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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7코스..

현재 제주도 올레길은 18개의 정규코스와 서브(?)코스 5개.. 해서 23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앞으로 2~3개 코스만 더 만들어지면.. 제주도 전체를 감싸게 됩니다.. 모든 코스가 나름의 아름다움과 멋진 경관으로.. 걷는 이를 즐겁게 합니다.. 그중에서 1, 7, 8, 10 코스가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7코스를 걸어보겠습니다... 인기 있는 이유가 분명한 코스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아픈 7코스 입니다...


전날 6코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서귀포 시내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숙박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다시 출발.. 6코스를 마무리 짓게 됩니다.. 6코스의 종착점이자 7코스의 시작점은 외돌개 입니다..  오전 9시 22분.. 저의 올레길 7코스의 여정은 출발합니다..




7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을 따라 내려가면.. 황우지 해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독특하게 만들어진 지형 속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가 이쁜 곳이지요.. 황우지 해안은 역사의 슬픔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동굴입니다.. 이 동굴은 인공동굴입니다.. 태평양전쟁 당시.. 제주도를 요새화 하려는 일본군이 만든 것이지요.. 동굴에 어뢰정을 숨겨놓기 위한 것이지요..

일제강점기 제주도민들이 굴을 파기 위해서 힘들게 고생했던 흔적이기도 하지요..



왼쪽으로 커다랗게 서 있는 바위가 외돌개 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 외롭게 서 있다고 해서 외돌개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바위의 이름을 잘 지은 것 같습니다.. 어딘지 쓸쓸함도 느껴집니다...  외돌개 부근은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이영애씨의 커다란 사진도 있구요.. 그래서일까요? 외국관광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외돌개와 같은 지형을 '시스택(sea stack)' 이라고 합니다.. 해안에 나와 있는 절벽이 육지쪽으로 깍이면서.. 상대적으로 강한 부분이 남아 있는 것이지요..  외돌개 주변은 일출포인트로도 좋은 곳입니다.

외돌개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저의 포스팅 http://raonyss.tistory.com/409 을 참고해주세요 ^^



외돌개에서부터는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야자수 나무가 이어지는 것이.. 열대기후에 와 있는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람이 많습니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도 많고.. 외돌개 주변을 돌아보는 일반 여행객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올레길에 사람 많은것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좀 이기적인가요? ㅋㅋ




7코스가 인기 있는 이유는 외돌개에서 시작해서 1시간 정도 이어지는 돔베낭길 때문입니다...  돔베낭길을 '올레길의 백미'라 부르기도 합니다..  날이 흐려 사진이 흐릿한대요.. (사진 실력이 않좋은거겠죠.. ㅋㅋ)...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맛이 제대로입니다.. 캬~

'돔베' 는 제주어로 도마를 말합니다.. 음식할 때 쓰는 도마요.. 제주도 음식 중에 '돔베고기' 가 있지요.. 도마에서 바로 썰어먹는.. 수육과 같은 음식을 말합니다.. '낭'은 제주어로 나무를 말합니다... 돔베낭이라는 것은 도마 만들기 좋은 해송이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돔베낭길을 벗어나면 펜션들이 나타납니다.. 그 속의 자그마한 커피집에서.. 아이스티 한잔을 마시며 숨을 돌립니다.. 돔베낭길에서 보이던 그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군요.. 다들 어디로 가셨는지? ㅎㅎ...  


 


돔베낭길을 나와서 서귀포여고를 지나갑니다... 서귀포여고를 나온 동생들이 있는대.. 잘 지내는지 궁금해지네요.. 정아, 민영 보고 싶네.. ㅎㅎ... 호근위생처리장을 지나면 시원한 시냇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평상도 있고.. 쟁반을 든 청년들도 있고.. 이곳은 대륜동에 있는 속골천 입니다.. 일년내내 차디찬 물이 솟아 오르는 곳이지요.. 잠시 숨을 고르고 가는 것은 어떠실지요.. 쉬면서 편지 한 번 써 보세요.. 대륜동 입구에는 우체통들이 있습니다..  가족, 친구.. 그리고 보낼 수 없는 편지나 엽서 써서.. 우체통에 넣어 보는 것은 어떠실지요..




