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과 함께하는 올레길 14코스 .. 굴렁진숲길에서 월령리 풍력발전기까지

제주올레길 14코스 part.2
(굴렁진숲길에서 월령 풍력발전기까지)

여름휴가로 다녀 온 제주올레길 이야기 이어갑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제주올레길 14코스 앞부분(출발부터 굴렁진숲길까지)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로 굴렁진 숲길에서 월령 풍력발전기까지입니다..

제주올레길 14코스 part.1 http://raonyss.tistory.com/984

숲길을 나오면 무명천을 따라 걷게 됩니다.. 그 길 끝에 바다가 나옵니다.. 에메랄드라는 것이 이런 빛이구나라는 것을 저절로 느끼게 되는 제주 바다입니다.. 그리고 월령마을에 들어서면서 선인장이 보이고요 .. 바다에 있는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 .. 풍력발전기까지의 여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포스팅에서 한림까지 여정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또 다시 걸어볼까요? 고고고 ... ㅎㅎ

 

굴렁진 숲길을 나오니 선인장이 보입니다.. 이 선인장은 바다가 보일 때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본 선인장의 몇 배가 되는 선인장을 한 번에 봅니다.. 선인장이 자라고 있는 넓이가 어마어마 합니다.. 보통 선인장이라하면 하얀사막을 떠오르는데요 .. 월령에서 보는 선인장은 검은색 현무암과 있으니 또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선인장 이야기는 아래서 좀 더 하기로 하고요 ..

 

숲길을 지납니다.. 올레길이라고 하면 바다만 따라 걷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올레길은 제주도의 바다, 숲, 마을을 함께 엮어 낸 길입니다.. 그 어느 것 하나 빼놓고는 올레길을 제주도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런 숲길을 걸을 때는 제주도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자연과 생명이 느껴집니다..

 

이제 숲을 나와서 무명천을 따라 걷습니다.. 사실 이 '무명천'의 존재에 대해서는 명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이 날 걸을 때 생각으로는 무명천이 냇가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크고요 .. 왜냐면 옆으로 냇가가 있으니까요 .. 다만 제주도 하천의 특성상 물이 흐르지 않을뿐이지요 .. 물이 없는 하천은 바다가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봐도 '무명천'에 대해서 잘 나오질 않습니다..

여기서 하나 더 .. 무명천을 검색하다가 '무명천 할머니'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제주도 4.3 사건의 상징과도 같은 분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셨고요 .. 제주 4.3 사건 당시 총상으로 턱을 잃어버린 분입니다.. 당연히 말씀도 제대로 못하시고, 음식도 제대로 못 드렸지요 .. 턱을 무명천으로 감싸고 평생을 사셔서 무명천 할머니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4.3 사건이 1949년에 있었고, 할머니는 2004년에 돌아가셨으니 50여년을 힘들게 사시다 돌아가신 것입니다... 이 무명천 할머니의 집이 올레길 14코스 중반 월령리에 있었습니다.. 선인장이 많은 바로 그 동네 .. 미리 알았으면 찾아보는 것이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일단 그늘에서 좀 쉴랍니다... 새콤달콤 젤리로 당분 보충하고 ... ㅎㅎ

 

무명천 구간은 그렇게 다이나믹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쭈 이어진 길입니다... 길이 끝나갈 무렵에 선인장들이 마구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라도에서 선인장을 본 것이 전부였는데 .. 이렇게 무더기로 선인장이 있는 모습은 처음입니다... 선인장이 정말 많습니다... 선인장 농장도 있고, 백년초 같은 부산물로 가공식품을 만들어 내는 것 보면 관리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노란 선인장 꽃이 예쁩니다... 자그마한 꿀벌은 꽃 속에 폭 하고 들어가서 꿀을 빨아먹기 바쁩니다... 선인장 꽃은 6~7월 사이에 피어납니다. 11월에 보라색의 열매를 맺고요 .. 열매는 백년초가 되어 판매가 됩니다.. 선인장의 가시는 뾰족하고 날카로워서 다가가기 힘들게 합니다 .. 하지만 선인장 꽃은 야들야들하고 순수한 느낌이 듭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게 만드네요 .. 선인장꽃의 꽃말은 무장(武裝), 열정, 정열입니다..

