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산방식당
올해 여름 정말 덥습니다.. 무더운 날씨 시원한 곳을 찾아갈 수 있겠지만 .. 저는 더위를 만끽하기 위하여 제주도록 향합니다.. 제주도하면 시원한 곳이 많지만, 저는 올레길을 걷기 위함이지요 .. 이번에 11, 12, 13코스를 돌고 왔답니다.. 이들 코스는 제주도의 서쪽에 해당되는 곳이랍니다.
각설하고 .. 11코스는 대정에서 출발합니다.. 모슬포라고도 불리는 대정은 꾀 큰 동네입니다. 올레길 출발하기 전 .. 든든하게 밥을 먹기로 합니다.. 11코스는 중간에 변변한 식당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 .. 바로 바로 '산방식당' 되겠습니다. 이제는 제주도 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이지요 .. 진짜 대박중의 대박인 식당이기도 합니다.. 산방식당에서 시원하게 밀면 한 그릇 하시겠습니다..
11코스 도착지인 무릉생태학교에 주차를 했습니다.. 아! 오늘은 일행이 있습니다.. 제주도에 사는 친구와 함께 했는데요, 친구차를 도착지에 두고, 콜택시를 불러서 출발지로 왔습니다. 11코스 종착지에서 출발지까지 택시 요금은 9천원 .. 택시 얘기는 올레길 소개할 때 다시 하기로 하고요 ..
그래서 식당에 도착을 했는데 .. 조짐이 심상치 않습니다.. 식당 문 앞에는 식당 영업시간이 11시부터 오후9시까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도착한 시간은 11시 05분 .. 벌써 식당 안에는 손님들로 가득입니다.. 저는 식당 가운데의 좁은 골목을 통해 방으로 들어갑니다.. 어디서 소문을 듣고 이렇게들 오셨는지 ..
그러는 너는 어떻게 알았냐? 라고 물으신다면 .. 저는 오래전부터 종종 찾는 곳이었습니다. 매번 올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손님이 점점 많아지네요 .. ㅎㅎ
메뉴는 단촐합니다.. 밀면, 수육이 전부입니다.. 밀면은 大, 小 두 종류, 물이냐 비빔이냐로 나뉩니다.. 대부분이 밀냉면을 드십니다.. 양도 충분해서, 저 같은 성인 남자도 小 먹으면 든든합니다.. 이 집은 밀면도 밀면이지만, 수육을 꼭 먹어줘야 합니다.. 그냥 밀면만 먹고 나오면상당히 아쉽습니다.. ㅋㅋ .. 가격도 이 정도면 착한 편이고요 ..
그렇게 북적북적 거리는 식당 .. 잠시 후 밑반찬이 들어옵니다.. 기본 찬은 간단합니다.. 무김치, 배추김치가 전부에요 .. 국수 먹는데, 온갖 반찬 가득 나오는 것도 경우에 맞지는 않지요 .. 양념장은 수육 찍어 먹기 위한 것이고요 .. 겨자는 국수에 넣기 위한 것이고요 ..
수육이 등장했습니다.. 오겹살로 맛나게 했더군요 .. 윤기도 자르를 흐는 것이 아주 부드럽습니다.. 처음에는 따뜻하게 해서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서 식어도 뻣뻣하지 않고 맛있습니다.. 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되고, 무나 배추김치와 함께 싸 먹어도 맛납니다..
막걸리보다는 맥주가 더 땡깁니다..
그렇게 30분을 기다린 결과 .. 밀면이 나왔습니다.. 중면에 고추장, 돼지고기 수육, 오이, 달걀이 가지런히 올라와 있습니다.. 면을 휘휘 저그면서 모든 것이 혼연일체가 되도록 합니다.. 그리고 나서 육수를 한 점 딱 먹으면 .. 묵히 체증이 싹 내려갑니다... ㅎㅎ .. 기다리는 것이 지쳐있던 친구는 .. 딱 먹자마자 .. 군 소리 없이 맛있다면서 무한 흡입합니다 .. 여자친구 데리고 와야겠다면서 .. ㅋㅋ
아시다시피 밀면은 제주도의 전통음식은 아닙니다... 밀면은 부산을 위주로 한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먹는 음식입니다..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 온 실향민들이 밀가루로 냉면처럼 만들어 먹은것이 밀면의 시작이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원래 냉면은 메밀이나 전분으로 만들지요.. 미국에서 밀가루 원조가 많이 이루어졌기에 밀가루 구하기는 쉬웠구요..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에서 밀로 만든 음식이 많아진 것은 최근입니다. 우리나라 기후는 밀 재배에 맞지 않습니다.. 대신 메밀은 잘 자라고요..
식당 내에 있는 안내판에 의하면, 산방식당 사장님이 경상도 분은 아니고요 .. 제주도 토박이라고 합니다.. 대정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다가, 밀면의 반응이 좋으니, 밀면만 전문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운영한지 40년이 넘었고요 ..
밀면 속에 들어있는 수육과 면을 함께 흡입 .. ㅎㅎ
면발이 조금 굵은 편입니다.. 탱탱한 면발이 씹는 맛도 좋고요 .. 육수는 멸치육수를 사용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고기 육수보다는 시원함이 더 느껴집니다.. 새콤한 맛은 느낄 수 없고요 .. 개인적으로는 육수가 좀 더 시원했으면 좋겠더군요 .. 물론 현재도 차갑지만, 무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 아주 알싸한 시원함이 간절했거든요 ..ㅎㅎ
다 먹고 나오는데, 밖에도 사람들로 가득입니다.. 사람들 손에는 하얀색 종이가 하나씩 들려 있습니다.. 바로 순서를 기다리는 대기표였습니다.. 그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산방식당은 제주시 소방서 뒷편에 분점을 내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식구 중에 한 명이 오픈 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 그리고 이번 올레길 다니면서 다음지도 덕을 많이 봤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파란색 점선으로 올레길 코스가 나옵니다.. 올레길 걷다가 길을 잃을 경우가 종종 있는데 .. 그 때마다 다음지도가 바른 방향을 찾아주었어요 .. 신기하더군요 .. ㅎㅎ
어찌보면 밀면과 수육은 지극히 평범한 음식일 수 있습니다.. 간단해 보이기도 하고요 .. 꼭 비싼 재료를 이용하여, 휘황찬란하게만 만든 요리가 맛있는 것은 아니지요 .. 작아 보이는 음식에도 정성으로 담아낸다면 .. 그 맛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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