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여행 ..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고고한 고찰 .. 분황사 ..

경주 분황사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 경주에 사는 친구 만나러 가기 위해서 떠난 나들이였습니다 .. 덕분에 경주 이곳저곳을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 일요일 이른 아침 KTX를 타고 경주로 향하는 길은 설레임이었습니다 .. 3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의 모습도 좋고 ..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드는 경주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고 ..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KTX 신경주역에 도착했습니다 ..

 

 

 

KTX 신경주역은 경주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 역 앞에는 경주 각 방면으로 가는 버스들이 있습니다 .. 이중에서 700번 버스에 오릅니다 .. 버스는 공항 리무진 같습니다 .. 700번 버스는 신경주역에 KTX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역에서 출발합니다 ..

 

버스는 경주 중심부의 역사유적지들을 거쳐서 불국사까지 갑니다 .. 경주는 볼거리가 엄청 많습니다 .. 그중에서 첫 번째 찾은 곳이 분황사입니다 .. 700번 버스가 분황사 앞에 정차합니다 ..

 

분황사 현판 옆으로 쇠기둥이 있습니다 .. 정문은 지금 공사중입니다 .. 쪽문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 버스에서 내리면 매표소가 보이고, 그 옆에 쪽문이 있습니다 ... 입장료는 어른 1,300원 ..

 

 

 

 

 

분황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절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 건물도 별로 보이지 않고요 .. 대신 다양한 나무들이 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 아침에 햇볕이 떠오르면서, 사이사이 밝은 햇살이 분황사를 비춥니다 ..

 

분황사는 신라의 고승인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 원효의 불교 사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더라도 ..  '원효' 그 이름은 잘 아실 것입니다 .. 분황사와 원효 이야기는 아래에서 계속 하기로 하고요 ..

 

 

 

 

 

쪽문 옆으로는 대종각이 있습니다 .. 범종이 있습니다 .. 범종은 누구나 쳐 볼 수 있습니다 ... 단! 어려운 이웃을 돕는 마음으로 1천원 내고 1번 치라고 합니다 ..

 

 

 

 

 

쪽문으로 들어와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뭔가가 있습니다 .. 집처럼 보이기도 하고, 탑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 초가을 나뭇잎이 단풍이 들랑말랑 하는 때와 함께 분위기가 새롭습니다 ... 가까이 가봐야겠지요 ..

 

 

 

 

 

이것이 바로 .. 분황사를 상징하는 '분황사 모전석탑'입니다 .. 국보 제30호입니다 .. 643년(선덕여왕 3년) 분황사 창건당시에 세워진 탑입니다 .. 신라 때 만든 석탑 중에서 가장 오래 된 것입니다 ..

 

보통 절에가면 화강암으로 미끈하게 올라간 탑을 보게 됩니다 .. 불국사에 가면 석가탑, 다보탑이 있듯이요 .. 분황사 돌을 쌓아올려서 만들었습니다 .. 사람이 벽돌을 만들어서 쌓은게 아니고요 .. 자연석(안산암)을 깍아서 모양으로 만들고 쌓은 것입니다 ..

 

모전석탑이라는 것은 이렇게 벽돌모양으로 쌓아 올린 것을 말합니다 ..

 

 

 

 

 

분황사 모전석탑 기단은 넓게 있고, 그 위에 탑을 쌓아 올렸습니다 .. 지금은 3층이지만, 원래는 7층이나 9층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기단 4 모퉁이에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 동해를 바라보는 곳에는 물개, 내륙으로 향한 곳에는 사자가 있습니다 .. 1층의 네 면에는 입구가 열려 있는 감실을 만들었습니다 .. 감실을 만든 것은 목탑의 뜻을 살린 것입니다 ..

 

 

 

 

 

용맹한 모습의 사자 상

 

 

 

 

 

물개

 

 

 

 

 

감실 양쪽에는 인왕상이 있습니다 ..

 

 

 

 

 

가을 분위기 나는 분황사 ..

 

 

 

 

 

석탑 옆에 보니 돌로 만든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 아래는 팔각형, 위에는 동그란 모양입니다 .. 살짝 빛이 바랜 돌의 색깔을 보아하니, 현재의 것은 아닌듯 합니다 .. 그렇다면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물입니다 .. 

