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김치.. 한국사람치고.. 김치 안 먹고는 살 수 없지요.. 김치를 만드는데 가장 핵심은.. 누가 뭐래도 배추입니다... 그런데.. 배추.. 그것도 아주 잘 자라준 배추밭을.. 수확하지 못한체 갈아 엎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저희 외갓댁은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일전에 몇 번 포스팅을 했었지요.. 올해 설날에 비닐하우스에 갔을 때.. 외삼촌이.. 배추를 잘 팔았다고 아주 좋아하셨었지요.. 배추는 비닐하우스 한 동에 얼마 얼마 해서.. 장사꾼에게 미리 판매를 합니다.. 중간중간.. 잡풀이 많이 보이는 것을 의아해 하실 분도 있으실 것 같군요..
보시다시피 배추가 잘 자라주었습니다..
그런데... 배추밭이.. 이렇게 쑥대밭이 되어 버렸습니다... 배추밭이 9동이 있고.. 한동씩 갈아 엎는 중이었지요.. 제가 갔을 때는 외삼촌이 작업을 멈추고 잠시 쉬고 계실 때였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봤습니다...
봄에 시장에다 팔기 위해 겨울에 배추를 재배합니다.. 이 배추는 장사꾼이 입도선매도 사들이지요.. 봄이 되어 배추가 다 자라면.. 장사꾼이 배추를 갖고가서 시장에 내다 팝니다.. 문제는 입도선매 했다는 것입니다..
장사꾼이 일정금액을 주고.. 배추를 미리 샀지요.. 그런데.. 배추를 갖고 갈 시점에 배추값이 폭락을 한 것이죠...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서 사람을 쓰고.. 유통비 포함하면.. 배추를 수확할수록 손해입니다... 지출이 더 커지게 되는것이니까요..
장사꾼은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수확시기를 늦추게 됩니다.. 하지만.. 외심촌은 여기에 다른 작물을 심기 위해.. 이미 모종부터 해서 계약이 된 상태입니다.. 서로 배추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거죠..
배추를 김치공장으로 싸게 보낼 수도 있지만.. 김치공장은 이미 싼 가격의 중국산 배추가 점령을 했다고 합니다..
외삼촌이 겨우내 힘들어서 키운 배추입니다.. 도시사람들은.. 그냥 씨뿌려놓고.. 냅두면 자라는게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농작물을 튼실하게 키우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은 상상 이상입니다...
외삼촌이 더욱 화가나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었습니다... 배추값이 떨어진데는 정부의 일관성, 계획성 없는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작년에 배추값이 많이 올랐을 때.. 중국에서.. 15만톤의 배추가 수입이 되었다 합니다.. 당시 배추가를 잡긴 했지만.. 그때뿐이라는 것이죠.. 얼마 안가서.. 이렇게 멀쩡한 배추를 갈아엎는 아이러니가 발생했으니까요..
외할아버지부터해서 외갓댁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지은지 40년입니다... 외삼촌이 농사 지은 것만 해도 ..20여년입니다.. 경제가 발전한다고 해도 농산물의 유통 및 관리는 크게 나아지는 것이 없다 합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안나온다 합니다...
외삼촌은 지금처럼 대외개방정책, 대기업중심으로의 경제정책이 이어진다면.. 농사짓기가 더 힘들어질것 같다고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경우 우리의 밥상이 불안해질 수 있음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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