올레길을 출발한 지..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났습니다..  거리상으로는 약 4㎞ 정도 왔구요...

짧아보이는 자그마한 길.. 하지만.. 올레길을 상징하는 커다란 길입니다.. 이름하여 '수봉로'..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하는 자연생태길' 이라는 부제가 있는 길입니다...  지금은 7코스이지만.. 이길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세번째로 만든 길입니다..  당시 수봉로는 이런 길이 아니었지요.. 소나 염소가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그것을 서명숙 이사장 남동생 후배인 김수봉씨가 직접 삽과 곡갱이를 들고 지금처럼 다듬은 것이지요..  호젓한 숲길.. 이것이 바로 진짜 올레길입니다...



법환동으로 들어옵니다..  동네가 참 이쁜 곳이에요.. 예전에 김주혁, 엄정화가 나왔던 영화 '홍반장' 을 찍은 곳이기도 합니다..  천막이 쳐 있는 저 곳은 무엇일까요?.. 천연 노천탕입니다... 아저씨 한 분이 웃통 벗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남탕이에요..

제주도는 해안 가까이에서 용천수가 솟아올라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하였습니다.. 용천수가 지하수인지라.. 물이 엄청 차고 시원합니다..  상단의 작은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주 맑지요... 대부분의 올레꾼들이 천막위로 그냥 쓱 지나만 갑니다..

하지만.. 저는 멈춥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 홀딱 벗고.. 풍덩 목욕을 하지요.. 물이 시원하다 못해 차갑습니다.. 오래 있지 못할 정도지요.. 무더운 여름 올레길을 걷는다면.. 용천수에서 노천욕 즐겨보세요.. 더위가 그냥 삼십육계줄행랑을 칠 것입니다.. 단.. 여자분들 상상금지... ㅋㅋ



법환동 앞으로 범섬이 보입니다... 멀리서 섬을 보면..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범섬.. 호도(虎島) 라고 합니다..  무인도 입니다..  희귀식물이 많아서 외돌개 앞의 문섬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범섬에는 동굴이 있는대..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 할망이 한라산을 베고 누웠을 때.. 발가락으로 뚫어놓은 것이라는군요.. ㅎㅎ

요 구간이 좀 지루했다고 해야 하나... 바다만 보고 쭈욱 걸어갑니다...




바다를 따라 바위길도 걷습니다... 가끔 보면.. 올레길 걸을 때.. 구두, 슬리퍼 신고 걷는 분들이 있는대... 위험합니다... 올레길은 바위도 오르고.. 산길도 가야 합니다.. 신발을 잘 신어야 되는데요.. 경등산화 정도 신고 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서건도.. 또는 썩은섬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땅이 척박해서 또는 고래가 물이 빠진 구덩이에서 나가지 못해서 죽은 후 썩어서..  썩은 섬이라고 한답니다.. 서건도는 썩은섬을 한자식으로 부른 것이라서.. 큰 의미는 없답니다...

하루에 두 번.. 바닷물이 빠지면.. 서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면 해안절벽을 비롯해서.. 멋진 절경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밀물이라 못 들어갔구요.. 한 5년전에 이 부근에서 파인애플 농사 짓는 모습을 봤는대... 다시 가보니.. 안 보이네요..



주의.. 농작물에 절대 손대지 마세요..

많은 사람들이 올레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걸으러 왔으면.. 곱게 걸어가지.. 농작물에 손을 왜 댑니까.. 귤 나올 때는 특히 심하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럴거면.. 헬스클럽에서 트래드밀 위에서나 걸어다니시길 바랍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행태라 생각되지만... 그 일부마저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악근천에 도착을 했습니다... 올레길 7코스 약 14㎞중 8㎞ 정도 왔습니다.. 출발한지 2시간 30분 정도가 되었습니다..