 

신라 시대에 만든 우물입니다 .. 어느 책을 보니 최근까지도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1천년이 넘은 우물 속에 물맛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 이 우물은 삼룡변어정, 호국룡변어정 등으로도 불립니다 .. 용(龍)이 들어갔습니다 .. 역시 전설 한 토막 있다는 얘기 ..

 

이 우물에는 3마리의 호국용이 살고 있었습니다 .. 795년(원성왕 11년)에 당나라의 사신이 분황사에 왔습니다 .. 사신이 3마리의 용을 물고기로 변하게 한 뒤 갖고 갖다네요 .. 이 사실을 안 원성왕은 그것을 되찾아왔다고 합니다 .. 다시 우물에 넣어서 살게 했다고 합니다 ..

 

 

 

 

 

우물 옆에는 돌 조각이 하나 있습니다 .. 가운데 구멍이 있습니다 .. 저 구멍은 비석이 들어가 있던 것입니다 .. 이 돌 조각의 이름은 '화쟁국사비편' .. 고려 숙종 때 만든 것입니다 .. 분황사는 원효와 관련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숙종은 원효가 동방의 성인이라 생각했습니다 .. 틀린말은 아니지요 .. 성인임에도 비석이나 시호가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했답니다 .. 그래서 원효에게 대성화쟁국사라는 시호를 내리고 비석을 세우게 합니다 ..

 

그런데 그 비석은 없어지고, 비대만이 남아 있습니다 .. 김정희가 이 비대를 발견했다는군요 .. 비대 위에 '차신라화쟁국사지비적(此新羅和諍國師之碑蹟)' 써놓았습니다 ... 숨은그림찾기 하듯 잘 찾아보세요 .. 저는 찾았습니다 .. ㅋㅋ

 

분황사와 원효는 인연이 있습니다 .. 원효는 한국불교사에서 큰 획을 그은 학자이자 사상가입니다 .. 국사시간에 졸았다하더라도 원효라는 이름은 알고 넘어갈 정도니까요 .. 원효는 법명입니다 .. 속성은 설씨입니다 .. 그림 잘 그리기로 유명한 설총이 아들입니다 ..

 

원효대사가 혈사(穴寺)에서 입적을 했습니다 .. 설총이 원효대사의 유해로 소상(塑像_흙으로 빚어 만든 형상)을 만들어 분황사에 봉안합니다 .. 원효의 독창적인 불교를 분황종이라고도 한답니다 ..

 

 

 

 

 

그냥 이렇게만 보면 절이 작아보이지만, 분황사는 굉장히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하고 있답니다 .. 그런데 고려 때 몽골의 침입 .. 조선 시대 때 임진왜란, 정유재란 등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습니다 .. 광해군 때 중창합니다 .. 이후 위 사진 속의 보광전을 만들게 됩니다 ..

 

보광전 안에는 약사여래입상이 있습니다 .. 약사여래입상은 영조 때 만든 것입니다 .. 불상이 크고 멋있습니다 .. 크기는 건물 바닥에서 천장까지 달 정도로 웅장합니다 .. 불상 사진 찍지 말라고 해서 찍지 않았습니다 .. 어떤 아줌만 플레쉬 터치면서 계속 찍는데 .. 좀 그렇더군요 .. ^^

 

 

 

 

 

가을은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 분황사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 이번에 경주 곳곳을 다니면서 봤는데, 감나무가 참 많더군요 .. 주렁주렁 달린 감 처럼 푸근한 경주 나들이였습니다 ...

 

 

 

 

경주에 있는 분황사를 다녀왔습니다 .. 가을의 문턱에서 만난 분황사는 고고한 멋이 있었습니다 .. 경주를 몇 차례 다녀왔지만, 분황사는 처음이었습니다 .. 그러고보니 매번 시내쪽에서만 왔다갔다 했더라구요 ... 

 

지금은 외곽의 조용한 모습이지만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 .. 분황사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들으러 왔었겠지요 .. 그 화려했던 불국토의 모습은 분황사에 상상해 봤습니다 .. 그 상상은 분황사 바로 옆에 있는 황룡사지에서도 이어집니다 .. 신라 최대의 사찰이었다던 황룡사의 모습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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