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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천 순대 맛집 '청화집'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삼일절 기념으로 유관순 열사유적지를 소개했습니다. 유관순 열사유적지는 천안시 병천면에 있습니다. 병천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순대입니다. 병천순대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 확실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를 만나고 순대 먹으러 갑니다. 마침 날씨가 적당히 흐릿하고 눈발도 날리는 것이 순대에 낮술 먹기에도 좋은 날입니다. 

 

 

유관순 열사 유적지에서 병천순대거리까지는 버스로 한 정거장 정도. 버스 타고 갈 거리도 아니고 버스도 잘 없고요. 일단 걷습니다. 유적지 앞으로 '열사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독립만세운동을 후손에게 기리기 위한 뜻으로 조형물을 만든 것입니다. 사이사이에는 유관순 열사와 관련된 여러 기록물, 아우내 장터에 관한 설명 등이 담겨 있습니다. 한 번 걸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유적지에서 10분 정도 걸어오면 병천순대거리에 도착합니다. 순대집들이 생각보다 대규모로 모여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더군요. 수많은 병천순대집 중에 어디를 가야 하는지가 문제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4집 정도가 주목을 끕니다.

 

병천순대의 원조라 불리는 청화집, 충남집. 요 근래 백종원 씨 방송에 나오면서 더 유명해진 박순자아우내순대. 진짜 이효리고모가 운영하는 고모네. 병천순대 자체가 맛있기에 다른 곳들도 충분히 맛이 있을 것입니다. 딱히 어디를 가겠다고 정하진 않았습니다. 처음 발견한 집이 청화집입니다. 그래서 고민할 것도 없이 오늘은 청화집으로 갑니다.

 

청화집은 1967년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전부터 장터에서 순댓국을 팔긴 했답니다. 지금은 4대째 이어오고 있고요. 청화집이 병천순대의 원조라 불립니다. 청화집 맞은편에 충남집이 있는데요. 충남집도 원조라고 하는데 어디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오전 8시부터 영업하고요. 

 

 

 

 

 

 

 

국내산입니다. 

 

 

 

 

 

충청남도에서 전통문화의집으로 지정하였군요. 충청남도에서 오랫동안 운영하는 곳을 지정하는 것 같습니다. '전통문화의 집'으로 지정된 곳들을 찾아보려고 검색을 해봤더니 제대로 나오지 않는군요.

 

 

 

 

 

신발 벗고 올라가는 마루 형태입니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요. 주인아저씨로 보이는 분이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합니다. 아직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꽉 들어찬 느낌은 없습니다. 제가 나갈 때쯤 되니까 손님들이 더 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메뉴는 간단합니다. 오로지 순대입니다. 청화집은 '얼큰한순대국밥'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순대국밥 가격은 6천 원입니다. 병천의 다른 식당은 7천 원씩 하는 곳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순대는 1만 원입니다. 혼자서 저 양을 다 먹기는 무리일 것 같고 반 접시만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가능하다고 하시네요. 그렇게 해서 순대국밥, 순대 반접시를 주문했고요. 그냥 먹기 뭐해서 구기자 동동주를 반주로 주문합니다. 

 

 

 

 

 

주문하고서 기본 양념류가 깔립니다. 돼지고기 먹을 때는 새우젓이 빠지면 안 될 것이고요. 소금, 고추, 다진양념(다대기) 등도 함께 나옵니다.

 

 

 

 

 

들깨가루와 후추

 

 

 

 

 

김치는 덜어 먹는 방식. 김치가 제 입맛에는 뭔가 좀 아쉬웠어요. 

 

 

 

 

 

드디어 순대가 나왔습니다.  반접시라고 해도 양이 제법 됩니다. 여자들은 2명이 먹어도 될 정도입니다. 우리가 먹는 보통 순대를 보면 안에 당면이 꽉 들어차있습니다. 당면순대입니다. 그런데 여기 병천순대는 당면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채소가 들어있습니다. 선지로 어두워서 정확히 모르겠지만 양배추 비중이 많아 보였습니다. 부속고기들도 푸짐하게 잘 나왔고요. 일반 순대보다 좀 더 담백하고 풍부한 맛입니다. 구기자주도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네요. 구기자주 이거 은근히 쎄네요.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순대를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답니다. 중국에서 들어왔다고도 하고 고려 때 몽골에서 왔다고도 하고요. 지금 같은 당면 순대는 1970년대 이후 당면이 대량생산되면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이렇게 채소를 많이 넣어서 먹었다고 하고요.

 

 

 

 

 

 

보글보글 순대국밥이 나왔습니다. 뽀얀 사골국물에서 올라오는 구수한 향이 좋습니다. 공깃밥은 따로 나와요.

 

 

 

 

 

순대국밥에 순대가 상당히 많습니다. 거기다가 돼지 부속고기도 꽉 들어차 있고요. 보이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양입니다. 병천순대가 왜 유명해졌을까? 역사를 좀 찾아봅니다. 

 

병천(竝川)은 아우내입니다. 아우내는 2개의 내(시냇물)가 합쳐졌다는 것입니다.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벌인 곳이 아우내장터입니다. 병천은 아우내를 한자로 옮겨 적은 것입니다. 1960년대 병천에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햄공장이 들어왔답니다. 햄 만들 때 사용하지 않는 돼지 내장을 이용해서 순대를 만들었고 병천장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습니다.

 

 

 

 

 

꾹꾹 밥을 말아서 무한 흡입 시작합니다. 순대국밥이 맛있습니다. 깔끔하다고 해야 할까요? 부드럽게 술술 잘 넘어갑니다. 깔끔한 맛을 선호해서 처음에는 고추만 좀 넣어서 맛을 봤습니다. 그러다 중반 넘어가서는 들깨가루를 넣어서 먹고요. 들깨가루 들어가니 고소한 풍미가 확 올라옵니다. 6천 원이라는 가격까지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습니다. 

 

 

 

 

 

때마침 아우내장터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아우내장터는 1, 6일장(매달 1, 6, 11, 16, 21, 26일)입니다. 이날 궂은 날씨였음에도 장에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87년 전 유관순 열사는 이곳에서 태극기를 나눠주면서 독립을 위한 만세운동에 나섰을 것입니다. 일제의 무력진압도 함께 이루어졌을 것이고요. 참혹했을 그날의 모습을 생각합니다. 

 

 

 

천안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큰 도로가 나옵니다. 거기서 학화호두과자, 파리바게트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거기서 400번 대 버스를 타면 병천까지 갈 수 있습니다. 천안역에서 병천까지 약 4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병천순대거리에서 유관순 열사 유적지가 지척이고요. 독립기념관(400번, 402번 버스 이용)도 가깝게 있습니다.  

 

순대 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있습니다. 속초 아바이마을, 용인 백암면, 제주도도 유명하고요. 그중에서 병천순대 좋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순대가 중금속과 노폐물을 빼주는 효과가 있다네요. 봄도 다가오는데 새로운 마음으로다 순댓국 한번 깔끔하게 드시고 오심은 어떻실는지요. 참고로 천안 성환 쪽도 순대가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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