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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15코스 part.3

납읍에서 고내포구까지

 

제주 올레길 15코스 3번째 이야기입니다. 15코스를 3부분으로 나누어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그중 마지막 부분입니다. 납읍리에서 고내포구까지 여정입니다. 15코스 후반부는 더위와 배고픔의 길이었습니다. 날씨가 무척 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점심때가 지나 한낮으로 가니 햇볕이 더욱더 뜨겁습니다. 저는 묵묵히 걷고 또 걷습니다. 뭐 사실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여름날 올레길은 쉽지 않습니다. 이래놓고 내년 여름에 또 가요. 

 

 

 

 

납읍 초등학교 바로 옆으로 '납읍리 난대림'이 있습니다. 학교 옆으로 계단이 높게 있습니다. 이거 더운데 오름을 또 올라가야 하나? 그냥 지나쳐 버릴까? 하고 아주 잠깐 고민합니다.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겠더군요. 납읍리 난대림은 천연기념물 제375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묵묵히 계단을 올라가니 별천지 같은 숲길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오르기가 어렵지도 않습니다. 알듯 모를듯한 새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네요. 더운 여름날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고요. 올레길이 아니어도 일부러 찾아가도 좋은 곳입니다. 

 

예로부터 납읍리 난대림에서 양반들이 시를 짓거나 담소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시적 식생이 잘 보전되었다고 하는군요. 나무 종류는 단순하지만 전형적인 난대림을 이루고 있어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난대림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10여분 정도 걸립니다. 은밀한 숲길입니다. 

 

 

 

 

 

납읍 초등학교와 납읍 난대림 주변으로 올레 패스포트 스탬프 찍는 곳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카페도 있네요. 피자, 커피 요딴 것을 파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내려오니 납읍리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파는 무인판대도 있고요. 식당도 하나 있습니다. 때가 점심시간인지라 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그냥 지나쳐 왔습니다. 당기는 게 없었어요. 결국 고내포구 다 와서 밥 먹습니다. 납읍리 이후로는 고내봉 지나서 식당이 하나 있고 그 뒤로는 없습니다.

 

납읍리에서 백일홍길로 들어섭니다. 길을 잘못 찾아 스마트폰 다음 지도 검색으로 길을 찾습니다. 이때 교통사고 날 뻔했습니다. 조심조심하시고요. 백일홍길로 접어드는데 백일홍이 안 보입니다. 제가 백일홍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기대도 했는데 아쉽습니다. 백일홍길을 지나 과오름둘레길로 향합니다.

 

 

 

 

 

 

 

 

 

과오름 둘레길을 가볍게 넘어갑니다. 나무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풍광이 좋습니다. 과오름 둘레길을 넘고 나면 5.5㎞ 남았다는 간세를 만납니다. 앞으로 3시간 남았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많아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돌담 쌓아놓은 모양이 특이합니다.

 

 

 

 

 

스프링클러는 연신 물을 뿜습니다. 

 

 

 

 

 

 

 

제주 올레길 15코스의 난코스 고내봉을 오릅니다. 고내봉 입구에는 2.5㎞를 45분 정도 걸어야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입구부터 경사가 제법 됩니다. 관리도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안내판도 잘 되어있고 운동기구도 있습니다. 표고 175m에 비고 135m라고 하니 그렇게 높은 오름은 아닙니다.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시원하니 좋습니다.

 

 

 

 

 

 

 

고내봉 하이라이트는 고내봉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정상까지 오르기 힘들어서 전망대를 그냥 지나칠까 했는데 안 올라갔으면 후회했겠습니다. 15코스는 계속 고민과 번뇌의 연속입니다. 나무 숲 사이로 푸른 제주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이 무더위를 식혀줍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바다는 애월 쪽입니다. 올레길 16코스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구름이 독특해서.

 

 

 

 

 

고내봉을 넘고 나니 식당이 하나 보입니다. 식당이름이 고내촌한정식입니다. 배가 살짝 고파올 때라 들어갈까 하다가 패스. 올레길 걷다가 한정식 비스무리한 것 먹는 게 재미없다 생각했습니다. 한마디로 배가 덜 고픈 거지요. 더 쫄쫄 굶어봐야 정신 차리지. 대신 그 옆에 콩스콩스토리라는 카페로 들어갑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어찌나 좋던지. 키위스무디 하나 빨면서 열을 식힙니다. 카페에서 커피, 맥주, 연잎차, 샐러드 등도 팝니다. 카페에서 나오는데 저에게 수건을 하나 주네요. 뭐지? 

 

 

 

 

 

카페를 나와 대나무 숲을 지나면 고내봉을 벗어나게 됩니다. 고내봉이라고 하는 것은 오름의 형상이 고래의 등과 닮았기 때문입니다. 고내봉을 나와 아스팔트 도로로 나와서 좌회전하면 목적지 고내포구가 나옵니다..

 

여기서 다른 이정표를 봅니다. 500m(?) 정도 가면 하가리연못과 돌담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올레길 코스에서 벗어난 길. 하가리 연못에 연꽃이 피었다는 것을 페이스북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500m면 왔다 갔다 1㎞인데. 거리가 갈지 말지 고민입니다. 결국 우회전해서 하가리로 향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길 잘했습니다. 우회전 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시 턴 해서 원래의 길로 되돌아왔습니다. 뭔가를 수확하는 모습이 유럽의 어느 농장 같은 분위기?

 

 

 

 

 

오늘의 목적지인 고내포구가 머지않았습니다. 도로에 대형차들이 많이 다닙니다. 주변에 도로 공사를 하는 것 같더군요. 조심조심. 예전에 한비야 씨가 쓴 국토여행기 책에 차를 마주 보고 걷는 게 좋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래야 위험한 상황이 오면 빨리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와 같은 방향으로 걸으면 즉 차가 뒤에서 오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차도를 걷고 큰 도로를 건너면 돌담 사잇길로 이어집니다. 길이 좁아서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듭니다. 풀도 마구 자란 상태였고요. 돌담 옆으로는 벼가 가지런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돌담길 끝에 다다르니 국숫집이 있습니다. 더위 때문에 입맛도 없기에 간단하게 국수나 후루룩 먹기로 합니다. 여기는 괜찮았습니다. 메뉴도 맘에 드네요. 문어국수. 국수 먹고 나와서 몇 발작 가니 15코스 종착지네요. 

 

 

 

 

 

 

짜잔. 드디어 제주 올레길 15코스 종착지이자 16코스 시작점인 고내포구에 도착했습니다. 총 8시간 걸렸습니다. 무더운 날씨 탓도 있고 중간에 정신적 충격(?)도 있고 고내포구 나와서 다른 길로 새기도 하면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종착지에서 미리 예약해 둔 '하쿠나마타타 게스트하우스'로 걸어갑니다. 종착지와 가깝습니다. 

 

 

 

 

제가 어지간하면 힘들다는 이야기 잘 안 하는데 15코스는 힘들었습니다. 무더운 날씨를 탓해보지만 작년과 다르게 떨어진 체력도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올레길 가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운동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정리하면서 15코스를 다시 생각해 보니 걸을 때의 경관이 머릿속에서 예쁘게 펼쳐집니다. 덥고 힘들다고 투덜거리고 있지만 참으로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15코스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고내포구에서의 하룻밤이었습니다. 고내포구를 저만의 비밀 사이트로 묶어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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