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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입구부터 2관문까지)

 

우리나라는 산이 많습니다. 지금이야 산에 터널 뚫고 도로를 내면서 빨리 갈 수 있지만 과거에는 고갯길을 걸어서 넘어가야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고갯길 중 문경새재를 넘어가 보려 합니다. 옛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고개를 넘어갔을지, 문경새재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문경새재는 두 번으로 나눠서 포스팅하겠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문경새재 입구부터 2관문까지입니다. 2관문부터 3관문까지는 다음번에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

 

 

 

 

 

화창한 일요일 아침 문경으로 향합니다. 문경까지 차도 막히지 않고 잘 왔습니다. 문경새재는 중부내륙고속도로(45번 고속도로)와 가까워서 이동하기 편리합니다. 문경새재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차가 한 대도 없습니다. 이거 뭐지? 잘못 왔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차들이 문경새재 안쪽으로 계속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문경새재 1주차장에 있는 것이었고요, 문경새재 입구에 주차장이 따로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주차하고 올라갑니다. 1관문부터 3관문까지 걸어가 보고자 합니다.

 

문경새재는 입장료가 없어요. 주차비는 자가용 2천 원.

 

 

 

 

 

 

 

길가에 식당이 많습니다. 보통 11시 정도에 오픈하는데, 몇몇 식당은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경의 명물인 약돌돼지에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올라가려 했습니다. 혼자 들어가서 주문하려 했는데, 약돌돼지는 1인분을 안 판다네요. 알았다 하고 그냥 나왔다는. 뭐 별것도 없겠구먼 2인분 이상이야.

 

그러다 문경새재 입구에 문경시 우수 농산물 직판장이 있어서 들어가 봤습니다. 문경은 사과, 오미자 등의 품질이 좋기로 유명합니다. 오미자 막걸리, 오미자 맥주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하지만 저는 오미자 음료 한 병만 사서 유유히 나옵니다. 

 

 

 

 

 

문경새재 주차장에서 1관문까지는 걸어서 10여 분 걸립니다. 연로하신 분 또는 여러 가지로 걷기 힘든 분이 있겠죠. 그런 분을 위해 전기자동차가 있습니다. 새재 입구에서 1관문을 지나 드라마 촬영장까지 이동합니다. 공짜가 아니에요. 편도 1천 원. 이거 타면 촬영장까지 5분이면 갑니다. 저는 올라갈 때는 걸어가고 내려올 때 전기자동차 타고 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여기가 문경새재구나라고 느끼면서 걷습니다. 그렇게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1관문이 턱 하니 보입니다. 생각보다 빨리 보여서 당황했을 정도. 보통 고갯길 하면 ○○령으로 표시합니다. 문경새재도 한자로 하면 조령(鳥嶺)이라고 하지만, '새재'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빨래할 때 넣는 세제가 아니고 새 재입니다. 새재에는 여러 뜻이 담겨 있습니다. 고갯길이 험준해서 새도 쉬어간다. 새로 난 고개. 억새가 많아서. 조령산과 주흘산의 골짜기 새(사이)로 난 길이어서 등등 

 

 

 

 

 

 

1관문은 남쪽의 적을 막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남쪽의 적은 왜군입니다. 숙종 34년(1708)에 만들었습니다. 3개 관문 중에서 옛 모습이 가장 잘 남아 있습니다. 문경새재는 1관문, 2관문, 3관문으로 이어집니다. 관문마다 성곽이 쌓여 있습니다. 1관문은 주흘관(主屹關), 2관문은 조곡관(鳥谷關), 3관문은 조령관(鳥嶺關)으로 불립니다.

 

 

 

 

 

 

1관문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KBS 사극 드라마 촬영장이 있습니다. 관람료 2천 원. 지금도 촬영을 한다는군요. 주말보다는 평일에 촬영하는 일이 많답니다. 저는 내려올 때 촬영장 구경했습니다.