악근천을 건너기 위해서 부교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부교라서 다소 흔들거리는 면은 있지만.. 그래서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남녀노소.. 충분히 건널만 합니다... 파도가 높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부교로 못 건너고.. 위로 우회해서 가야 합니다..

올레길을 처음 만들 때는 돌다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도가 치면 지형이 확확 바뀌는지라.. 다리가 사라졌고.. 이렇게 부교를 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 악근천의 물도.. 아주 기가막히게 시원합니다..  신발, 양말 다 벗고.. 탁족하면서.. 망중한을 즐겨봅니다.. 7코스는 해안절경도 좋고.. 사이사이..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습니다.. 





악근천을 지나 풍림리조트 안으로 들어갑니다.. 리조트 안에는 올레꾼들이 쉴 수 있는 여유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풍림리조트에서는 쇠소깍과 화순으로 올레꾼들을 위한 무료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시간표는 모르겠어요... ㅠㅠ

풍림리조트를 빠져나오면.. 강정천을 만나게 됩니다... 제주도에서 이렇게 수량이 풍부한 하천은 흔치 않지요... 육지의 어느 계곡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강정천의 물은 서귀포시민들의  식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물 맑은 곳에서만 산다는 은어도 있구요.. 





강정천을 지나면.. 강정마을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해군기지 건설로 인하여 충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보상 중요한 위치이기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된다는 주장..  평화의섬,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해군기지의 건설을 반대하는 주장.. 서로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건설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또 하나의 명소' 라는 저 말이 '허무맹랑' 하게만 들리게 됩니다...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전에.. 강정과 제주의 자연환경을 무모하게 파해쳐서 돌이킬 수 없게한 체.. 갈등과 파괴만 만든다면... 군사기지는 더이상 명소도, 평화도 만들 수 없다고 봅니다..  미래를 위해서 무엇이 더 큰 가치를 갖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가로이 낚시하는 분들이 부럽네요... ㅋㅋ




어느덧 종착지점이 다 오고 있습니다.. 월평포구를 지나갑니다... 안내판에는 '달빛을 은은하게 품은 포구' 라고 되어 있는대.. 딱 맞는 설명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7코스의 종착점이 이곳 월평포구 였으나.. 지금은 여기서 1.3㎞ 를 더 가야 합니다...  이제 종착지가 눈에 들어오니.. 다시 힘을 내 봅니다..



월평포구에서 20분 정도 '굿당 산책로' 라고 이름 붙여진 산길을 걸어가면.. 송이슈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월평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당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송이슈퍼에서 스탬프 찍을 수 있구요.. 저는 이온음료로 목을 축입니다...

아~ 이 개운함...  하지만 여기가 끝은 아닙니다...




송이슈퍼에서 서쪽으로 아주 조금만 더가면 아왜낭목이 있습니다.. 아왜낭목은.. 아왜나무에요.. 위에서 돔메낭길 할 때도 말했지만.. 낭은 제주어로 나무입니다..  아왜나무 처음 들어보는대.. 그런 나무가 있더군요..

이렇게 해서 제주 올레길 7코스 13.8㎞를 완주했습니다... 시간은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간중간 시원한 곳이 있으면.. 많이 쉬었습니다..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걸린듯 합니다.. 걷기에 집중하는 분들이라면.. 조금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빨리가면 재미없다는거.. ㅋㅋ

제주올레길 찾는 사람이 작년에 75만명 정도 되었답니다... 이중에서 절반이 7코스로 향한다 합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와서 다른 코스로 보내야한다는 말이 나올정도지요... 다이나믹한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재미가 좋기에 많은 이들이 찾는 듯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외돌개에서 돔베낭길만 걷고.. 그 이후로는 안 가는 것 같더라구요... ㅋㅋ

멋진 해안절경, 법환동, 악근천, 강정천에서의 시원스런 물을 만나면서.. 한여름 더 없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아픔도 있구요.. 인생도 그렇고.. 여러가지를 생각해주는 제주 올레 7코스 였습니다...

바로 8코스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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