다. 법주사 자체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국보 3점, 보물 13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20점, 문화재자료 1점이 있습니다.
명부전, 삼성각
대웅보전 부근에서 바라본 법주사 경내 풍경.
법주사 철확(철솥). 보물. 높이 120㎝ 지름 270㎝. 정확히 언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는데 신라시대 성덕왕 때 만든 것이라고도 합니다. 승려 3,000명이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장국을 끓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3,000명이 법주사에 왔다는 것인데. 법주사 사이즈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법주사 구경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갑니다. 마애여래의좌상을 만납니다. 보물입니다. 고려시대 작품입니다. 높이가 6m에 달할 정도로 큽니다. 마애여래는 바위에 새긴 부처라는 뜻입니다. 좌상은 앉아 있다는 것이고요. 얼굴 표정이 온화한 것이 바라보는 이가 편안함을 느낍니다.
여행자들이 동전을 붙여놨더군요.
승탑원
승탑원 앞 계곡에는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돌탑들이 길게 이어집니다.
법주사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오는 천년고찰입니다. 속리산이 법주사를 품고 있다지만 법주사가 있기에 속리산이 더욱더 빛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의신이 속리산 터를 발견했을 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법주사는 블로그 한 페이지로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품고 있습니다. 속리산과 법주사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공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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