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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암 촛대바위

텔레비전 방송이 시작과 끝을 화면에는 애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화면속에는 어느 바닷가의 모습이 보이고.. 해가 떠오르지요..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장면입니다.. 그만큼 일출이 멋있는 그 곳..  강원도 동해에 있는 추암 입니다..  촛대바위라고도 불리는 추암.. 마음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면서.. 일출의 장험함을 느껴보시지요..


어느 가을 날 .. 서울에서 밤새도록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강원도 동해시에 있는 추암해수욕장입니다.. 동해와 삼척 중간에 있다고 보는게 맞겠지요... 남한산성의 정동쪽에 위치해 있다는 글씨가 보이는군요..

서울의 정동쪽이라고 주장하는 곳이 몇 군데 있지요.. 대표적으로 모래시계의 정동진이 있습니다.. 광화문의 정동쪽 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도봉산 정동쪽이구요.. 정동진 부근에 등명락가사 라는 절에가면 광화문의 정동이라고 표시(?)를 해 놓은게 있습니다... 왕조시대에는 서울의 정동쪽인게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내가 사는 그곳이 더 중요하리라 봅니다... ㅎㅎ






마을 안쪽으로 쭈욱 들어와 작은 언덕을 오르니..  그 유명한 추암 촛대바위가 보입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에 여명이 비출 때의 어스름한 모습의 추암입니다..  생각보다 크지는 않더군요... 실제 높이는 18.5m 라고 합니다.. 원래 이름은 추암(錐岩) 이라고 했다네요.. 송곳 추자를 쓴 것이구요.. 요즘은 추암(湫岩) 으로.. 다할 추자를 쓰네요.. 저는 촛대바위 라는 이름이 제일 이쁘네요.. ㅎㅎ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촛대 바위가 2개 였었대요.. 조선 숙종 7년(1681)에 강원도 일대 지진이 났는데.. 그 때 바위 하나가 부러져서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하나의 바위는 굳건히 동해바다를 지키고 있었는대.. 이게 요즘 들어 균열이 발생했다네요.. 붕괴 위험도 있구요..

촛대바위는 석회암으로 구성이 되있고.. 절리가 많이 있어서 약하긴 합니다.. 여기서 잠깐! 과연 이 바위를 인위적으로 보수공사를 하면서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나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만들어지고 무너지고 하는 것이 자연의 순환 사이클인대.. 이것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네요.. ^^




해가 촛대 바위 꼭대기에 딱 하고 걸치면.. 진짜 촛대바위 라는 말이 딱 맞던데.. 날씨가 흐려서.. 해가 떠오를 기미가 안 보이네요..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해가 뜨겠지, 떠주라.. 바라봅니다..  매일같이 뜨는 태양이지만.. 이날은 더욱 특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적인 기록에는 원래 2개이고.. 지금은 하나만 남아 있다고 하지만..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는 촛대바위가 3개 있었답니다. 촛대바위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 보빈다..

이 마을에 부인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어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여인에게 맘이 뺏겨서 그 여인을 소실로 얻게 됩니다. 원래 부인과 소실 사이에 다툼이 끊이질 않았고.. 싸우는 소리가 너무 크고 요란해서 바닷 속 용왕님, 하늘의 한울님의 심기를 거스르게 되었습니다.

두 여인은 촛대바위 근처에서 크게 싸우는데, 한울님이 열을 받아서 두 여인에게 벼락을 떨어 트리고.. 결국 두 여인은 죽게 됩니다. 옆에서 싸움을 지켜보던 남편도 죽게 되구요.. 그때 내려친 벼락으로 촛대바위 2개가 사라지고 남편을 상징하는 촛대바위 하나만 남게 되었다는군요.. 





추암과 같은 형태를 지형학 용어로는 '시스택(sea stack)' 이라고 합니다. 파랑의 차별침식에 의한 것이지요.. 원래는 절벽인데.. 파랑이 절벽쪽으로 치면서 절벽은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뒤로 후퇴를 하는대.. 그 중 단단한 녀석들이 무너지지 않고 남아있게 되고.. 이것을 시스택이라 부릅니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해가 떠오를 시간이 다 되어가는대.. 구름속에서 해는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나랑 숨박꼭질 하자는 것도 아니고.. ㅋㅋ..

