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철규분식
음식에는 우리의 삶이 있고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정이 가는 음식이 있습니다.. 경상북도 포항 구룡포 여행길에 정이 담긴 음식을 맛보게 됩니다.. 메뉴는 찐빵, 국수, 단팥죽 .. 이 3가지가 끝 .. 이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음식이 여행자의 구미를 당깁니다.. 구룡포초등학교 앞 50년 전통 .. 철규분식으로 향합니다..
저는 어둠이 남아있는 새벽에 구룡포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호미곶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고요 .. 호미곶에서 일출을 보고 구룡포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제 구룡포 곳곳을 돌아다녀보기로 합니다.. 그전에 배를 좀 채워야겠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철규분식'입니다.. 구룡포맛집으로 검색하면 꼭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맛집이라고 해서 화려한 것도 아니고 .. 그냥 동네 분식집입니다.. 작은 분식집이라 해도 50년의 내공은 크게 다가옵니다..
구룡포초등학교 앞에는 몇 개의 분식집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맛있는집, 두번째로 맛있는집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철규분식이었습니다.. 식당 분위기 부터가 오래된 역사를 보여줍니다.. 할머니 2분하고 할아버지 1분이 운영하시는가 봅니다.. 할머니 한분이 주문 받으러 오셨고요 ..
인터넷 리뷰에는 불친절하다는 말이 많은데, 그런것은 못 느꼈고요 .. 대신 좀 무뚝뚝 하신 것은 있었습니다.. 점심 때는 길게 줄을 서야 한다고도 하던데 .. 제가 좀 일찍가서 그런지 식당 안에 사람이 없었고요 .. 대신 제가 나갈때는 식당 안이 꽉 찼어요 .. 동네사람, 여행자들이 마구 섞여서 먹게 됩니다..
'철규'라는 이름은 사장님의 처남이름이랍니다... 사장님의 장모님하고 처남이 운영하던 가게를 물려 받은 것이라는군요 ..
메뉴는 딱 3가지 .. 국수, 찐빵, 단팥죽 .. 가격도 완전 저렴 .. 1천원, 2천원 .. 국수 곱배기는 올해부터 3천원으로 올랐군요 .. 이런 소박한 가격을 만난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 세트메뉴가 있네요 .. 단팥죽과 찐빵 3천원 어치 .. 찐빵이 9개 나오는 세트는 5천원 .. 할머니께서는 세트 주문을 강요(?) 하시는 듯 .. ㅎㅎ ..
메뉴판 위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 생활의 달인 .. 찐빵의 달인입니다.. 찐빵만 50년 넘게 만드셨으니, 그 내공은 숨길 수가 없을테지요 ...
핑크색이 감도는 꽃무의 벽지 .. 플라스틱 수저통 .. 동그란 쟁반 ..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국수는 주문하자마자 나옵니다.. 너무 빨리 나와서 깜놀했다는 ..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2천원짜리 국수양이 얼마나 되겠어요 .. 작정학고 2~3번 흡입하면 끝날 양 .. 국수위에 시금치(포항이니까 포항초?) .. 양념장 올라가 있는 것이 끝 .. 멸치육수 국물이 개운하네요 .. 이런 깔끔한 육수를 좋아라합니다..
요리사 박찬일씨가 최근에 쓴 책이 있습니다.. '백년식당'이라는 책인데요 .. 전국적으로 오래 된 음식점을 찾아다닌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구룡포에 있는 '제일국수'가 나옵니다.. 40년 넘게 국수만 만든 곳 .. 박찬일씨는 국수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곳이라 했는데요.. 제일국수 소개하는 글 말미에 철규분식에서 그 국수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국수 드시면서 면의 느낌도 느껴보시지요 ..
적당히 익은 깍두기가 국수 맛을 더 좋게 해주네요 ...
단팥죽 .. 그렇게 크지 않은 용기에 담겨 나옵니다... 사실 제가 팥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단팥죽은 약간의 달달한 맛이 있는지라 .. 당기는게 있지요 .. ㅋㅋ ... 철규분식 단팥죽은 그렇게 달지 않으면서 술술 들어가네요 ... 부드러운 그 맛 ..
찐빵 3인분 9개가 나옵니다.. 접시 위에 설탕도 있고요 ... 아이 조막만한 찐빵 9개 다 먹으니 꽤 배부르네요 .. 마트에서 파는 큰 호빵말고, 이런 찐빵 파는 곳이 많이 없었는데 .. 옛날에 시장에서 사먹던 기억도 다시 나는군요 ... 찐빵 안에 팥이 가득 들어가 있진 않았습니다 .. 은근 중독성 있네요 .. 배불러서 그만 먹어야지 하면서도 결국 다 먹게 되더라는 ... ㅋㅋ
2명이 가면 국수 두 개에 세트 하나 시키면 딱 맞겠더군요 ..
단팥죽에도 찍어먹고요 ...
철규분식이라는 이름의 시 한 수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한창 먹고 있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구룡포가 고향이신데 오랜만에 내려 오신듯 합니다... 몇 년 만에 왔는데, 어렸을 때 먹던 맛이 생각나서 오셨다시네요 .. 그때랑 맛이 변하지 않았다고, 그 때 일하시던 어르신들이 아직도 살아 있으시다고 좋아라합니다...
많은 것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이 때 .. 사라지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게 됩니다...
할머니에게 사진 하나 찍어도 되요? 물어보고, 만드시는 모습 찍어봤습니다.. 살짝 귀찮아 하시는듯 ..ㅋㅋ .. 하긴 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서 찍어가겠어요 ... ㅋㅋ .. 찐빵을 하나하나 다 만드시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 밀가루 반죽하고, 찌고 하는 일이 손이 많이 가야 될 것도 같고요 ..
경상북도 포항 구룡포에 있는 철규분식을 소개했습니다.. 국수, 찐빵, 단팥죽 이 3가지가 전부입니다... 찐빵의 달인에 선정되었고, 50년 전통의 내공도 느껴지고요 .. 허름해 보이는 식당 안에서 과거의 추억도 회상해봅니다... 다음에 구룡포가서도 또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었어요 ..
이렇게 구룡포에서 즐거운 추억거리가 하나 둘 늘어나게 됩니다... 이 알듯모를듯한 동네 .. 재밌습니다... 배 든든하게 채웠으니 구룡포 곳곳을 돌아다녀봅니다.. 구룡포 시장에 가서 과메기 구경 실컷 해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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