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안중시장
아침 바람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가을입니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절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 시장입니다. 계절별로 바뀌는 자연의 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지역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그 지역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전통시장이 보전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평택에도 대형백화점, 대형마트 속에서도 전통시장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상설시장뿐만 아니라 오일마다 열리는 정기시장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안중읍에 있는 안중장날을 찾아갑니다.
평택역 부근에 있는 평택의 제일 큰 장터 통복시장. 서정리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100년 전통의 서정리시장. K-55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글로벌한 이미지로 주목받는 평택국제중앙시장.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은 송북시장 등 평택 곳곳에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오늘 찾아갈 안중시장이 있습니다. 안중은 평택 서부지역의 중심입니다. 현덕, 포승, 청북, 오성 등지에는 특별한 장터가 없기에 안중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장이 열립니다.
현재 평택의 남쪽 지역은 조선 시대에 충남 직산현에 속했습니다. 현덕면에 직산장터가 열렸었고요. 이곳에 어느 세도가가 장사치들을 천대하면서 보부상들을 쫓아냈다고 합니다. 그 보부상들이 현재의 안중시장으로 와서 물건을 팔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시 안중에는 민가가 3가구였다는군요. 지금은 4만 명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살고 있는 안중입니다.
평상시에는 상설시장이 운영되다가 매월 1, 6일(1, 6, 11, 16, 21, 26일)에는 정기시장이 열립니다. 오일장이 열리면 시장에는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아듭니다. 사람구경 물건구경 재미가 쏠쏠합니다.
떡을 바로바로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과일 1자루가 1만 원이네요.
무, 파 등을 보니 김장철이 멀지 않았습니다.
묵, 두부 등을 만들어서 판매합니다. 어린 시절 동네시장(송타시장)에서 바로 만든 뜨끈한 두부를 사서 먹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작은 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파는 뜨끈한 순두부 맛도 기억합니다. 공장식 두부는 차디찬 냉장고에서 돌고 돌아 우리 식탁에 옵니다. 두부 마니아로 알려진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공장식 두부 확산에 경계심을 나타냅니다.
우리의 전통시장이 유지되어야 하는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음식의 순수성과 다양성 음식마다 가진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지역마다 사람마다 미세한 방법의 차이를 접할 수 있는 공간 그것이 시장입니다.
버스 정류장에는 장에서 장을 본 아주머니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에 들린 봉투에는 물건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시장에는 만남이 있고 교류가 있고 삶이 있습니다.
남자 꽃게가 만원이군요. 가을은 남자 꽃게가 더 대접받습니다. 역시 가을은 남자의 계절.
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어물전의 싱싱한 생선들도 눈길을 끕니다.
"에이 조금 더 줘"라는 아주머니의 말에 "지금도 많이 드렸어요"라면서도 한 국자 더 올리는 아저씨. 어느 쪽도 손해 보거나 이득을 본 것 같진 않지만 결국에는 양쪽 다 웃으면서 상황이 마무리되는 묘한 상황. 여기저기서 웃음이 묻어나는 즐거움이 묻어납니다.
역시 겨울에는 붕어빵과 어묵
고추, 마늘
안중에서 평택의 바다까지 멀지 않습니다. 자가용으로 평택호관광지까지는 20분 정도 걸립니다. 근처에 심복사(현덕면 덕목리)라는 절이 있습니다. 심복사에는 보물 제565호 석조비로자나불상이 있습니다. 돌로 만든 불상이 인상적입니다. 평택 농업기술센터(오성면 숙성리)에는 농업박물관과 자연테마식물원이 있습니다.(자연테마식물원은 2013년 12월 31일까지 보수공사로 임시휴관)
단순하게 덤을 더 주는 정(情)이 있기 때문에 전통시장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시장을 찾는 것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가을의 풍요로운 햇살과 함께 한 평택 안중 오일장입니다. 안중시장이 평택시민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즐겨 찾는 명품시장으로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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