 

 

 

 

 

문경새재는 숲길을 걷는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바닥이 흙길이라 걷기 편합니다. 신발 벗고 맨발로 걷는 분도 많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2관문까지 1시간. 2관문에서 3관문까지 1시간 10분 정도 걸립니다. 3관문까지 다녀오시려면 최소 4시간은 생각해야 합니다.

 

 

 

 

 

 

풍수지리적으로 기를 보강하고자 만든 인위적인 산. 조산

 

 

 

 

 

 

길 옆으로 계곡이 흐릅니다. 계곡에서 줄기차게 물이 이어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거기다 물이 어찌나 맑던지요. 맑다 못해 투명합니다. 바닥이 훤히 보입니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도 하나하나 다 보입니다. 길 옆으로 인공적으로 수로를 내어, 물이 계속 흐르게도 했습니다. 물소리가 어이 지는 것이 걷기 좋습니다.

 

 

 

 

 

지름틀 바우(바위)  지름틀은 기름 짤 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숲길 사이로 견고하게 돌담이 쌓인 곳이 있었습니다. 안내문에는 조령원터(鳥嶺院址)로 적혀 있습니다. '원'이라는 것은 관리들이 출장 왔을 때 쉬거나 숙박하던 곳을 말합니다. 장호원, 조치원, 이태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문경새재는 중요한 길목이기에 당연히 원이 있었겠지요. 조령원은 터만 남아 있습니다.

 

저 건물 안에 들어간 어느 아주머니가 둘러보시더니 여기 고문하는데야라고 말씀하시네요. 뭘 보고 그러셨을까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송진 채취하기 위해 상처 낸 소나무. 

 

 

 

 

 

사람이 다니는 길이니 주막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특히나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영남에서 한양을 오가던 가장 큰길이었습니다.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는 선비, 큰돈 벌어보겠다면 전국을 누빈 상인 등등 수많은 사람이 이 길을 오가고, 주막에서 쉬어 갔을 것입니다. 주막 상태가 깔끔하진 않습니다.

 

 

 

 

 

 

교귀정. 경상감사가 업무 인수인계하던 정자.

 

 

 

 

 

 

드라마 '궁예' 기억하십니까? 궁예가 왕건 무리에게 잡혀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던 장면. 2000년에서 2002년에 방송되었지만 그 마지막 장면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반석 위에서 최후의 순간을 촬영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어 인생이 찰나와 같은 줄 알면서도 왜 그리 욕심을 부렸을꼬? 허허허 이렇게 덧없이 가는 것을" 드라마 속 궁예의 마지막 독백.  

 

 

 

 

 

 

소원성취탑.

 

 

 

 

 

 

산불됴심. 산불조심이 아니고 됴심입니다. 현대에 쓰인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 언제 만들어진지 알 수 없고, 조선 후기에 만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만들어진 비석 중에 순수 한글로만 적혀 있는 유일한 비석입니다. 산불조심은 지나침이 없습니다.

 

 

 

 

 

조곡폭포

 

 

 

 

 

주차장에서 1시간 가까이 걸어서 2관문(조곡관)까지 왔습니다. 제가 볼 때는 2관문 정도까지만 갔다 되돌아오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2관문까지만 걸어도 문경새재가 어떤 곳이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3관문까지 무조건 가는 걸로. 

 

2관문까지는 살짝 언덕입니다. 거의 평지 수준. 2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오르막 경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3관문에서 1관문으로 거꾸로 내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체관광객들이 거꾸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1관문까지 내려가면 밥 먹고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에 오르면 끝. 

 

2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3.5㎞입니다.

 

 

 

 

조선시대 영남지방에서 한양을 잇는 가장 큰길 문경새재입니다. 정확히는 문경새재도립공원입니다. 숲길 따라 트레킹하기에 좋은 길입니다. 살짝 경사가 있지만 크게 부담되지는 않습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이 고개를 어떻게 넘어갔을까 생각해보며 걷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문경새재 2관문까지였고요. 다음 포스팅에서 3 관문까지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문경새재 2관문에서 3관문까지 .. http://raonyss.tistory.com/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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