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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8코스 part.1

우리나라에 수많은 걷기 여행코스가 있지만 원조는 제주도 올레길입니다. 올레길은 제주도의 해안을 따라서 20코스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제 한 코스 정도만 더 만들면 올레길만으로 제주도를 일주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중에서 오늘 찾아갈 코스는 8코스입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관광단지인 중문을 지나가는 구간인지라 볼거리도 많고 재미나게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올레길 8코스는 2번으로 나눠서 걸었습니다. 7코스 완주하고서 시간이 어중간하게 남더라고요. 8코스를 완주하기에는 짧고 그렇다고 그냥 공항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많고.

일단 걸었습니다. '가는 데까지 가보고 못 걸은 길은 다음에 와서 또 걷지 뭐' 하는 생각으로 말이죠. 오늘 포스팅은 8코스의 전반부입니다. 8코스 시작부터 중문에 있는 제주컨벤션센터(ICC)까지입니다. ICC에서 공항 가는 버스가 자주 있기에 쉽게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8코스의 후반부는 몇 달 후 ICC에서 다시 시작했고요.

여기서 잠깐! 지금 올레길 8코스는 요 근래 몇 달 동안 통제가 되었습니다. 8코스 초반에 '선궷네'라는 곳이 사유지인데 주인의 요구로 통제를 하게 되었다는군요. 길 중반부에 있는 해병대길도 통제가 된 상태였고요. 그런데 이번에 우회길을 만들어 새롭게 개장을 한다고 합니다. 제가 소개하는 길은 과거의 올레길 8코스입니다.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길일 수도 있겠군요. 함께 걸어보실까요?



출발

 

 

7코스의 종착점이자 8코스의 시작점은 서귀포 월평마을 아왜낭목입니다. 총길이는 16.3㎞. 시간은 5~6시간 정도 소요되는 길입니다. 월평마을을 출발해서 중문을 거쳐 안덕면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아왜낭목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다가옵니다. 아왜낭목이란 아왜나무(木)를 말합니다. '낭'이란 말이 제주어로 '나무'를 뜻합니다. 아왜나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봤습니다. 잎에 수분이 많아서 불에 태우면 거품이 나고 잘 안 탄다네요. 방화수로서 많이 기르는 나무라 합니다.




야자수

 


약천사

 

 

월평마을에서 출발한 지 10여분이 흐르면 '약천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동양 최대의 법당이라 자랑하는 거대한 대적광전이 인상적인 절입니다. 단순 높이로 보면 8층 건물 높이라는군요. 야자나무가 있고 대웅전 앞에 코끼리 동상이 있는 것이 동남아의 어느 사찰에 와 있는 듯 한 기분이 듭니다. 절을 둘러보는데 따로 입장료는 없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머물러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절 안에 약수가 흐르기에 약천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영화도 많이 찍었어요. 대표적인 게 심형래 감독의 디워.




계곡

 

 

약천사에서 나와 선궷내로 향합니다. '선궷내'라 쓰기도 어렵고 발음하기도 어렵습니다. 선궷내를 알려주는 올레길 표지판에 설명을 옮겨와 보면 선궤는 '서 있는 궤'라는 뜻이고, 궤는 제주어로 바위굴을 뜻하고요. 약천사가 들어서 있는 절모르 앞 숲에 바위굴이 있고 바위굴의 서쪽으로 흐르는 하천이 선궷내라는 말씀. 해석이 복잡한가요? 아무튼 제주도에 있는 대부분의 하천은 건천 즉 물이 흐르지 않는대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시원합니다. 




계곡

 

 

콸콸콸 흐르는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다가오는 것이 힘찬 기운을 안겨줍니다. 서두에서 올레길 8코스가 통제되었었다고 했습니다. 통제의 원인을 제공해 준 곳이 선궷내 일대의 숲길입니다. 통제하게 된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닌 올레길을 걷는 사람일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왜냐? 사람들이 길 잘 걸어 다니면 굳이 막을 필요가 없었겠죠. 처음부터 막은 것이 아니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쓰레기 버리고 농작물에 손을 대고 하니 땅 주인 입장에서는 반갑지가 않았겠지요. 올레꾼들이 여행 태도도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올레길

 

 

그렇게 물은 흘러 흘러 바다로 향합니다.

 

 


현무암

 


바다

 

 

선궷내에서 나와서 대포포구까지 숲길도 걷고 바닷길도 걷고 하면서 전진합니다. 이 길이 바위를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해야 하는지라 쉽게 갈 수 있는 길은 아닙니다. 그래도 올레길은 바다를 따라서 걸어줘야 합니다. 제주도 해안을 이어주는 검은색의 신비로움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없이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저의 귓가에 들려오는 것은 파도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나의 거친 숨소리. 제주도와 올레와 나 자신이 하나가 되는 순간입니다.




포구

 

 

월평마을을 출발하고 3㎞ 정도 걸으면 대포포구에 도착합니다. 2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걷기에만 집중하면 더 빨리 걸을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올림픽 경보대회에 나온 것이 아니니까요. 대포포구는 자그마한 포구입니다. 올레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포구들을 만납니다. 포구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어린아이들이 하얀 도화지에 그린 그림처럼 정겨움이 있습니다. 




