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핸즈 백제
(브라운핸즈 부산점, 구 백제병원)
자갈치시장에서 술도 한 잔 하고, 광복동에서 후식(?)으로 밀면 한 그릇 뚝딱 해결하고 왔습니다 .. 부산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커피 한 잔 하기로 합니다. 부산역 건너편에 있는 멋진 카페를 찾아갑니다. 카페이름은 브라운핸즈 ..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역사이기도 합니다.
브라운핸즈 카페 건물입니다. 붉은색 벽돌의 외관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건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22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용도는 병원이었습니다. 재일동포 최용해라는 분이 백제병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물을 신축한 것입니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입니다. 부산부립병원, 철도병원과 함께 부산 3대 병원으로 꼽혔습니다.
처음에는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만들었습니다. 1972년 화재로 4층까지만 남아 있습니다 .. 병원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32년에는 봉래각이라는 중국음식점이 되었습니다. 1942년경에는 일본 아까즈끼(赤月)부대 장교숙소, 1945년 해방후에는 치안대 사무실, 중화민국(대만) 영사관 및 임시대사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결혼식장이 되기도 했다는군요 ..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 구멍나고, 벗겨진 벽돌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이 때는 PERSONAL SPACE라는 미술 전시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왼쪽에 보이는 조형물은 전시회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 카페 곳곳에 미술 작품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 100년 가까이 된 건물에 최신의 미술 작품이 함께하는 .. 뭔가 재밌는 조합입니다 ..
카페 내부로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 카페는 하나의 공간으로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 사진처럼 넓은 공간도 있고, 그 옆으로 몇 개의 작은 공간이 있고요 .. 구조가 재밌습니다 .. 사람들을 빼고, 건물 자체만 보면 일제강점기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
카페에 왔으니 주문을 해야겠지요 ..
메뉴판 ..
조각 케익도 있고요 ..
이날은 웬일로 카푸치노가 땡기더라구요 .. 평소 잘 먹지도 않는 커피, 거기다 카푸치노라니 .. ㅎㅎ .. 브라운핸즈 쟁반에 살며시 담아서 자리로 왔습니다 .. 오랜만에 마시니 기분은 좋네요 ..
커피잔은 한 잔 뿐이고 .. ㅎㅎ ...
원래 이런 벽이었는지, 여러번의 용도 변경으로 처음의 모습과는 다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 이 히긋히긋한 벽면이 주는 느낌이 좋습니다 .. 무슨 작품 같기도 하고 ..
이 건물이 병원, 식당, 대사관, 예식장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는 공간배치를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지더군요 .. 100년 가까운 세월동안 많은 이들의 손과 마음을 함께 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
카페에서 나와 부산역으로 향합니다 .. 번쩍번쩍 빛나는 거리에는 외국어 간판이 가득입니다 .. 클럽들이 많네요 .. 이쪽은 러시아거리입니다 .. 그러고보면 부산은 항구도시로서 외국문물이 쉽게 들어와 생기는 특별한 도시풍경이 있습니다. 이국적인 풍경에 눈길이 갑니다 ..
아침일찍 찾았던 부산역은 이제 어두운 밤이 되었습니다. WELCOME TO BUSAN이라는 안내판을 뒤로하고,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순간이 왔네요 .. 역 맞이방 앞에서 어묵하나 물고, 부산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 ㅎㅎ .. 나 조만간 또 내려올수도 있어 .. ㅎㅎ
브라운핸즈 http://www.brownhands.co.kr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입니다. 연중무휴 .. 부산역 7번출구로 나와서 아리따움 화장품 가게끼고 좌회전하면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브라운핸즈 카페 검색을 하니까 '브라운핸즈 부산점'이라고 나오는군요 .. 프랜차이즈인가? 하고 홈페이지를 찾아봤습니다 .. 서울 도곡동에도 매장이 있긴 한데, 일반 프랜차이즈 커피집은 아니었습니다 .. '브라운핸즈(Brown Hands)'라는 디자인 브랜드더군요 .. 도곡동 매장은 자동차정비소를 카페로 만든것이고, 부산은 보시다시피 옛 병원 건물이고요 .. 문화 전시도 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
초량 이바구길이 있습니다.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생각해보는 테마거리입니다. 부산역 건너편에서 시작하는데요 .. 이쪽 동네 이름이 초량동입니다. 부산항이 개항하고, 부산역이 생기면서 사람이 모여살았던 곳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그 시작이 브라운핸즈입니다. 앞으로 부산 갈 일 있으면, 여기서 커피 한 잔 하는 시간이 많아질 듯 합니다 .. ㅎㅎ
'부산광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산여행 .. 100년 이어온 낭만 송도해수욕장 .. 그리고 구름산책로(스카이워크) (24) | 2017.04.04 |
---|---|
부산역맛집 .. 맑은국물의 돼지국밥먹고 .. 든든하게 출발 .. 신창국밥 .. (8) | 2017.03.11 |
부산 광복동 맛집 .. 시원스러운 밀면에 기분 좋아지네 .. 할매가야밀면 .. (22) | 2017.02.16 |
부산맛집 .. 백종원도 인정한 혼술하기 좋은 곳 .. 백화 양곱창 .. (28) | 2017.02.14 |
부산여행 .. 우리가 몰랐던 부산을 만나다 .. 초량 이바구길 .. 두 번째 .. (4) | 2017.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