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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멸치마을식당

바다에는 고래처럼 큰 물고기도 있지만, 멸치처럼 작은 물고기도 있습니다. 크기가 작다고 무시당하는 멸치지만, 맛으로 볼 때는 당당히 앞쪽에 자리하는 물고기입니다. 통영에 맛있는 먹거리가 많습니다. 그중에서 멸치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멸치 먹으러 갑니다.

통영에 내려가기 전에 점심으로 멸치마을식당을 가기로 정했습니다. 통영터미널에 내려서 버스타고 식당으로 가려 했습니다. 터미널 앞에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버스가 빨리 안옵니다. 배꼽시계는 어서 나에게 뭘 넣어주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택시를 탑니다.

사전에 식당 위치를 알고 있었습니다. 택시 기사님에게 통영관광호텔 옆 멸치마을식당 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혹시 기사님이 모르면 곤란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무 말 없이 바로 출발하시네요. 통영에서 인지도가 있는 곳인가 봅니다. 터미널에서 식당까지 7,000원 나왔습니다. 

 

 

점심시간을 막 지나갈 때라 그런지, 식당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잠시 후에 3팀 정도가 식당으로 들어와 주문합니다. 자리에 앉으면 테이블에 하얀 비닐을 깔아줍니다. 예전에는 비닐까는게 불편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위생상 이게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장님은 우리에게 몇 명인지 묻습니다. "2명입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멸치마을식당에서는 인원수 말하는 것으로 주문 완료입니다. 

 

 

멸치마을식당은 멸치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멸치회, 멸치튀김, 멸치전, 멸치찌개, 멸치밥 등이 코스로 나옵니다. 인원수만 알면 알아서 나오는 것입니다. 손님이 많아지면 손님 1명당 가격이 내려갑니다. 2인이 30,000원이니, 1명으로 치면 15,000원입니다. 4인 이상은 1인당 13,000원. 통영은 먹을거리가 풍부해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가면 더 저렴하면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겠더군요. 특히 다찌.

 

 

 

올리브 TV 원나잇푸드트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돈스파이크가 이 식당을 찾았답니다. 돈스파이크 때문에 온 것은 아닙니다. 식당 와서 알았습니다. KBS 6시 내고향에도 나왔다는 사진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새우 2마리(2명이라서 2마리인 듯), 땅콩, 이름 모를 회무침과 함께 마른 멸치가 나왔습니다. 마른 멸치 하나 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머리 떼고 내장 빼고 먹는 것은 촌스럽습니다. 소주 한잔 입에 털어 넣고, 멸치 하나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좋습니다.

통영은 멸치가 유명합니다. 통영시 캐릭터 이름이 통멸이입니다. 멸치를 캐릭터화 한 것입니다. 멸치가 작다고 우습게 생각한다지만, 명절 때 멸치선물세트 가격을 보면, 절대 가벼운 생선이 아닙니다. 멸치는 봄과 가을이 산란기입니다. 산란기에 살이 오른답니다. 남해 일대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으로 물살이 센 지역입니다. 멸치가 활동성이 많아 맛있답니다.  

 

 

이어서 전이 나옵니다. 멸치전입니다. 전은 따뜻하게 나왔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는데, 채소 사이사이에 작은 멸치가 있습니다.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을 듯합니다.







 

 

멸치회무침이 나옵니다. 멸치살을 발라내서 갖가지 채소와 함께 무쳐나온 것입니다. 멸치라는 생선 자체가 비릿할 수도 있습니다. 멸치살과 갖가지 채소, 양념이 어우러지면서 비릿한 맛이 없습니다. 양념도 너무 강하지 않아서 멸치맛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양도 꽤 푸짐했습니다. 2명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멸치회무침이 맛있다고 다 먹으면 안됩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오동통한 멸치튀김도 나옵니다. 2명이라 4개가 나온 것으로 추측해봅니다. 튀김은 무조건 맛있다지만, 멸치튀김도 고소하니 맛있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멸치튀김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서 특히 반가웠습니다. 제주도에서 멜국(멸치국) 식당에 멸치튀김을 파는데, 1인분을 안팔아서 못 먹은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멸치찌개가 나옵니다. 김치찌개에 멸치가 들어간 것입니다. 고등어 김치찌개, 꽁치 김치찌개 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국물도 칼칼하니 먹기 좋았습니다. 제주도에서 먹었던 멜국 생각도 났습니다. 멸치로 찌개가 아닌 국을 끓인 것입니다. 된장국에 멸치와 배추를 넣고 끓여낸 국이 맛있습니다. 

 

 

멸치밥입니다. 커다란 대접 위에 밥이 있고, 깨소금과 김 가루가 올려져 있습니다. 멸치는 어디에? 위에서 회무침을 다 먹으면 안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무침을 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는 것이 멸치밥입니다. 멸치회덮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채소와 멸치, 밥이 어우러지는 것이 별미입니다. 역시 마무리는 탄수화물이 들어가 줘야 먹은 것 같습니다.

 


사장님은 멸치회무침에 밥 비벼 먹으라 했지만, 저는 멸치찌개랑 먹었습니다. 멸치찌개랑 먹는 조합도 나쁘지 않습니다. 김치찌개에 밥 말아 먹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사진찍고보니 멸치가 정말 크게 나왔네요. 멸치는 크기 따라 구분하기도 합니다. 세멸, 자멸, 소멸, 중멸, 대멸. 7.7㎝ 이상 되는 멸치를 대멸이라고 한답니다. 통영에서 먹는 멸치도 대멸이고요. 

 

 

 

멸치밥과 함께 나온 반찬. 멸치집이라 반찬도 멸치입니다. 봄이라 풋마늘무침도 올라왔습니다. 반찬이 맛있습니다. 양도 조금씩 적당히 나와서 좋습니다. 



멸치 한 상 차림입니다. 멸치회무침, 멸치전, 멸치찌개, 멸치밥을 순서대로 소개했는데, 나오기는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먹기 전에 항공샷 하나 남겨봤습니다. 이 좋은 음식에 반주 한잔 곁들이니 금상첨화입니다. 


작은 멸치로 차려낸 큰 밥상입니다. 멸치 하면 멸치조림이나 육수 낼 때나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멸치를 주재료로해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재밌고 맛있었습니다. 멸치의 고장 통영에서 느낄 수 있는 별미였습니다. 맛있고 든든하게 잘 먹고 나와 중앙시장으로 향합니다. 걸어가도 될 정도로 가깝습니다. 중앙시장 구경도 하고, 건어물도 샀습니다. 통영과 멋진 만남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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