 

제주도 해안을 따라 이어진 1132번 도로를 건너면 바다가 보입니다.. 협재해변쪽으로 ..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입니다..

 

에메랄드 빛 푸른바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얀 모래밭과 검은 현무암 그리고 푸른하늘 푸른바다 .. 어쩜 바다색깔이 이리도 고울까요? 답답한 마음이 시원스럽고 아름답게 풀어지는 선경입니다..

 

이렇게 바다가 보이는 어느 한적한 곳에 카페가 있었습니다.. 카페이름은 '쉴만한 물가' .. 정말 쉴만한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가게 앞에 선인장 주스 판다는 것만 보고 들어갔습니다. 카페도 아담하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차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창가에 앉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숨을 고릅니다..

오메기떡과 선인장주스를 함께 먹어봅니다... 커피, 팥빙수, 슬러시, 미숫가루 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선인장 마을에 왔으니, 선인장을 먹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값도 저렴하네요 .. 2천원 .. 시중에 파는 어떤 음료수와 비교할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그 맛을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 궁금하세요 .. 그러면 직접 가서 드셔보시라는 .. ㅎㅎ

 

14코스 걷기 시작해서 3시간만에 만난 카페입니다. 즉 3시간 동안은 가게나 식당이 없다는 말씀. 카페에서 30분 정도 여유를 부리다가 다시 길을 나섭니다.. 울퉁불퉁 바위 위에 선인장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를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 된 월령리 선인장 군락입니다.

그렇다면 사막도 아닌 제주도에 선인장이 자생하고 있을까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해류에 의한 것입니다.. 선인장이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밀려와 모래틈 바위틈에서 자라기 시작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월령리에서는 뱀이나 쥐가 침입하는 것을 막기위해 일부러 심기도 했다는군요 ..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고 있습니다.. 이거 그냥 폼으로 돌아가는거 아닙니다... 실제로 전기 생산하는 풍력발전기였습니다.. 발전기 밑으로 가면 웅웅 하고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괜히 무섭더라는 .. ㅋㅋ ..발전용량이 2MW라 합니다. 국산은 아니네요 .. 덴마크에서 왔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월령리 일대에 풍력발전지구를 만들려 하고 있더군요 ..

제주도가 바람이 많이 부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요 .. 그래서 풍력발전에 적지라고도 합니다 .. 육지 여행객은 이국적인 풍경이라면서 반기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연 풍력발전이 경관적으로 좋은지, 실제 유지비가 경제적인지, 토지사용권에 관한 내용 등 복잡함도 얽혀 있더군요 ..

 

 

 

저 멀리 비양도가 보입니다..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지만, 배를 타고 20분 정도는 가야 되는 섬입니다.. 비양도도 올레길에 포함되도 될 것 같은데 그런 소식은 없네요 .. 저는 한 7년전에 비양도에 다녀왔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됩니다.. 올레길 다 돌면 비양도에 다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비양도 선착장에서 먹은 전복죽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 ㅎㅎ

걷기 시작한지 4시간 3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남은거리는 8㎞ 입니다.. 바다가 보이고, 물에도 첨벙첨벙 들어가 봅니다.. 사람도 많이 보입니다.. 전반부와는 다른 느낌의 후반부가 기대 되는 순간입니다..

제주올레길 14코스 두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굴렁진숲길에서 무명천 산책로를 지나 선인장과 함께 한 코스였습니다.. 월령리는 선인장마을이라는 말 그대로 마을 전체가 선인장이었습니다.. '쉴만한 물가'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했고요 ..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숲길을 걷는 것도 좋지만, 시원스런 바다와 함께 하는 올레길도 반갑습니다..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발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힘이 더 들어갑니다.. 이제 좀 더 힘을 내 보자 .. 아자차차 ... 그런데 배고파 ..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