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치와 함께하는 진짜 제주도스런 횟집... 백선횟집

제주도 백선횟집

제주도는 별미가 참 많습니다. 가끔씩 생각나는 제주도의 음식, 맛집. 특히나 해산물은 더더욱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제가 생선회부터 시작해서 해산물에 환장합니다. 제주도에 가면 가는 횟집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물주가 든든할 때 가는 곳 회 못먹는 사람들 있을 때 가는 곳 그리고 친한 친구와 함께 가는 이곳. 주머니는 가벼워도 마음은 풍요로운 횟집. 제주도 백선횟집으로 갑니다.

 

백선횟집 실내 

요즘 인터넷의 도움으로 많이 알려져서 관광객들이 좀 찾는다고도 하지만 관광객 위한 횟집은 아닙니다. 제주도에 사는 분들이 이용하는 동네 횟집 분위기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부담 없이 술 먹기에 이 만한 곳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제주도 사투리 그래서 여기가 제주도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무절임도 보이고요. 기본반찬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뀝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밑반찬(스끼다시)도 화려하게 난리 부르스를 추지는 않습니다. 간단하게 그러나 입맛을 돋울 수 있는 것들로 채워집니다. 맛없는 밑반찬만 가득하고 막상 회는 조금 나오는 그런 곳보다 회에 충실한 백선횟집이 좋습니다. 제주도 토속적인 진짜 제주도 횟집 답습니다.

백선횟집에서는 메뉴 선택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습니다. 생선은 주로 '따치'라는 생선 하나만 취급을 합니다. 따치가 안 나올 때는 모둠회로 나오고요. 손님은 대, 중, 소 하나만 고르면 됩니다. 주인장이 사람 오는 것 보고 알아서 회를 내어주기도 합니다. 두 명이서 소(3만 원)를 시킵니다..

은근히 입맛 돋우는 젓갈.

 

 

쌈장? 된장? 아무튼 장 입니다. 이것저것 섞여 있는 장입니다. 회 찍어먹는 장입니다. 감칠맛이 돕니다. 물론 간장과 초장도 있습니. 제가 회는 좋아해도 그 맛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먹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어려서는 초장맛에 먹었습니다. 고추냉이(와사비) 찍어 먹는 어른들 이해 못 했는데 요즘은 와사비 맛에 빠져 들어갑니다. 제주도에 회를 처음 먹던 날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된장에 먹어 버릇하니 초장으로 먹으면 회 맛이 안 나요. 

 

이게 회 나온 거 다냐? 이게 따치인지 따시기인지 그거냐고 물으신다면 노노노. 가볍게 맛보라고 조금 나온 회입니다. 이 정도 회 만 가지고도 소주 한 병은 가볍게 먹을 수 있습니다. 

 

드디어 메인이 나옵니다. 이 녀석의 이름이 따치예요. 까치 아니고요. 붉은빛이 도는 살이 길쭉길쭉 큼지막하게 썰려 있습니다. 이쁩니다. 곱습니다.

 

사실 따치라는 생선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습니다. 따치에 대해서 좀 알아봅니다..

원래 이름은 '독가시치'입니다. 따치는 독가시치의 제주도 사투리고요. 따돔이라고도 한다네요. 지느러미에 독이 있는 가시가 있답니다. 독이 있는 가시에 찔리면 엄청 아프다는군요. 독이 있어서 못 먹는 거 아니냐고 하시지만 원래 맛이 좋아서 횟감용으로 인기가 많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울릉도, 남해안 등에서 잡힙니다.  

 

그릇에 얼음이 깔려 있습니다. 

 

 

이것은 모둠회입니다. 황돔, 우럭, 광어가 함께 있습니다. 따치가 없었을 때는 이렇게 모둠회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것도 3만 원. 남자 둘이 먹다 지칠 정도입니다. 

 

마무리는 매운탕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수제비도 들어가 있답니다. 매운탕 갖고도 소주 더 먹을 수 있고요. 매운탕 대신 맑은탕(지리)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매운탕은 별도의 돈 받지 않고요. 소주 이야기 하니 말씀드리는데.. 제주도 소주는 크게 2종류가 있습니다. '한라산', '한라산물순한소주' 이렇게요. 물론 참이슬, 처음처럼 등등의 소주도 있습니다. 한라산은 투병한 병에 담겨 있고 21도입니다. 한라산물순한소주는 초록색병에 담겨 있고 19.8도입니다.

제주도 식당 가서 소주 주문할 때는 색깔로 하면 됩니다. 한라산은 하얀 거 달라고 하고 한라산물순한소주는 파란 거 달라고 하면 됩니다. 각각 차가운 거, 뜨거운 거로 말하면 됩니다. 소주도 뜨거운 게 있냐고 하시겠지만 제주도 어르신들은 냉장하지 않고 뜨뜻하게 해서 드십니다. 저는 하얀 거 차갑게 마시는 거 좋아합니다. 제주도는 물이 맑아서인지 소주도 맑고 맛있습니다. 

 

 

 

 

제주시청에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방향으로 10여분 걸어가면 길 안쪽으로 백선횟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항이나 여타 지역에서 택시 탄다면 '백선횟집' 가자고 하면 10에 8은 알아서 갈 것입니다. 모른다면 제주시내 마라도호텔 가자고 하면 됩니다.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제주도에서 관광객들 상대로 하는 횟집 가보면 뭐 이것저것 많이 나옵니다. 그런 횟집은 육지에도 많습니다. 그런 곳들만 다니신다면 제주도의 참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합니다. 나중에 제주도 먹을 것도 없고 비싸다는 소리만 합니다. 소박하지만 제주스러운 백선횟집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