 

해물

 


 

현재 시간은 오후 4시 배고프네요. 내가 점심을 먹었던가? 생각을 해보니 안 먹었습니다. 8코스 출발할 때 월평마을에서 먹었어야 했는데 이왕 먹는 거 잘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이 집 저 집 고르고 고르다 보니 그리고 대포포구까지 특별한 식당이 없었어요. 숲길이고 바닷길이니까요. 어쩌면 배가 덜 고팠을 수도.

이렇게 나다니다보면 배가 덜 고프긴 해요. 주변 풍경이 워낙 좋으니. 아무튼 대포포구에 있는 운해횟집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식당이 유명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눈에 잘 띄어서 들어갔어요. 그런데 저의 삘은 통했습니다. 해물 뚝배기가 아주 실하게 나옵니다. 든든하게 밥 먹고 카메라 충전하고 다시 출발.




모터보트

 

 

중문관광단지가 가까워 오니 여기저기서 노는 분위기가 연출이 됩니다. 모터보트를 신나게 타네요.




올레

 

 

대포포구에서 밥 먹고 나와서 축구장을 지나니 잘 정리된 길이 나옵니다. 야자수 숲을 지나가면 대포 주상절리가 나옵니다. 대포라고 화약 넣고 쏘는 대포가 아니고 동네 이름입니다. 




빨강

 

 

그나저나 이 팔뚝 좀 보소. 시뻘겋게 타올랐네요. 팔뚝이 이런대 얼굴은 또 어떨는지 애가 미련한 것인지 대담한 것인지 뭘 좀 바르지 그냥 저러고 다닙니다. 그래도 제주 올레길에 다니면서 탄 거라 자랑하려고 올레 리본 옆에서 사진 찍어주는 센스.





주상절리

 

 

주상절리가 등장을 합니다. 아래 사람과 비교하면 주상절리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반 관광객들이 가는 주상절리의 뒤편인 듯 한대 숨겨진 비밀을 훔쳐본 것이라고 할까요? 보는 순간 탄성을 지릅니다. 와우. 올레길 걸으면서 좋은 점은 자타고 가면서 볼 수 없는 비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좋다. 




소라

 

 

이제 올라와서 대포동 주상절리를 보러 들어갑니다. 대포동 주상절리의 상징인 커다란 조개의 모습입니다. 진짜는 아니고요. 올레길 8코스에는 주상절리 안내소를 거쳐서 지나가는 것으로 나와있군요. 그러니까 입장료 내고 들어가 보는 것은 선택이라는 얘기인 듯 한대 저는 들어갑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입장료도 얼마 안 해요. 2천 원.





요트

 

 

요트가 보입니다. 요트도 재밌겠습니다. 1인당 1시간에 6만 원. 요트에서 결혼식 하는 것이 있더라고요. 요트 결혼식은 멋있어 보입니다. 어제 후배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일반 예식장에서 어찌나 정신없던지. 제가 결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소소하게 진짜 친한 이들만 모아서 요트 결혼식 같이 좀 특별하게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은 말하죠. 하긴 할 거야? 글쎄다. 나도 모르겠다.




주상절리

 


현무암

 

 

주상절리라는 것이 제주도 중문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광주 무등산에도 있고, 포항 경주 해안가에도 있습니다. 제주도의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용암과 관련 있다는 거. 용암이 흘러나옵니다. 용암이 흐릅니다. 뜨거운 용암이 식으면서 굳을 것이고요. 굳으면서 만들어진 것이 주상절리입니다. '주상'이라는 것은 기둥모양이라는 것이고 절리는 쪼개짐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면 용암이 식어서 기둥모양으로 굳어서 쪼개진 것 이렇게 하면 될 듯합니다.

제주도 중문 대포동 주상절리는 멋있습니다. 푸른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면서 검은색의 현무암을 뒤덮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어떻게 이런 모양을 만들어 내었을지 정말 신의 작품입니다.




리본

 


 

주상절리 보고 올라와서 올레길로 복귀합니다. 사진 왼쪽에 파란색과 주황색의 리본이 보입니다. 올레길은 저 리본을 따라가면 됩니다. 파란색은 정방향 주황색은 역방향.




선물

 


 

이제 슬슬 걸음을 마무리할 때가 왔습니다. 제주컨벤션센터에 들어가면 제주도 특산품 파는 곳이 있습니다. 면세점도 있고요. 특산품 파는 곳에서 선물도 좀 사고요. 제주도 여행 갔다 오면 기본으로 받는 선물 아시죠? 초콜릿. 이 초콜릿 생각하면 말 못 할 아쉬움이 커지네요. 좀 더 좋은 거 사줬어야 했는데. 에이. 찌질했어. 



 

컨벤션

 


 

제주국제컨벤션센터 ICC JEJU(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 Jeju) 국제회의도 하고 공연도 합니다. 컨벤션센터 앞에서 제주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가 있습니다. 버스 타고 공항으로 슝. 버스 탈 때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이게 공항 가는지 서귀포로 가는지 잘 확인해보셔야 해요. 공항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제주 올레길 8코스 다녀온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시간 관계상 8코스 전 구간을 가보지 못했고 1/3 정도만 걸었습니다. 나머지 구간은 차후에 완주를 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함께 하겠습니다. 빨리 올려야 하는데. 제주도의 자연과 함께하면서 즐거움을 찾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자 만든 올레길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면서 올레길은 상처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커다란 품으로 우리들을 맞이해 주던 올레길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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