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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천년불심길,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1박 2일 동안 전라남도 여수와 순천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첫날은 여수에서 주로 머물렀고, 둘째 날은 순천을 여행하였습니다. 오늘은 순천에서의 하루를 정리하려 합니다. 순천은 봐야 할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는 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고찰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선암사와 송광사입니다. 선암사와 송광사는 천년불심길로 이어져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여수에서의 여정이 궁금하시면 https://raonyss.tistory.com/2160


친구들이 순천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여행길 첫날 저녁은 친구들과 함께했습니다. 일단 여수에서 만나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순천으로 넘어왔습니다. 어둠이 짙은 시간. 순천역 앞에 있는 브루웍스(BREWORKS) 카페를 찾았습니다.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하여 카페로 만들었습니다. 사진만 봐서는 널찍하고 세련된 모습이지만, 옛 창고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특색있는 곳에서 늦게까지 맥주 한잔하였습니다. 



친구들은 집으로 가고, 저는 순천역 앞 모처에서 잠을 잤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섭니다. 친구가 전날 집으로 가면서, 순천역 앞에 있는 분식집을 소개해줬습니다. 원래 아침을 잘 안 먹는데, 친구가 소개해준 곳이 궁금해서 찾았습니다. 

심가네김밥이라는 분식집입니다. 칼칼한 것이 땡겨서 참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찌개 말고 반찬이 9가지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게 얼마인지 아시겠습니까? 단돈 5천 원. 찌개도 푸짐합니다. 전날 과음으로 속이 쓰려서, 밥 먹기 부담스러웠지만, 이거 안 먹었으면 나중에 스러질 뻔 했습니다. 



순천역에서 7시 20분쯤 선암사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1시간여를 달려 선암사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20분 정도 올라가야 선암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선암사는 입장료가 있습니다. 성인 2천 원.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고 있는 절은 조계산입니다. 전라남도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조계산을 가보지는 않으셨다 해도 그렇게 낯설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나라 불교의 큰 종파인 조계종과 조계산이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조계산 안에는 여러 개의 길이 있지만 저는 '천년불심길'을 걸어보고자 했습니다. 천년불심길은 남도삼백리길 9코스입니다. 남도삼백길은 순천을 중심으로 한 도보여행길입니다. 총 11개 코스에 220㎞입니다. 천년불심길은 선암사와 송광사를 잇고 있는 12㎞의 여정입니다. 선암사로 오르는 길에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이 있어서 가봤는데,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승선교를 만나면 선암사에 다 왔다는 것입니다. 사진 속 무지개 아치 형태의 다리가 승선교입니다. 우리나라에 아치 형태의 다리가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승선교 뒤로 보이는 것은 강선루입니다. 강선루는 선암사의 문루 역할을 합니다. 선녀가 강선루로 내려와 승선루로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조계산 선암사에 도착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선암사를 꼽았습니다. 선암사 곳곳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보아도, 저렇게 보아도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절이 달라 보입니다. 선암사만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선암사는 매화가 유명합니다. 늦겨울에 피어난 매화는 매실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선암사 구경을 마치고 천년불심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선암사에서 대략 20분 정도 걸어가면 조계산 생태체험 학습장이 있습니다. 여기에 편백나무숲이 있습니다. 울울창창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숲에서 맑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암사 가신다면, 편백나무숲도 꼭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본격적으로 천년불심길을 걸어(?)봅니다. 천년불심길은 굴목재를 따라갑니다. 처음에 천년불심길이 큰 힘 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걷기가 아니라 등산이었습니다. 완전 힘들었습니다. 이정표도 잘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길. 산속에 혼자 버려진 느낌까지도 받았습니다.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오롯이 저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조계산에서는 보리밥집이 유명합니다. 등산로에서 살짝 벗어나야 보리밥집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보리밥집이 2곳 있더군요. 원조집, 아랫집. 어디로 가야 더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아랫집이 조금 더 가까워서 아랫집으로 갔습니다. 보리밥에 동동주(왼쪽 하얀 거) 마시니 힘들었던 순간이 싹 가십니다. 



계곡물 소리가 이어집니다. 이정표는 송광사가 머지않았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선암사에서 출발 천년불심길을 걸어 송광사까지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중간에 보리밥 먹는 시간까지 포함.



송광사는 승보(僧寶)사찰입니다. 큰 스님들을 많이 배출하여 한국전통 불교의 승맥을 잇는 절이라는 것입니다. 송광사도 역사가 깊은 절인 만큼 우아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서 송광사 우화각의 모습은 백미로 꼽힙니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가면 진귀한 보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송광사 경내에서 20분 정도 내려와야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순천역 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순천역까지 1시간 넘게 달립니다. 이날 힘들었나 봅니다. 예매한 기차 출발시간이 남았지만, 순천에서의 여정은 여기까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표 검색을 하니, 다행히 표가 있어서, 예정보다 일찍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순천역에서부터 선암사,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정리하였습니다.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습니다. 푸르름이 막 올라오는 봄에 가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소원 풀었습니다. 아름다운 봄에 아름다운 고찰과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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