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일번가
전라남도 순천을 다녀왔습니다. 순천에 머문 시간은 24시간이 안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이번 순천 나들이는 '여행'의 의미보다는 '만남'이라는 의미가 더 컸기 때문입니다. 순천을 대표하는 곳으로 '순천만'이 있습니다. 수려한 경관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입니다. 순천만에서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2014년 2월의 순천만 모습입니다. 이게 뭐야? 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지금 순천만은 여행자들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조류독감 때문에 출입금지입니다. 사전에 순천만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보고 나니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순천만 하고는 인연이 없네요. 전에 갔을 때도 제대로 못 보고 후다닥 나왔었는데.
순천만 일대에는 여러 음식점, 펜션들이 즐비합니다. 이번 순천 나들이 중에는 순천이 고향이고 현재 순천에서 살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말로는 순천만이 이렇게 북적인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순천만 앞에 건물이 들어선 것도 요 근래의 일이고요. 대부분의 건물이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무튼 그 순천친구가 우리들을 이끌고 간 식당이 '순천만 일번가'입니다. 원래는 순천만 부근의 다른 식당을 가려했으나 식당 사정상 못 가고 차차순위로 이 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메뉴는 두 종류로 나뉩니다. 꼬막과 짱뚱어. 꼬막은 요즘 한창 맛있을 때입니다. 짱뚱어는 갯벌에서 생활하는 물고기입니다. 순천 일대에 갯벌에서 많이 잡힙니다. 친구들이 여럿인지라 꼬막정식과 짱뚱어탕을 섞어서 주문합니다. 막걸리도 추가했고요. 여러 명이서 여행 다니면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기저기 방송에 나왔다는 사진도 걸어놓았군요. 순천만 일대 여러 곳이 텔레비전 방송에 나왔다 알리고 있습니다. 방송에 나왔다고 해서 꼭 맛있는 음식점은 아니긴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자랑하는 곳은 기본은 하겠지? 하는 기대감은 있습니다.
여기 순천만 일번가에서는 매스컴에 극찬했다느니 네이버 파워블로거 강력추천맛집이라는 등의 홍보멘트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 하면서 음식점을 올리곤 하지만 '파워블로거 강력추천맛집' 이렇게 얘기하는 것 보면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맛집 관련해서 블로그 상의 깔끔하지 못한 면을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짱뚱어탕을 먹기로 합니다. 꼬막정식은 예전에 먹어봤었거든요. 특히 요 근래 포장마차에서 꼬막에 소주를 많이 마셨던지라 이번에는 패스. 위 사진 속의 메뉴는 짱뚱어탕 반찬입니다. 여러 가지가 나오는군요. 김치, 나물, 게도 있고 남도니까 갓김치도 보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계란찜도 있습니다. 짱뚱어탕 먹다 보니 갓김치에는 손이 자주 가는데 나머지는 뭐 그럭저럭.
짜잔 이것이 바로 짱뚱어탕입니다. 보글보글 끓어 나오는 것이 보는 것만으로도 맛나 보입니다. 짱뚱어는 봄부터 가을까지 잡힙니다. 겨울에는 동면하고요. 겨울잠 자기 전 가을에 살이 오를 때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합니다. 요즘 나오는 짱뚱어는 전에 잡아서 냉동해 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맛이냐고 물으신다면 추어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된장이 베이스가 된 국물에 시래기, 버섯 도 들어간 것이 걸쭉합니다. 짱뚱어는 갈아서 넣었고요. 저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가 워낙 이런 탕을 좋아합니다.
이제 옆 테이블에서 다른 친구들이 시킨 꼬막정식을 뺏어 먹을 일만 남았습니다. 꼬막정식은 꼬막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음식이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꼬막회무침이 있습니다.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먹기 바빠서. 꼬막을 까서 여러 가지 채소와 버무린 것입니다. 꼬막회무침을 대접에 넣고 밥을 비벼 먹습니다. 꼬막이 한창 나올 때여서 그런지 꼬막이 제법 보입니다.
골고루 반찬이 깔립니다. 사진 아래에 꼬막무침도 보입니다. 양태라는 생선으로 찜을 했군요. 식어서 나와서 좀 뻣뻣하면서 비릿하더군요. 사진 상단에 보이는 된장찌개는 짠맛이 강했습니다. 찌개 맛본 친구들이 다 짜다네요. 된장찌개가 꼬막탕이었나?
꼬막탕수, 통꼬막도 보입니다. 꼬막전은 바로 해 갖고 나와서 따땃하니 맛있네요. 통꼬막은 참꼬막입니다. 꼬막은 크게 참꼬막, 피꼬막, 새꼬막 등으로 나뉘는데 참꼬막이 더 맛있습니다. 물론 비싸죠. 어제 1박 2일에 나온 낙지호롱도 보입니다. 이 촌놈들이 이걸 안 먹네요. 그럼 다 내꺼. 낙지는 1인분에 1개인 듯합니다. 올해 낙지 가격이 올랐는데 그래서 중국산이 많은데. 낙지에 대한 산지 표시는 안 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막걸리도 등장해 주시고요. 이 막걸리는 순천에서 나오는 것이라는데 맛있습니다. 맘껏 먹고 싶었으나 대낮에 막걸리는 좀 자제해 주어야 하는지라. 그래도 제가 반 병 먹었습니다.
식당 밖에 있는 꼬막정식 사진입니다. 딱 사진처럼 나오네요. 대신 사진은 4인분이라는 거. 1인분이라면 사진보다는 덜 푸짐하겠죠? 순천만에 들어갈 수 없으니 동네가 조용하네요. 조류독감이 빨리 사라져야 하는데 말입니다.
순천만 일번가 식당 분위기는 단체 관광객 우루루 왔다가는듯한 느낌이었고요. 여기저기 방송 나왔다 자랑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짱뚱어탕은 맛있게 먹었고 꼬막정식은 그럭저럭. 아마도 주변에 다른 식당들도 비슷하리라 생각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먹었기에 더 잘 먹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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