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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복추어탕

 

원주로 떠난 당일치기 가을 여행길입니다. 여행길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원주에서는 어떤 특별한 먹거리가 있을지 찾아보았습니다. 추어탕이 눈에 띄었습니다. 추어탕하면 남원 아닌가? 했지만 원주만의 추어탕이 있다는 것입니다.

 

 

원주에서 추어탕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원주복추어탕입니다. 강원감영에서 차를 몰고 추어탕집으로 향합니다. 내비게이션은 도착을 알리는데, 식당 앞에는 주차할 공간이 보이지 않습니다. 식당 건너편에 빈공간이 보여 주차했습니다.  

 

주차하고 나니 커다란 비석이 보여서 가까이 다가가봤습니다. 인열왕후탄생지비입니다. 인열왕후가 태어난 곳을 알리는 것입니다. 인열왕후는 원주목사 한준겸의 넷째딸로 태어났습니다. 조선시대 인조의 정비이며, 효종과 소현세자의 어머니입니다.

 

 

 

 

 

길 건너에 원주복추어탕이 있습니다. 여기 개운동이 본점입니다. 원주혁신도시에도 매장이 있다고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식당으로 향합니다.

 

 

 

 

 

식당에 들어갔는데 썰렁합니다. 식탁도 없고, 손님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 잘못 들어갔나? 그래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시 보니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다시 들어갔더니, 안쪽으로 들어오라는 글씨가 보였습니다. 소심한 여행자는 이래저래 고생이 많습니다. 백년가게 인증패, 서비스 우수업소 인증패, GTB(강원민방) 인증패 등이 보입니다.

 

 

 

 

 

여러 방송에 출연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빛바랜 옛날 화면입니다. 방송에 많이 나왔다 해서 무조건 맛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오랫동안 식당을 이어왔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에서 인정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5년 이상 숙성한 양념장을 사용한다는 문구에 꽂혔습니다. 어떤 음식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감이 커집니다. 

 

 

 

 

 

좁은 통로를 따라 안 쪽으로 들어가니, 여러 개의 방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식사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맞게 들어왔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직원이 오면서 뭘 먹겠냐고 물어봅니다. 메뉴판에는 없는데, 자연산 추어탕이 13,000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왕 먹는거 잘 먹자며 자연산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원이 갈이요? 통이요? 라고 다시 묻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 말인지 알아먹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메뉴판 보니 갈추어탕과 통추어탕이 있는 것입니다.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거와 통으로 들어간 것으로 구분되는 것입니다. 추어탕은 갈아진 것만 먹어봤던지라 갈로 주문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통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듭니다. 다음에는 통으로 먹어봐야겠습니다. 튀김도 먹어볼까 하다가 오늘은 추어탕에만 집중하기로 합니다.

 

 

 

 

 

테이블 한쪽에 소금, 후추, 제피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추어탕이 들어옵니다. 기존에 흔히 보던 추어탕과 다릅니다. 보통 추어탕집 가면 뚝배기 같은 그릇에 담겨 나오지 않습니까? 원주복추어탕은 냄비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국자가 들어 있고요. 냄비체로 갖고 오더니, 가스버너에 놓고 끓입니다.







 

 

 

 

 

호기심 많은 저는 뚜껑을 열었습니다. 갈아진 미꾸라지와 함께 다진 생마늘이 듬뿍 들어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비주얼입니다. 확실히 다른 추어탕입니다. 추어탕이 크게 4가지 방식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남원식, 원주식, 서울식. 경북식(청도식). 아마도 남원식 추어탕이 가장 익숙하고 많이 먹는 방식입니다. 된장 양념에 우거지, 들깨 등이 들어간 추어탕입니다. 남원에 가면 추어탕 거리가 별도로 있습니다.

 

남원식은 워낙 익숙해서 알고 있는데, 다른 지역 방식은 말만 들었지 정체를 몰랐습니다. 이번에 검색을 해봤습니다. 원주식은 보시는 데로 냄비에 끓여 먹는 방식이랍니다. 물고기 잡아서 어죽이나 천렵국 끓여 먹는 것처럼 먹는 것입니다. 고추장도 좀 들어간다하고요. 서울은 주로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는다 하고, 경북식은 미꾸라지와 함께 다른 민물고기를 넣어 끓인다 합니다.

 

 

 

 

 

국자로 바닥을 긁어가며 푹 떠봤습니다. 국자가 묵직합니다. 여러 가지 채소가 함께 올라옵니다. 이거 바글바글 끓어서 먹으면 맛있겠다는 예감이 자동으로 듭니다. 국자를 조심스레 내려놓고, 뚜껑을 닫고, 맛있게 익기만을 기다려봅니다.

 

 

 

 

 

밑반찬이 딱 제 입맛에 맞는 것들로만 나왔습니다. 실제로도 반찬이 맛있었습니다. 이거만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겠더군요.

 

 

 

 

 

이렇게 한 상 거하게 차려 졌습니다. 앞에 하얀 그릇은 밥그릇, 검은 그릇은 추어탕 그릇입니다.

 

 

 

 

 

밥은 돌솥밥입니다. 돌솥밥이라 밥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까만콩이 속속 들어가 있습니다.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면서 나오는 밥 향기가 구수합니다. 공기밥이 따라올 수 없는 솥밥의 매력입니다.

 

 

 

 

 

냄비에서 팍팍 끓어오른 추어탕을 그릇에 담습니다. 돌솥밥에 담긴 밥도 밥그릇에 담습니다. 돌솥밥에는 물을 부어 눌은밥을 만듭니다. 이제부터는 뭐다? 맛있게 먹는 것입니다.

 

추어는 미꾸라지를 뜻합니다. 한자로 추(鰍)는 물고기(魚)와 가을(秋)을 합친 것입니다. 미꾸라지는 가을이 되면 겨울을 대비해서 양양분을 보충한답니다. 그리고 동면에 들어갑니다. 가을 미꾸라지를 잡아서 추어탕을 끓여 보양식으로 먹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원주복추어탕이 더 끌렸는가 봅니다.

 

 

 

 

 

추어탕 먹을 때 제피(초피) 톡톡 털어 넣어야 그 맛이 살아납니다. 제피는 민물고기가 가진 냄새를 줄여주면서, 소화를 촉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산초를 넣는 곳도 있습니다. 제피와 산초는 다릅니다.

 

 

 

 

 

열심히 먹습니다. 돌솥밥을 다 먹었습니다. 추어탕은 원래 양이 넉넉해서 그런지 1/3 정도 남았습니다. 반찬도 남았고요.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밥을 더 먹기로 합니다. 이 집은 공기밥이 없답니다. 밥은 무조건 솥밥. 솥밥 하나 더 추가했습니다. 15분 정도 기다리니 밥이 나왔습니다. 남은 추어탕과 반찬을 남김없이 싹 다 먹고 왔습니다.

 

 

 

 

 

밥과 탕을 따로 먹었는데, 마지막에는 밥을 탕에 넣어 먹었습니다.

 

 

 

 

 

밥 먹고 나가다 보니 백년가게 확인서가 보였습니다.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한 소상공인을 선정해서, 100년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백년가게로 선정한 곳은 크게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여행가셔서 식당 선택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원주복추어탕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입니다.

 

가을 단풍 구경을 위해 다녀왔던 원주입니다. 원주에서의 점심은 추어탕이었습니다. 추어탕이 다 똑같은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과감하게 부숴버린 원주식 추어탕이었습니다. 추어탕이 기력회복에도 좋고, 양기를 복돋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맛있는 추어탕 덕분에 추워도 춥지 않게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추어탕 먹고 차 마시러 터득골북샵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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