 

 


 


촛대바위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의 장엄함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제 마음 속에는 따뜻한 무엇인가가 느껴집니다. 두근거리는 마음.. 설레이는 마음.. 오늘은 어떤 일들이 펼쳐 질 것인가? 행복한 일이 가득할 것만 같습니다... 실제로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이쁜 마음을 가슴 속에 담아 두게 된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암 촛대바위는 저에게 특별한 공간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바다위로 볼록 솟아오르는 일출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새벽의 어스름한 분위기는 지나갑니다. 햇님은 세상을 향해 아름다운 빛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추암 일대의 모습도 환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석회암 지형 특유의 다이나믹함이 살아있는 모습이 촛대바위만 바라보던 시야를 넓게 확장시켜 줍니다. 좋다...

촛대바위에서 내려와 추암해수욕장 일대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그전에 잠깐.. 바위위에 새겨진 글자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능파대(凌波臺) .. 한문을 읽었습니다.. 한자 3급에 빛나는 실력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ㅋㅋ.. 이때는 이 능파대의 의미를 자세히 몰랐는데.. 포스팅하면서 찾아보니.. 요게 또 의미가 남다르더군요..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촛대바위의 절경에 반하여 미인의 걸음걸이라는 의미로 능파대 라는 이름을 지었다네요.. 반할만 합니다.. 그런데 미인의 걸음걸이는 어떤 것일까요? 문득 미스코리아 걸음걸이가 생각이 나네요.. 안녕하십니까? 미스 경기 진.. 라오니스 ㅋㅋ.. 아.. 나는 남자인대.. ㅋㅋ






언덕을 내려와 걸어가 보니..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징어가 큼직하네요.. 마른 오징어도 좋지만.. 저는 오징어회가 더 좋아요... ㅋㅋ...





멋드러진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건물의 이름은 '북평 해암정' 입니다. 고려 공민왕 10년(1361)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이 지역에 내려와 생활 할 때 처음 지은 건물입니다.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530년에 다시 짓고 1794년에 크게 수리를 했다는군요..  송시열이 함경도로 귀양가다가 들러 글을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에 이렇게 작은 집 하나 짓고 살면 좋을텐데.. ^^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시내에는 이른 아침.. 새들이 치장하기에 바쁩니다.. 누굴 만나러 가시려나.. 오늘 소개팅 있나 봅니다.. 연말도 다가오는대.. 소개팅 열심히 하십시오... 하지만 저는 천상천하 솔로천국.. ㅋㅋ




이렇게 이쁜 추암 촛대바위를 드라마에서 그냥 둘 수는 없겠지요.. 보시다시피 배용준, 최지우의 '겨울연가'의 무대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배용준과 최지우가 처음으로 찾은 바다이자.. 마지막으로 찾은 마다가 바로 이곳 추암이었다는군요..   겨울연가는 강원도의 이쁜 곳들을 구석구석 잘 찾아서 영상으로 담은 것 같습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 영화 '외출' 도 찍었다네요.. 그런데.. 저는 3편 다 못 봤네요.. ^^






추암역에 오릅니다.. 추암역에는 역사는 따로 없었습니다. 당연히 승차권 판매하는 곳도 없구요..

기차는 다닙니다.. 강릉, 동해, 삼척을 잇는 바다열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하루에 4번 정차합니다.. 상행선 2번.. 하행선 2번.. 5월과 8월 에는 상하행선 1회씩 더 정차를 하네요.. 바다열차 아직 못 타봤는데.. 타보고 싶네요.. 진짜 이쁠 것 같아요.. 바다열차에 대한 정보는 http://www.seatrain.co.kr/ 에서 참고해 주시구요..

이른 아침 기차는 다니지 않습니다... 저 멀리 코스모스가 반갑다고 손짓을 하네요.. 어서오세요.. 기차길 위를 마구 걸어다닙니다.. 사진도 찍습니다.. 재밌습니다.. 넘어지려고 하면 손을 잡아 줍니다.. 웃습니다...





역에서 바다 쪽을 다시 바라봅니다.. 작은 어촌 마을이 보입니다. 어느새 햇님이 높이 올라가 있습니다.. 
 





부끄러운 듯 나오지 못했던 햇님이.. 부끄러움이 좀 가셨는지.. 하늘 위로 방긋 나와줍니다.. 그렇지.. 그렇지..





추암해수욕장의 아침 풍경입니다.. 올해 여름에.. 이곳에서 누드사진 촬영대회도 있었다네요..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을 때까지 간직하고 싶은 이쁜 기억을 만들어 준 추암 촛대바위였습니다.. 촛대바위위에서 떠오르는 햇님을 만나지는 못했어도.. 제 마음 속으로는 밝고 따뜻한 마음이 피어올랐답니다.. 가을날 아름답게 남아준 추암.. 저에게 추암(湫岩)은 추암(秋岩)으로 오랫동안 남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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